2014-10-26

[2011년 4월 11일] 월령 7.3일의 달

Date : 2011-04-11
Time : 19:40 KST
Location : 서울 강남구 논현동
Seeing : 1/10
Transparency : 3/5
Telescope : Celestron C6 (D=150mm FL=1500mm F/10.0)
Mount : Vixen Porta2 Alt-Az mount
Camera : Nikon Coolpix 4500 (1/60sec, F3.5, ISO 100, WB: Daylight)
Etc : Pentax XL28mm Afocal

거의 6개월 만의 달 촬영이었습니다. 수술 후 허약해진 체력 때문에 추위에 별을 보러 나가는 건 엄두도 내지를 못 했습니다. 그간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던 터라 오랜만의 관측이었고 무엇보다 새로 영입한 C6을 처음 사용해 보는 시간이어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올려다 본 하늘은 오랜만에 황사도 없이 깨끗하고 맑았습니다. 저녁까지 맑으면 오늘은 무리를 해서라도 달을 관측해 보려고 했었는데 다행히 저녁까지 하늘이 맑아 달을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주로 사용하던 경통은 William optics의 FLT98 Triplet APO 굴절 망원경이었습니다. 깔끔하고 예리한 상을 보여주는 훌륭한 망원경입니다. 하지만 3.9인치의 구경은 늘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고배율에서의 예리함도 좋지만 좀 더 밝은 상에 대한 미련은 큰 구경의 망원경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원래 장시간 관측을 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 날 때 간편하게 달이나 행성 정도를 관측하는 것이 대부분인 저에게 고급 대구경 망원경들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간편하게 다룰 수 있고 저질 체력으로도 쉽게 다룰 수 있는 망원경을 고민하다 SCT를 염두에 두게 되었습니다.

6년 전쯤 Celestron C8과 C9.25를 반년 정도 사용해 봤었는데요 상의 예리함은 굴절에 못 미치지만 가격에 비해 쓸만한 상과 큰 구경이 매력이었습니다. 저처럼 주로 달을 관측하는 사람에게는 과분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이 SCT 망원경이 냉각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막스토프는 더 하지만.. C8 정도 되는 SCT도 쓸 만하게 냉각하려면 한 시간 반은 냉각을 해야 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길지 않은 관측 시간의 대부분을 냉각에 할애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C8을 재 구매하려던 계획은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달의 확대 촬영을 위해 큰 구경을 고려하던 중  6인치 구경의 C6이 눈에 띄네요. 부경 차폐율이 좀 큰 게 걸리긴 했지만 6인치 구경에 크게 바랄게 없겠다 싶었고 어차피 달 촬영이나 관망에 주로 사용할 망원경을 고르던 터라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냉각 시간에 대한 정보는 얻지 못했지만 1시간 미만이면 되겠다 싶더군요.
대량 생산하는 제품이니까 구경이 작을수록 품질도 더 좋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가격도 40만원이 안되는 금액이라 부담 없이 질러 보았습니다. 그렇게 구입한 Celestron C6을 두 달여를 창고에 썩히다가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관측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달의 고도가  70도가 넘는군요. 빅센 포르타 경위대에 올린 C6이 삼각대에 걸릴 정도였습니다. 대신 고도가 높으니 시상의 영향을 좀 덜 받아서 좋았습니다. 냉각도 시키지 않고 Pentax XL28mm 아이피스로 본 달은 기대 이상으로 깔끔하고 예리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Zeiss Zoom Eyepiece에서 10mm로 배율을 높이고 보니 상이 많이 흐려지네요. 아직은 냉각이 더 필요했습니다.

오늘은 시상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바람도 많이 불었고요. 포르타 경위대가 좀 허약해서 달이 흔들 흔들 합니다. 초점 조절도 쉽지가 않네요. 미세 초점 조절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렵게 촬영을 끝내고 컴퓨터로 확인을 하면서 미처 생각 못한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SCT가 중앙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이 좋지 못하다는 걸 잊고 있었던 것이지요. 다행히 달을 10등분 해서 나눠 찍기는 했지만 많은 부분을 오려내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 중앙 부분은 초점이 맞은 사진이 한 장도 없더군요...

1시간여의 짧은 관측이었습니다만 C6이 생각 외로 똘똘한 상을 보여줘서 대견합니다. 좀 더 사용을 해봐야 알겠지만 달을 관측하고 촬영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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