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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7

[2020년 3월 7일] IC 2177 - Seagull Nebula(2)

외뿔소자리(Monoceros) 갈매기성운(IC 2177)

2020-03-07 21:23(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 QE 0.73X, Canon EOS Ra,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34x5min @ ISO-3200,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1주일 만에 다시 '갈매기 성운'을 촬영했습니다. 그 사이 월령은 12.8일로 더 안 좋아져서 노출을 3분에서 5분으로 2분 더 늘렸지만, 달이 너무 밝아서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지난번과 차이가 없더라는...)


이제는 초저녁에 바로 촬영을 시작하지 않으면 2시간 이상 촬영하기가 어려운 대상이 됐습니다. 초저녁의 구름이 걷히고 난 후 밤 9시에 부지런히 촬영을 시작했지만 엄청난 달빛과 고도가 낮아서 금방 광해에 묻혀 세부를 얻기가 어렵네요. 아쉽지만 색은 내년에 입혀줘야겠습니다.


이날은 낮에는 온통 구름이었지만 저녁 8시 이후에 갠다는 예보만 믿고 화천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갔습니다.


도착해 보니 밝은 달과 함께 하늘의 절반 이상이 구름이었지만 예보대로 서서히 개고 있었습니다. 북쪽은 북극성이 보여서 설정에도 무리가 없었고요. '코로나 19' 때문인지 일반 관람객은 뜸합니다. 달이 밝으니 별보는 사람들도 없겠거니 해서 자리를 남쪽이 보이는 천문대 정문 앞쪽에 잡은 것이 이날 최고의 실수였습니다. 


다음(Daum)의 무슨 별보는 카페라고 하던데 천문대 직원이 카페 운영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직원이 미리 본인 차로 자리도 맡아 놓은 것이었는데 그걸 모르고 제가 그쪽에 자리를 잡은 거죠. 어쩐지 늘 그쪽에 같은 차들이 주차해서는 항상 시끌벅적 하던데 이유가 있었군요. 자세한 내용은 관측지 예절과 관련된 내용이라 따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달이 어찌나 밝은지 달그림자가 아주 선명하고 낮에 찍은 것처럼 사진이 밝게 나옵니다. 달만 아니면 이날은 아침까지 구름 예보도 없었고 바람이 좀 불었지만 큰 영향이 없을 정도로 시상도 좋았는데 무개념 관측자들 때문에 일찍 촬영을 접었습니다. 다른 건 다 참겠는데 자리에서 피워대는 담배 냄새는 도저히 못 참겠더군요. 안내하고 제지해야 할 천문대 직원이 카페 운영자니 더 기대할 게 없겠다 싶어서 아쉽지만 일찍 짐 싸서 돌아왔습니다. 


오리온자리가 지고 전갈자리가 올라오는 것을 보니 진짜 봄이 왔네요. 이제 은하 시즌이라 당분간은 M81만 지겹도록 담던가 광시야 풍경 사진을 찍어야겠습니다. 사건사고가 많아도 이렇게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오네요.

2020-01-19

[2020년 1월 4일] 2020년 새해 첫 촬영기


2020년 새해가 밝고 맞는 첫 주말. 날씨가 맑다는 예보였지만 문제는 전날 내린 눈이었습니다.

해발 1010m에 위치한 조경철 천문대의 진입로는 비포장 도로가 섞여 있는 데다, 경사가 심해서 눈이 조금만 와도 진입을 할 수가 없습니다. (날이 맑아도 올라갈 수 없는...) 그래서 홈페이지를 통해 도로 상황을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이날 낮까지만 해도 도로 상황은 '진입금지'로 나와 있어서 다른 관측지로 가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오후 늦게 다시 확인해 보니 다행히 '진입 가능'으로 변경이 되었더군요. (유후~!)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초저녁에 조경철 천문대로 출발을 했습니다.

가는 길이야 항상 비슷하니까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만, 이날은 금요일인데도 차가 많지 않아 예상보다 조금 더 일찍 천문대에 도착했습니다. 천문대는 한창 일반인 관측 시간일 텐데 생각보다 조용합니다. 간간히 돌아가는 차들만 있을 뿐 방문자가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월령 8일의 달이 떠 있었고 기온은 영하 9도 정도로 쌀쌀했지만 순간 초속 4m 이상으로 부는 바람이 달 보다 더 걱정이었습니다. 이날은 촬영보다 ASIAIR를 이용한 가이드 테스트가 목적이었는데 바람이 강하면 가이드가 잘 될 수가 없겠죠. 자칫 바람 때문에 제대로 된 테스트를 할 수 없을까 걱정이 됐지만 부지런히 장비를 설치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손이 곱아 호호 불면서 간신히 장비를 설치하고 마운트에 배터리를 연결하려는데...

음?!?!?? 마운트용 배터리가 담겨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있습니다!!!!!


식은땀이 나면서 순간 얼음이 되었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이대로 촬영이 끝인 건가... 여긴 왜 온 것인가...' 온갖 생각이 순간적으로 휘리릭 지나갔습니다.

허둥지둥 장비를 챙기다 빼놓고 온 모양입니다. 네. 순간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비상용으로 12V 5AH 무보수 배터리를 가지고 다니니까요. 트렁크를 뒤져서 12V 배터리를 찾아 연결했습니다. 음... 마운트가 작동하다 불이 이상하게 깜빡입니다. 확인해 보니 배터리가 늙어서 그런가... 전압이 너무 낮습니다... 또 망했습니다...

이대로 접어야 하나 망설이던 순간! 최근에 중국 Aliexpress에서 구매한 PD 전원 케이블(https://sbrngm.tistory.com/337)이 생각났습니다. 현장에서는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불안했지만 마지막 희망이라 따질 여력이 없었습니다...

PD 전원 케이블의 길이가 짧아서 5V 외장 배터리를 하프 피어에 고무줄로 묶고 나서야 전원을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어렵게 연결하고 전원을 넣으니 다행히 아주 잘 동작했습니다. 와우~! 다행히 촬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 하나 해결하고 떨리는 손으로 PoleMaster를 연결합니다. 이 녀석이 요즘 말을 잘 안 듣습니다. 화면 갱신이 엄청 느려지거나 아예 갱신이 안되거나 해서 극축 설정을 하는데 애를 먹입니다. 오늘은 제발 잘 되기를...

역시 안됩니다 ㅠㅠ 극축 설정을 위해 PoleMaster를 노트북에 연결하고 화면을 보니 또 화면 갱신이 되지 않습니다. 아오 정말...

기온이 영하 9℃로 추워서 노트북이 제대로 동작을 안 하는 거 같습니다. 가벼워서 휴대성이 좋을 거 같아 구매한 LG Gram이 계속 속을 썩입니다. 아직 노트북이라고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의심이 갑니다. 다음엔 다른 노트북으로 테스트를 해봐야겠습니다. 이렇게 1시간을 끙끙거려 간신히 극축 설정을 마치고 한 숨 돌리려는데...

'저기요...' 갑자기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순간 흠칫... '누구지? 여자가 한 밤중에 이 산꼭대기에 왜??' 

돌아보니 방한장비로 꽁꽁 싸맨 사람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저랑 비슷한 시간에 도착해서 16인치 정도 돼 보이는 돕소니안 망원경을 강아지 집 앞에 설치하던 분인가 본데 여성분이셨군요. 저에게 언제까지 있을 건지 물으시더군요. 왜 그러시냐고 묻자 사람도 없는데 개는 짖고 무서워서 그런다고 가기 전에 꼭 얘기해 달라고...(제가 더 무서웠습니다...)

촬영 전에 ASIAIR의 가이드 Calibration에서 설정문제로 오류가 좀 있었지만 ASIAIR는 사용하기 편리했습니다. 그것도 차 안에서 설정하고 확인할 수 있으니 정말 좋더군요.

참고로 PHD2 Calibration에서 'RA Calibration Failed Star Did Not Move Enough' 오류가 난다면 Calibration Step 값을 충분히 높여주면 대부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초점거리가 짧은 가이드 망원경을 사용하는 경우에 주로 발생합니다. 만약 초점 거리가 긴 가이드 망원경이라면 반대로 Step 값을 줄여주면 됩니다.


테스트 촬영을 해보니 FSQ-106은 FSQ-85보다 화각이 좁아서 장미성운과 크리스마스트리 성운을 한 화면에 넣기는 불가능했습니다. 아쉽지만 장미성운을 촬영하기로...

ASIAIR의 스케줄 기능을 사용하니 촬영된 결과도 확인하면서 촬영 과정을 모두 원격으로 볼 수 있으니 정말 편하네요. 바람이 초속 4m로 순간순간 불어오는 환경이라 가이드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꽤 괜찮은 가이드 그래프를 보여줍니다. M-Gen보다 PHD2가 가이드를 잘하는 걸까요? 아직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원에 가까운 별상입니다. 

촬영을 시작하고 차 안에서 좀 쉬다가 강아지들 간식도 줄 겸 천문대를 돌아봤습니다. 천문대가 조용하니 방문객이 없나 봅니다. 무섭다던 그 여성분은 새벽 1시가 넘자 돌아갔고요. 주차장을 다 돌아봤지만 천문대에는 저 혼자였습니다. 

이럴 때 강아지들 사진을 찍어야겠다 싶더군요.

강아지 집으로 다가가자 저를 알아보는지 꼬리를 치며 반기는 녀석들... 


여기 보세요~ 찰칵~~ 번쩍~!

요 녀석들 드디어 얼굴 공개!! 천문대에 관측하거나 촬영하는 사람이 없으니 마음껏 플래시를 터트렸습니다. 지난달 까지만 해도 강아지였는데 금방 컸네요. 사진 찍느라 고생했으니 일부러 준비해 간 강아지 간식을 듬뿍 줬습니다. 사진의 오른쪽에 있는 녀석이 저 울타리의 문을 뛰어넘어 자주 탈출을 하는데 이번에 보니 막아버렸네요. 너 어쩌냐 이제 밖에 못 나오겠다.


강아지들 집에서 천문대로 올라가는 길에 올려다보니 오리온이 지평선으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이제 한겨울이 물러가고 곧 봄이 온다는 증거겠죠. 이 언덕길을 올라가면 천문대 정문 주차장이 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곳에서 관측을 하거나 촬영을 하죠. 하지만 이날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초저녁에 달이 있어서 그랬을까요? 다들 오늘은 쉬시는 듯...

둘러보는 김에 가까이 가 본 적이 없던 레이더 기지에도 가봤습니다. 


365일 항상 근무를 하시는 듯한 광덕산 기상 레이더 기지. 저는 부러운 곳에서 근무하시지만 실제로 근무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노고가 많겠습니다. 그나저나 레이더 돔이 축구공 같네요...


레이더 기지에서 내려다본 조경철 천문대. 이런 건물을 산꼭대기에 건설하는 것도 정말 큰일이었겠습니다. 그분들의 노고 덕에 저는 편하게 방문해서 촬영을 할 수 있는 거죠. 이 천문대의 건설을 위해 노력하신 조경철 박사님께도 감사를...

촬영을 마치고 짐을 챙기고 있는데 뭔가 허연 것이 보입니다. 깜짝이야... 오늘 참 많이 놀라네요...


어떻게 탈출을 한 건지 간식 달라고 직접 찾아왔네요. 탈출 못한 녀석은 목놓아 울어댑니다. '걔만 주면 안 돼애애~'

남은 간식과 소시지까지 탈탈 털어서 두 녀석에게 먹여줬습니다. 추운 날씨에 밖에서 자느라 고생이 많다...


ASIAIR의 테스트는 다행히 잘 마쳤습니다. 모든 기능을 사용해 본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것도 확인했고 결과도 만족스럽습니다. 오토 가이더와 촬영 스케줄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사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벌써 1월 말이 되어가지만 날씨가 허락하지 않아 별이 많은 그곳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 연휴의 날씨가 궁금하네요...

2020-01-03

[2020년 1월 3일] 2020년 첫 포스팅!

몇 번 눈 감았다 뜨니까 1년이 휙~ 지나갔네요.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첫 주말이 날씨가 좋아 보여 출사를 나가려고 했더니 조경철 천문대는 눈이 와서 출입이 통제되었네요 ㅠㅠ


화천 조경철 천문대 도로진입금지 안내

오늘은 다른 곳으로 촬영을 가야 하나 봅니다.

어디로 가나 고민되네요... 처음이지만 철원으로 갈지... 아니면 홍천으로 갈지...

2019-12-28

[2019년 12월 27일] 2019년 마지막 출사

별지기의 일상

FSQ-106ED가 돌아오자 무리해서 또 촬영을 다녀왔습니다. 최근 너무 달렸는지 이젠 힘드네요 ㅎㅎ

밤늦은 시간에는 구름 예보였지만 ASIAIR의 가이드 테스트와 경통 테스트를 하고 싶은 마음에 무리해서 출발! 신나게 달려 도착한 광덕산 중턱에서 잠시 차에서 내려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쏟아집니다.

'역시! 기상청이 또 틀릴 줄 알았어!!'

이럴 때는 좀 틀려도 좋죠. 조경철 천문대에 도착해 보니 일반인 관람 시간이라 관측실이 열려있고 사람들이 좀 있는 듯 보이더군요. 촬영하시는 분들도 2분 정도 보이고요. 도착하자마자 딴청 안 부리고 후다닥 장비를 설치합니다.

속 썩이던 PoleMaster는 케이블을 꽉 체결하니 문제없이 통과 순식간에 극축도 설정. 시간이 없어서 1 Star Align만 합니다. 대상 근처의 별을 Align 한 후에 대상으로 점프할 계획이었죠. 여기까지는 계획대로 착착 진행됐으나...

얼라인 후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아픈 허리를 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이 슬슬 덮고 있었습니다... 이런 예보는 어떻게 분(分) 단위로 맞추는 건지... 오늘 예보가 틀려주길 바랐는데 슬프네요...


슬금슬금 몰려오던 구름은 언제 별이 보였냐는 듯이 순식간에 하늘을 덮더군요. 구름 사이로 별이 살짝살짝 보였지만 촬영할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점점 더 짙어지는 구름을 보고 있자니 가을에 구름 속에 들어갔던 기억이 나더군요. 1m 앞도 안 보이던 습했던 구름...


구름 때문에 촬영은 포기하고 주위에 계신 분들 장비라도 구경할 겸 슬쩍 가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초저녁부터 촬영을 시작하셨다는 분. 경통으로 FSQ-85를 사용하고 계셨습니다. 초면이라 장비 사진을 찍지는 못했는데 피어가 어마 무시했습니다. 다음에 또 뵙게 되면 꼭 물어봐야겠습니다.


짙은 구름이 지나가고 옅은 구름 사이로 간간히 별이 보입니다. 안시로는 잠시 구멍 치기 관측은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구름이 몰려오며 곧 모든 하늘이 구름에 뒤덮이고 말았습니다. 테스트는 해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2019년 마지막 촬영을 마무리해야 할 거 같았습니다.

천천히 장비를 접으면서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되돌아봅니다. 내년에는 더 자주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다행히 건강히 많이 회복돼서 이렇게 촬영도 나올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참 행복합니다.


최근 자주 봐서 반갑게 맞아주는 강아지들에게 준비해 간 간식을 모두 주고는 발길을 돌립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9-12-27

2019년 크리스마스 이브의 촬영기

외부에서의 업무 약속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는 바람에 새벽에 구름이 몰려올 예보였지만 저녁도 거르고 바로 조경철 천문대로 출발했습니다.

이날은 촬영도 해야 하지만 테스트할 것들도 많아서 어떻게든 시간을 줄여 볼 생각이었는데 역시 크리스마스이브... 차가 어찌나 많은지 강남을 빠져나와 올림픽대로에 오르는데 까지만 한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용을 한 마리 사던가 해야지...



올림픽대로도 좀 뚫리는가 싶더니 바로 정체... 이런 날은 마음을 비우는 게 좋겠죠. 어딜 가나 이럴 겁니다. 막히는 올림픽대로를 빠져나와 다시 강변북로를 거쳐 세종포천고속도로까지 오르니 벌써 저녁시간입니다.


천문대 도착 전까지 하나밖에 없는 휴게소인 '별내 휴게소'

아무 준비 없이 짐만 싣고 출발한 상태라 가는 길에 보급품을 채우러 잠시 들렀습니다. 제일 중요한 천문대 강아지들 줄 간식도 사야 하고요. 배고프면 먹을 제 간식도 좀 챙겨서 다시 출발~

그다음은 뭐... 포천까지 주욱 180km/h로 달려서 많이 들어본 일동, 이동을 지나 백운계곡으로 빠져나와 '이니셜 D'에나 나올법한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 참 오르면 언제나처럼 별이 쏟아지는 천문대가 나옵니다. (약 100km 거리를 한 줄로 요약함)



하늘을 보니 별이 그냥 쫘아악~ 예보대로 구름 한 점 없이 맑습니다. 투명도가 좀 떨어지지만 기온은 영하 4도로 따뜻(?)하고, 습도는 40% 정도로 쾌적한데 대기가 착 가라앉은 느낌... 정말 고요한 밤이었습니다.

이런 고요함을 즐길 겨를도 없이 새벽에는 구름이 몰려오니까 빠르게 촬영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고, 전날 잠을 못 잔 탓에 새벽 늦게까지 촬영하기에는 체력적으로도 부담이라 조금 서둘러 장비를 설치한 후 극축 정렬을 하려는데...


PoleMaster 오류


이런... 시작부터 PoleMaster가 동작을 안 합니다... 연결은 정상인데 화면이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화면이 나와야 정렬을 하는데...

케이블을 수차례 다시 꽂아보고 노트북을 수 없이 재부팅을 한 끝에 겨우 3초에 한 번 꼴로 화면이 갱신되더군요. 정말 어이없이 느린 화면을 보며 간신히 극축을 맞췄습니다. (광학식 극축 망원경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PoleMaster의 화면 갱신 문제는 대부분 케이블 문제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PoleMaster는 일반 USB Mini 케이블을 사용하면 제대로 동작을 안 합니다. 이제는 ASIAIR의 극축 설정 기능을 활용해야 할 거 같습니다. PoleMaster가 동작만 잘하면 정말 편한데...


Star Alignment 문제


어렵게 극축 설정이 끝나고 Star Alignment를 하는데 평소처럼 Alpheratz로 정렬을 시작. 다음 별로 Caph와 Dubhe 모두 정렬을 해도 정렬 성공 숫자가 증가하지 않습니다... 정렬이 성공해도 숫자가 증가하지 않는 이유가 있겠지만 매뉴얼에는 해당 내용이 없어서 이럴 때는 적도의를 초기화하고 다시 Alignment를 진행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다시 시도를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번의 정렬로 이미 시간을 많이 소비한 상태라 Deneb, Pollux, Procyon, Rigel 순으로 5 Star Alignment를 진행하였고 다행히 정렬에 성공했습니다. (남동쪽은 버려버림)

사실 요즘 누가 저처럼 Star Alignment를 하겠습니까. Plate solve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로 GOTO 교정을 하죠. 다행히 ASIAIR도 Plate solve를 지원하니까 ASIAIR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Star Alignment를 생략해도 되겠죠. 언젠가는...


어댑터 분리 안됨


마지막 정렬 대상이었던 Rigel로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려고 플립 미러와 어댑터를 분리하려는데 Baader사의 2인치 Visual back 어댑터가 분리가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어댑터가 분리가 안되면 카메라 어댑터나 리듀서를 장착할 수가 없어서 촬영을 못한다는 사실...

한참을 시도해도 도저히 분리가 안돼서 연결된 카메라 회전 장치까지 분리한 후 차에서 시동을 켜고 히터로 어댑터를 녹였습니다. 그래도 안되더군요. 정말 이때 이날 한 욕의 거의 대부분을 한 거 같습니다. 이제는 고요한 밤이고 뭐고 장갑까지 바닥에 던져버리고 다른 어댑터를 연결해서 꽉 조이고 풀기를 반복하자 갑자기 삐릭~ 하면서 풀리는 어댑터... 왜 다카하시 어댑터들은 다 풀리는데 Baader 어댑터만 안 풀리는 건지...

돌아오자마자 병뚜껑 열 때 쓰는 고무 렌치를 2개 주문해서 트렁크에 넣어뒀습니다. 이제 안 풀리면 고무 렌치로...

무엇이든 풀어주는 고무 렌치


가이드 망원경 문제


시간은 벌써 많이 흘러 밤 10시를 넘어가고 서둘러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이날 테스트를 위해 준비한 ASIAIR를 연결! 이제 가이드 테스트만 통과하면 ASIAIR가 정식 데뷔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움하핫핫!

근데 가이드 망원경에 가이드 카메라인 ASI290MM Mini를 장착하니 초점이 안 나오네요. 집에서 테스트할 때는 초점이 잘 잡혔는데 희한하게 별만 초점이 안 잡힙니다. Baader 특유의 그지 같은 연장통 연결방식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거죠. 이렇게 연장통 연결하다가는 망원경 보다도 길어지겠습니다... 어댑터도 Baader 꺼가 속 썩이더니...


연장통 지옥에 빠지는 바보같은 Baader사의 Vario-Finder

ASIAIR를 테스트해 보려고 온 건데 기운이 쪽 빠졌습니다. 연장통이 더 있어야 하겠는데 Baader 제품은 이제 사용하고 싶지도 않더군요... 하는 수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MGEN-II와 Kowa 100mm 렌즈를 연결해서 가이드 준비를 했습니다.

ASIAIR 테스트는 다음으로...


눈 쌓인 천문대... 그 위로는 별들이...


공공장소의 예절


예정보다 시간이 늦었지만 2시간 정도 RGB 촬영을 하고, 구름이 몰려오기 전에 H-Alpha를 촬영할 계획으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는데... 바로 사람이 문제였습니다.

시민 천문대인 조경철 천문대는 일반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저녁에 시작해서 거의 10시쯤 마무리되는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사람들로 차량 불빛이 많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나 촬영해야 하니까 불 끄고 다녀!'라고 할 수 없는 거죠. (어두운 산길이라 그러고 다니면 죽습니다...)



어두운 장소다 보니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다니거나 헤드랜턴을 달고 다니는 분들도 많은데 공공장소에서는 사람 얼굴에 직접 빛을 비추는 것은 실례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꼭 천문대가 아니더라도 랜턴은 바닥을 비추라고 있는 건데 그걸 왜 얼굴에... 얼굴에 빛 한 번 정면으로 맞으면 암적응이 싹~ 날아가서 한 동안 멍한 상태가 되죠.

이것도 좋습니다. 익숙지 않으니 그럴 수 있죠. 문제는 자동차 전조등과 매연입니다.

추우니까 차에 들어가서 시동 걸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시동을 걸면 매연 때문에 주위에 있으면 숨을 못 쉽니다. 이미 오랜 시간을 들여 설치한 장비를 옮길 수도 없으니 큰일이죠. 또, 랜턴이야 잠깐 비추는 거지만 전조등은 끄지 않으면 너무 밝아서 촬영 자체가 불가능한데요. 전조등이 켜진지 모르는 분들께는 다가가서 정중히 꺼달라고 부탁하면 대부분 꺼줍니다. 그런데 이날은 대꾸도 안 하고 창문을 올려버리거나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는 소리까지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물론 어쩔 수 없습니다. 끄기 싫다고 하면 저도 도리가 없는 거죠. 어차피 일반인들이야 1시간만 지나도 할 게 없어서 대부분 금방 돌아가니까 기다릴 수밖에요. 별을 올려다보는 것도 한두 시간이지 저희처럼 6~7시간씩 보지는 않으니까요. 얼른 여친님들이 싫증을 내거나 날이 확 추워지기를 바라봅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습니다. 수상한 중년 커플들이 올라와서는 천문대 구석에 모닥불을 피우더라는... (거의 용자급)


돔이 보이는 언덕에서 모닥불을 피움

몰지각도 이런 몰지각한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산에서는 특별히 허가되지 않은 곳을 제외하고는 텐트 설치나 취사 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돼있습니다. 이건 상식이잖아요. 특히 화기 사용은 산불의 위험이 있어서 더 조심해야 하는데 이 분들은 왜 추운 날 굳이 여기까지 기어 올라와서는 산에다 모닥불을 피는 걸까요? 나무는 또 어디서 난겨...

더 가관인 건 잘못은 지가 저질러 놓고 이를 말리는 천문대 직원에게 네가 뭔데 끄라 말라냐, 너 어디 소속 공무원이냐, 내 세금으로 먹고사는 것들이 왜 난리냐 등등 안 들어봐도 뻔한 레퍼토리로 얘기를 진행하는 것이 전형적인 꼰대였습니다. 저도 세금 내니까 그 사람 거실에 모닥불 좀 피우고 싶네요.

지금까지 천문대에 불평했던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이분들은 이렇게 힘들게 근무하고 계시는구나... 시설관리도 힘들 텐데 한 밤중에 미친놈 처리도 해야 하니... 혼자 구석에서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신나게 욕하고 있던 저도 몰지각한 인간들을 보니 겸허해졌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그 바람에 2시간 촬영한 RGB 이미지는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망한 거죠. ^^


얼어버린 카메라 회전장치


이미 시간도 늦고 피곤했지만 H-Alpha 라도 건지려고 다시 세팅을 하고 구도를 잡으려는 순간 이번에는 카메라 회전장치가 얼어서 안 돌아갑니다. 영하 10도에서도 잘 돌아가던 녀석이 덜 추워서 기분 상했나 봅니다. (Takahashi의 품질도 이제는 중국제하고 다른 게 뭔지...)

화불단행(禍不單行)... 정말 모든 불운이 한 번에 저에게 온듯한 날이었습니다.

살살 돌려 보지만 꿈쩍도 않는... 좀 더 세게... 더 세게... 스륵~ 헉???!!!!! 적도의가 움직였습니다... 회전장치는 안 돌고 적도의가....

눈물을 머금고 그대로 촬영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설정을 하는 건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첫 장을 촬영하고 들여다보니 역시! 구도가 엉망입니다. 엉뚱한 곳에 대상이 있더군요. 광시야라 그래도 화각에는 들어와 있습니다.


북쪽으로 쏠려버린 NGC 2265와 주변

이번 촬영에서 생긴 문제점들을 빨리 보완해서 다음 촬영은 좀 제대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케이블 문제나 전원 문제는 정말 현장에서는 답이 없는 거라...

작품은 언젠가는 나오겠죠. 날이 맑으면 또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갈 겁니다~!

2019-12-26

[2019년 12월 25일] NGC 2264 - Christmas Tree Cluster


2019-12-25 01:51(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6x10min @ ISO-3200,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크리스마스 전날 촬영을 나가면서 어떤 대상이 좋을까 생각하던 중 "크리스마스 트리 성단(Christmas Tree Cluster)"이 시즌에 딱 맞는 대상이다 싶었습니다. 달도 없으니까 초저녁에 RGB 촬영을 하고 새벽에 H-Alpha를 촬영해서 합성하면 볼만하겠다 싶었는데...

크리스마스에 굳이 추운 산 꼭대기까지 올라와서 진상짓 하는 인간들 때문에 대부분 사진은 다 날리고, 매수도 부족해서 거칠고 구도도 이상한 H-Alpha 이미지만 한 장 건지고 말았습니다.

일단 깊은 빡침은 뒤로하고...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도는 왜 이렇게 엉망이 되었는지는 촬영기에서 적어보겠습니다...



차분하고 촤악~ 가라앉은 대기의 느낌은 청명도가 좀 떨어졌지만 시상은 참 좋았던 밤이었습니다. 천문대에서는 캐럴도 틀어주고 살짝 적응 안됨 반짝이는 연인들이 거니는 천문대는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연인들이 곱게 걸어 다니겠냐고요...

일반인들은 분위기 때문에 천문대를 찾았겠지만 크리스마스는 관심 없고 하늘이나 맑기를 고대했던 저에게는 별을 찍고 싶어서 방문한 것이니 방문한 이유가 거의 극과 극 수준.

남을 위한 배려가 좀 많이 아쉬운 그런 밤이었네요. 하늘은 참 좋았는데...

역시 별은 춥고 사람 없을 때 봐야 제맛!

그런데 어딜 봐서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이냐구요? 심성이 곧은 사람만 보임...



아니라고 우기면 할 말 없지만... 이 정도면 크리스마스 트리로 보이지 않나요??

2019-12-22

[2019년 12월 21일] IC 1805, IC 1848 - Heart and Soul nebula


2019-12-21 02:24(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3x10min @ ISO-3200,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한 달만의 촬영이었습니다. 딱 한 달만이라 월령도 지난번 촬영과 비슷하네요.

새벽에 달이 뜰 예정이라 이번엔 RGB 촬영 없이 H-Alpha 촬영만으로 하트 성운과 소울 성운을 한 화각에 담아봤습니다. 촬영하고 보니 하트 성운은 찌그러진 하트 모양이고 소울 성운은 왜 태아 성운이라고도 하는지 살짝 납득이 가네요. 엄마 뱃속의 아기 모습을 닮긴 했습니다.

구도 확인용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보니 10분 노출로도 대상이 잘 나와서 이번엔 쉽게 가나보다 했더니 이후에 자잘한 사고가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이제는 사고가 없으면 왠지 더 허전할 거 같네요.

바람이 없어서 아주 좋았지만 가이드가 신통치 않아서 별 모양이 아주 가관입니다. MGEN 하고 RST-150H가 정말 궁합이 안 맞나 봅니다. 이번에는 Calibration 도중에 컨트롤러의 화면이 나가면서 적위 축이 360도 빙글빙글 돌기를 시전... 심장이 쫄깃했습니다.

이제는 남들 다 쓰는 PHD2를 쓰던가 아니면 요즘 뜨는 ASIAIR를 이용해서 가이드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냉각 카메라는 아직 사용할 생각이 없으니 노트북이 필요 없는 ASIAIR가 더 땡기기는 합니다.



오랜만에 보기 드문 하늘이었는데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허둥지둥 문제점 찾아 고치는데 허비해 버렸네요.

이번 촬영이 올해 마지막 촬영이 아니길...

[2019년 12월 21일] 한 달만의 출사



딱 한 달만의 출사네요. 겨울인데도 올해는 맑은 날이 드물어서 별보기가 빡빡합니다.

전날 잠을 거의 못 자서 출발 전에 살짝 망설였지만, 맑은 날씨에 이끌려 도착한 천문대는 별이 쏟아질 듯 보입니다. 안 왔으면 얼마나 후회를 했을지... 역시 무리해서라도 오기 잘했습니다.

기온은 영하 9도로 추웠지만 바람이 거의 없어 별보기에 아주 좋은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날이 좋았는데도 추워서 그런지 천문대는 한산합니다.



기상 레이더 쪽에 한 분, 강아지 집 앞에 2팀이 전부네요. 어슬렁 거리는 건 저뿐이라 살짝 눈치 보였습니다.

새벽에 구름 예보가 있었지만 오랜만에 쏟아지는 별을 보니 기분이 차분해지더군요.

휘황 찬란한 철원군과 천문대 위로 이날은 엄청나게 별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촬영은 엉망이었습니다.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도 계속 문제가 생겨서 간신히 몇 장 촬영해서 돌아온 게 전부입니다. 멀쩡하던 적도의가 속을 썩이고 오토 가이더는 설정을 바꿨더니 난리를 치고...



결과도 신통치 않고 몸만 엄청 피곤한 출사였지만, 쏟아지는 별을 생각하면 또 가고 싶네요. 크리스마스나 주말에 날씨가 맑았으면 좋겠습니다.

2019-11-25

[2019년 11월 23일] NGC 1499 - California Nebula


2019-11-23 03:44(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6x5min @ ISO-1600, F/3.7, Photoshop CC 2020


'그믐달에 날아가 버린 캘리포니아 성운'이라고 하고 싶지만 달의 영향 보다도 대상을 너무 쉽게 생각한 거 같습니다. 생각보다 세부를 살리기 어려운 대상이네요. 거기다 가이드가 흘러서 더더욱 흐릿해져 버렸습니다.

촬영 전에 계획을 잘 세우고 합성까지 미리 고려해서 촬영을 해야 하는데, 최근의 촬영을 보면 계획 없이 즉흥적인 데다 별 보러 간다는 느낌이지 촬영하러 간다는 느낌은 아니라...

이제 눈이 내릴 시기가 다가오는데 그 전에 차분히 한 대상이라도 제대로 촬영을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혼자 반성중...)



겨울 은하수도 보일 정도로 청명했던 밤. 날씨도 포근하고 바람도 안 불어서 별보기 참 좋았던 밤이었습니다. 여름보다는 겨울이 별 보기에는 더 좋은 계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역시 별은 추울 때 봐야 제맛!

2019-11-10

[2019년 11월 9일] 입동(立冬)과 천문대



입동(立冬) 날 별 보러 다녀왔습니다. 벌써 가을이 다 가고 겨울이 왔네요.

역시 별은 추운 겨울의 달 밝은 날 보는 게 제 맛!

날이 추우니 사람이 없군요. 여기저기 플래시 비추고 떠들던 비매너 인간들이 싹 없어지니 이렇게 한가하고 좋은 것을... 추우면 안 올 테니 이제 한 동안은 조용하겠군요.



오리온이 저렇게 높아졌다는 건 정말 겨울이 왔다는 증거... 이제 금방 눈이 내리겠네요.

천문대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봐도 사람이 없어 한산합니다. 그래도 천문대 정문 주차장 쪽에는 열정적인 3팀이 열심히 촬영을 하고 계시네요. 저는 천문대 아래쪽 개집 앞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월령 11일의 달이 떠 있었지만 차의 보닛에 별이 비칠 정도로 맑은 날.

달이 밝아서 겨울 은하수는 안 보이지만 생각보다 꽤 많은 별이 보입니다. 무엇보다 이날은 바람이 심하지 않아서 정말 좋았어요. 온도 1.7도에 습도 41%로 생각보다 춥지 않고 쾌적한 날씨가 근래에 방문한 날 중에 최고였습니다. 이제 곧 추워지겠지만요...



달은 서쪽으로 거의 저물어 가지만 아직도 주변은 별이 안 보일 정도로 밝군요. 천문대 동쪽 편에 자리 잡기를 잘한 거 같네요. 달의 영향도 덜 받고. 바람도 막아 주니까요. 항상 경쟁이 제일 치열한 자리죠. 개집 앞이라 강아지도 2마리가 있어서 심심하지도 않습니다. 소시지 하나면 바로 꼬리 치며 반겨주는...



천문대 아래쪽은 불야성이네요. 참 많이 다른 풍경이 이질감을 느끼게 합니다. 별을 볼 수 있는 곳이 국토 전체에서 몇 군데나 될까?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10년 후에는 아예 별을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질지도...



북두칠성이 수직으로 섰네요. 왠지 물음표처럼 보이는 것이... 퀘스트를 완료해야만 할 거 같은...

이곳저곳 기웃거리기도 하고 졸기도 하다 보니 해가 뜰 모양입니다. 어스름이 올라오네요. 밤을 꼬박 새도 재밌는 것을 보니 취미는 참 좋은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