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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0

[2020년 6월 20일] 북아메리카와 펠리컨 성운 HOO 합성

2020-06-20 01:60(KST) @  Cheorw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645RD, ZWO ASI6200MM,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Antlia Oxygen III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Pro
Hα: 3x10min, Oiii: 9x10min (gain 0, temp -10℃), DSS 4.2.3, Pixinsight 1.8, Photoshop CC 2020

낮에는 온통 구름이었지만 밤에는 맑을 거라는 예보만 믿고 철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전날 별자리곰님께서도 촬영을 나오실 거라고 연락을 주셔서 늦은 출발이었지만 열심히 달려 관측지에 도착해 보니 예상대로 많은 분들이 촬영을 하고 계셨습니다.

 

오랜만에 뵙는 별자리곰님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망원경과 촬영에 대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눴고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취미가 밤에 별 보는 취미다 보니 밤에만 뵙게 되지만 같은 취미를 하는 분과의 만남은 항상 유쾌하고 즐겁습니다. 

 

한동안 H-Alpha 필터를 이용한 협대역 촬영만 하는 바람에 흑백 이미지만 얻을 수 있었는데요. 이날은 H-Alpha와 Oxygen III 필터를 이용해서 Bi-Color 이미지를 얻을 계획이었습니다. Oiii 필터로 녹색과 청록색을 얻고, H-Alpha로 적색을 얻어서 합성을 하기 때문에 HOO 합성이라고도 하는데, 처음으로 HOO 합성을 하고 보니 RGB 합성과 공정은 비슷하지만 색감을 맞추기가 만만치 않더군요. 게다가 센서 정렬을 아직 하지 않아서 주변부 변상이 늘어져 위치를 일치시키는 것도 포기해야 했습니다. 다음엔 센서 정렬(Sensor tilt adjustment)부터 해야겠습니다...

촬영에 사용한 협대역 필터는 Hα, Oiii 필터 모두 3.5nm를 사용했습니다. Hα는 독일 Baader 사의 필터로 중저가 필터 중에서는 그래도 쓸만하다는 평을 받는 필터로 저도 1년 가까이 사용을 하면서 만족하며 사용했었습니다. Oxygen III 필터는 중국 Antlia 사의 필터로 생소한 제조사지만 평이 좋아서 구매를 했고 이날 처음 사용을 했습니다.

촬영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동이 트는 바람에 Hα는 10분 3장 밖에 촬영을 하지 못했지만 ASI6200MM의 감도가 좋아서 꽤 깔끔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Oiii는 10분 9장으로 총 1시간 30분 촬영한 이미지를 합성했지만 Hα 보다 거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촬영에서 처음으로 후광(Halo)이 밝은 별 주위에 생겼는데요. 두 필터 모두 후광이 없다고 광고하는 필터인데 생기고 마는군요. Antlia 사는 중국제이고 처음 듣는 회사라 어차피 처음부터 기대를 크게 안 했지만 아쉽게도 조금이라도 밝은 별 주변에는 모두 후광이 생겼습니다. Baader 사의 Hα 필터는 Antlia 사의 Oiii 필터 보다 좋은 결과를 보였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후광이 1등 성인 데네브(Deneb) 주위에서 생기고 마는군요.

Oiii(위)와 Hα(아래) 합성 원본

저도 필터 초보라 잘 알지 못하지만 원래 Oiii가 Hα보다 후광이 잘 발생하는 건지 아니면 제조사의 문제인지 궁금하네요. 돈 아저씨(Astrodon)네 필터는 구하기가 힘들어서 Chroma 협대역 필터를 주문해 놨는데 Oiii가 원래 이렇다면 난감하네요...

당장은 비교 자료가 없어서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Chroma 필터가 오면 한 번 더 촬영을 해서 비교를 해 볼 생각입니다. 그때도 Oiii에서 후광이 발생하면 포기하고 그냥 사용해야겠죠...

이제 기나긴 장마 기간이 시작됐으니 당분간은 장비 점검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거 같습니다. 가을이나 돼야 제대로 된 촬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2020-03-08

[2020년 3월 8일] M13 - Hercules Globular Cluster

Hercules Globular Cluster

2020-03-08 00:45(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 QE 0.73X, Canon EOS Ra,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16x6min @ ISO-3200,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갈매기 성운'을 촬영한 후 달도 밝고 촬영할 만한 대상이 마땅치 않아서 허큘리스(헤라클레스는 이제 보내주는 것으로...) 자리의 구상성단인 'M13 구상성단'을 H-Alpha 필터를 이용해서 촬영해 봤습니다.


리듀서(Reducer)까지 장착된 상태라 대상이 너무 작게 보여서 중심부만 크롭을 했습니다. 구상성단 주변부 별이 분리되기는 하지만 너무 작아서 볼 게 없네요. H-Alpha 필터를 사용하는 바람에 별의 색도 표현이 되지 않아서 더 밋밋하고요. 메시에 대상을 하나 촬영했다는 것 외에는 딱히 말할 것이 없습니다. 이제는 은하 시즌에 맞는 경통을 하나 들여야 하나 고민입니다. 


현재 주력 촬영 장비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는 촬영 장비 구성입니다만, 광시야 전용 장비라 촬영 대상이 좀 한정적인 것이 단점입니다. 카세그레인 8인치를 들여 볼까 싶었지만 보유 중인 SCT 8인치와 겹쳐서 패쓰~ 가볍고 다루기 쉬운 6인치 RC가 어떨까 싶네요.


앗! 만약 6인치 RC 경통을 들인다면 가이드는 비축(Off-axis) 가이드를 해야 할 텐데 고민이네요. 간신히 지금 가이더에 적응했는데 새로운 구성을 맞추고 다시 적응해야 할 생각을 하니 망설여집니다...


은하는 찍고 싶고 새로 적응하기는 싫고... 뭔가 이 취미는 끝이 없는 거 같습니다... 

2020-03-07

[2020년 3월 7일] IC 2177 - Seagull Nebula(2)

외뿔소자리(Monoceros) 갈매기성운(IC 2177)

2020-03-07 21:23(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 QE 0.73X, Canon EOS Ra,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34x5min @ ISO-3200,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1주일 만에 다시 '갈매기 성운'을 촬영했습니다. 그 사이 월령은 12.8일로 더 안 좋아져서 노출을 3분에서 5분으로 2분 더 늘렸지만, 달이 너무 밝아서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지난번과 차이가 없더라는...)


이제는 초저녁에 바로 촬영을 시작하지 않으면 2시간 이상 촬영하기가 어려운 대상이 됐습니다. 초저녁의 구름이 걷히고 난 후 밤 9시에 부지런히 촬영을 시작했지만 엄청난 달빛과 고도가 낮아서 금방 광해에 묻혀 세부를 얻기가 어렵네요. 아쉽지만 색은 내년에 입혀줘야겠습니다.


이날은 낮에는 온통 구름이었지만 저녁 8시 이후에 갠다는 예보만 믿고 화천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갔습니다.


도착해 보니 밝은 달과 함께 하늘의 절반 이상이 구름이었지만 예보대로 서서히 개고 있었습니다. 북쪽은 북극성이 보여서 설정에도 무리가 없었고요. '코로나 19' 때문인지 일반 관람객은 뜸합니다. 달이 밝으니 별보는 사람들도 없겠거니 해서 자리를 남쪽이 보이는 천문대 정문 앞쪽에 잡은 것이 이날 최고의 실수였습니다. 


다음(Daum)의 무슨 별보는 카페라고 하던데 천문대 직원이 카페 운영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직원이 미리 본인 차로 자리도 맡아 놓은 것이었는데 그걸 모르고 제가 그쪽에 자리를 잡은 거죠. 어쩐지 늘 그쪽에 같은 차들이 주차해서는 항상 시끌벅적 하던데 이유가 있었군요. 자세한 내용은 관측지 예절과 관련된 내용이라 따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달이 어찌나 밝은지 달그림자가 아주 선명하고 낮에 찍은 것처럼 사진이 밝게 나옵니다. 달만 아니면 이날은 아침까지 구름 예보도 없었고 바람이 좀 불었지만 큰 영향이 없을 정도로 시상도 좋았는데 무개념 관측자들 때문에 일찍 촬영을 접었습니다. 다른 건 다 참겠는데 자리에서 피워대는 담배 냄새는 도저히 못 참겠더군요. 안내하고 제지해야 할 천문대 직원이 카페 운영자니 더 기대할 게 없겠다 싶어서 아쉽지만 일찍 짐 싸서 돌아왔습니다. 


오리온자리가 지고 전갈자리가 올라오는 것을 보니 진짜 봄이 왔네요. 이제 은하 시즌이라 당분간은 M81만 지겹도록 담던가 광시야 풍경 사진을 찍어야겠습니다. 사건사고가 많아도 이렇게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오네요.

2020-02-29

[2020년 2월 29일] IC 2177 - Seagull Nebula

2020-02-29 22:18(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 QE 0.73X, Canon EOS Ra,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20x3min @ ISO-3200, AWB,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정말 천만년만의 출사였습니다. 어떻게 주말만 되면 구름이 몰려오는지 신기하기까지 하네요.


초저녁부터 맑다는 예보만 믿고 오후 늦게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갔습니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을 거 같았지만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 19' 때문에 좀 한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고요. 전날 온 눈이 살짝 신경 쓰였는데 낮까지 '진입금지'였던 상황이 출발 이후에 다행히 '진입 주의'로 바뀌었습니다. 


도착해 보니 주말답게 아래 주차장은 이미 꽉 차 있었고 신기하게도 정문 주차장이 비어있었습니다. 얼른 자리를 잡고 장비를 설치! 오랜만이라 버벅버벅... 이래서 연습이 필요한 건데 가끔 있는 이벤트다 보니 실력이 늘지를 않습니다...


열심히 관측과 촬영 중인 별지기들

스타 얼라인을 하면서 가이드 아이피스로 별을 보니, 세상에!!! 이렇게 완벽한 별상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피커링 척도(Pickering scale)까진 모르겠지만 제 기준으로도 엄청나게 좋은 시상이었습니다. 달이 떠 있는데도 시상이 이렇게 좋다니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날 행성 촬영을 하면 정말 좋았겠다 싶더군요.


환한 달 밤에 열심히 촬영 중

최근에는 ASIAIR를 사용해서 가이드를 했습니다만, 새로 들인 EOS Ra를 ASIAIR가 지원하지 않는 바람에 이날은 다시 M-GEN II 오토 가이더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비냉각 카메라는 디더링(Dithering)이 중요한데 카메라 제어를 ASIAIR가 해주지 않으면 디더링을 할 수 없기 때문이죠. '디더링'이라는 게 별거는 아니고 매 촬영 시마다 정해진 픽셀 범위 안에서 '무작위 위치로 이동(Random Displacement)'을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동일한 픽셀에 동일한 위치가 촬영되지 않기 때문에 배경의 패턴 노이즈를 많이 줄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 M-GEN II란 오토 가이더가 초점거리 240mm인 GT-40 가이드 망원경에서 별을 찾지를 못하네요. 이리저리 설정도 바꾸고 해 봤지만 실패...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했습니다. 할 수 없이 디더링을 포기하고 ASIAIR로 가이드를 진행했습니다. 바람도 없고 시상이 좋으니까 가이드 그래프가 가운데에 착 붙어서 가더군요. 디더링에 상한 마음을 보상받았습니다. ㅎㅎ


RMS 0.57"는 처음 보는 값이었습니다. 1" 이하로 낮춰보려고 그렇게 노력할 때는 안되더니 시상이 좋으니까 값이 바로 좋아지네요. 가이드 별의 FWHM도 1.52가 나옵니다. 레인보우 아스트로社의 정 선생님 말씀처럼 가이드는 정말 시상에 크게 좌우되네요. 오토가이드는 더 테스트할 것도 없겠습니다. '시상이 좋으면 가이드도 좋다.'입니다...


촬영 결과를 봐도 별이 구석구석 동글동글 한 것이 가이드가 아주 잘 됐습니다. 맨날 길쭉한 별 때문에 마음고생한 것이 허무하네요. 이제 앞으로 바람 불 땐 그냥 눈으로만 별을 보는 것으로...


이날 처음 사용한 EOS Ra도 캐논에 익숙해서 다루기 쉽고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대로 EOS 6D Mark II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성능인 거 같습니다. 비냉각은 거기서 거기겠죠. 다만 라이브 뷰 30배 확대 기능은 정말 편리하네요. 라이브로 보면서 초점을 맞추니까 초점 조절도 순식간에 끝났습니다. 액정이 커서 더 보기 쉬운 것도 있었고요.


그 외 다른 차이라고는 필터를 개조한 EOS 6D Mark II는 우측 하단의 별이 항상 늘어졌었습니다. 개조하면서 생긴 문제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Tilt 어댑터를 사용해서 보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EOS Ra는 구석구석 동글동글한 별 상을 보여줬습니다. (순정과 사제(私製)의 차이일까요?) 


이날 화이트 밸런스를 Auto로 놓고 촬영하는 바람에(ㅠㅠ) 색감을 논할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어차피 H-Alpha 촬영이라 흑백으로 현상하겠지만 색감이나 배경색 등은 다음에 몇 번 더 촬영하고 판단해야 할 거 같습니다. 딱히 더 좋다고 느낀 부분은 많지 않아서 처음 촬영을 해 보고 느낀 것은 이게 다네요.


이날 촬영 대상은 외뿔소자리(Monoceros)의 갈매기 성운(IC 2177)이었습니다. 이전 출사의 테스트 촬영에서 3분 노출로도 꽤 잘 보이길래, 이번에도 3분 노출로 촬영했더니 노출 부족으로 갈매기의 형체가 나오다 말았네요.ㅠㅠ 정면에 달도 떠 있고 3.5nm의 협대역 필터를 사용하는데 동일한 노출을 주다니... 바보도 아니고...


뭐 괜찮습니다~ 부족한 건 더 찍어서 합치는 것으로~ ^^;;; (쿨하게 패쓰!)


자정이 넘으니 구름이 슬슬 몰려오는 것이 지평선 부근은 이미 구름으로 초만원...


더 이상 촬영은 무리여서 구름이 다 덮기 전에 다음에 촬영할 대상의 테스트 촬영을 해 봤습니다. 바로 M81과 M82가 그 주인공!


보데(Bode)와 시가(Cigar) 은하로 불리는 워낙 유명한 대상이죠. 제 장비는 은하용 장비가 아니고 광시야 장비라 작은 은하는 찍어도 별로 볼 게 없겠지만 워낙 밝고 유명한 대상이라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협대역 필터와 리듀서를 제거하고 직초점 상태에서 ISO-12800, 노출 32초로 어떻게 보이나 촬영했더니... 에게게~~ 아이고 귀엽습니다~!! (무보정 원본입니다.)


테스트 촬영이라고 너무 대충 했는지 삼각대를 발로 차는 바람에 위치가 우측 하단으로 밀렸지만 M81, M82라고 충분히 알아볼 정도로 찍혔습니다. M82의 붉은색도 잘 보이는군요! 정말 재밌는 대상이네요. 벌써 다음이 기다려집니다.


갈매기는 이제 너무 고도가 낮아서 올 겨울에 다시 보기로 하고, 당분간은 이 은하 친구들을 촬영해야겠습니다.

2020-02-08

[2020년 2월 6일] 서울 도심에서 가이드 테스트

봄 날씨 같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덩달아 하늘도 맑아졌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청명한 겨울 하늘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맑은 하늘이 금요일에는 구름으로 덮인다는 거... 오랜만에 보는 맑은 날을 그냥 보낼 수가 없어서 당장이라도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평일에 가자니 다음날이 걱정이고, 하루 휴가 내고 다녀오자니 쓸데없이 바쁜 일들이 줄 줄이라 파란 하늘만 올려다볼 뿐이었습니다. 새로 들인 가이드 망원경을 붙여서 다양하게 설정을 바꿔가며 동그란 별상이 나오는 최적의 값을 찾아보고 싶은데 항상 시간이 문제네요. 왜 꼭 주말에는 구름이 끼는 건지... 하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가이드 테스트만 할 거면 굳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싶더군요. 서울에서도 H-Alpha 필터를 쓰면 가이드 테스트 정도는 할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혼자 끙끙거리며 고민한 끝에 날도 춥고 달도 떠 있었지만 이런 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결국 장비를 챙겨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월령 10일의 달도 떠 있었지만 옥상의 조명도 환한 데다 주변 빌딩들의 불빛까지... 정말 최악의 관측장소였습니다.
이런 상태로 테스트를 할 수 있을까 싶은 와중에 오리온자리의 중요한 별들은 모두 잘 보였습니다. 날씨가 정말 좋았던가 봅니다.

기가 막히게도 북극성이 건너편 건물 바로 위로 보여서 극축 설정도 할 수 있었습니다. Pole Master도 잘 동작해서 한 번에 극축 설정도 끝내고 좋았는데 하필 마운트의 고도 클램프를 꽉 조이지 않는 바람에 경통을 올리면서 그 무게 때문에 덜컥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어째 시작이 문제없이 잘 되더니만...

극축을 다시 설정하려는데 이번엔 노트북이 그냥 꺼져버립니다. 이런 애플... 날씨만 추우면 배터리 광탈...

장비는 다 펴놨는데 누가 집어갈까 봐 두고 내려갔다 올 수도 없고... 고민하다가 극축은 그냥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달이 밝아서 가이드 망원경으로 가이드할 별이 보일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 서둘러 가이드 망원경을 설치하고 ASIAIR와 연결을 했습니다.


옥상의 조명만이라도 좀 껐으면 좋겠는데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 옥상을 다 뒤져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주위가 너무 밝았지만 요행을 바라며 가이드 카메라를 0.5초 노출로 설정하고 촬영을 해봤습니다.

오호~ 생각보다 별이 잘 보이네요! 정말 요즘 카메라들 감도가 참 좋습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별이 보이고 설정까지 할 수 있다니...


외국 RST-135 포럼을 보니까 '하모닉 드라이브'를 사용한 마운트는 오토 가이더 설정에서 RA, DEC 모두 Aggressiveness를 80% 이상으로 설정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었습니다. MnMo(Minimum Move) 설정도 중요하지만 ASIAIR에서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아쉽지만 설정을 할 수는 없고요.

M-GEN의 경우도 가이드 카메라의 노출이 1초일 경우 Aggressiveness 값을 70~100% 사이에서 설정하라고 권장하고 있어서 그동안 ASIAIR도 80% 정도로 설정하고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별이 예쁜 동그라미로 촬영되지 않고 길쭉한 타원형으로 촬영이 돼서 머리가 아팠던 거죠.

이 설정값들을 바꿔가며 테스트해서 동그란 별이 촬영되는 값을 찾는 것이 이날 테스트의 목적이었습니다. 그 전에 정말 촬영이 되나 확인을 해야 하니 M42 오리온 대성운을 30초로 한 장 촬영해 봤습니다.


엄청난 노이즈와 함께 오리온 대성운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30초로도 형태를 알아볼 정도는 찍히는군요. H-Alpha의 세계는 정말 신기합니다. 서울 한복판의 빌딩 숲 사이에서 밝은 달이 있는데도 이 정도로 나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경이롭네요. 달만 없으면 H-Alpha는 서울에서 찍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유혹이...

시험 촬영을 해 보니 오리온 대성운 주위는 볼 만한 별이 별로 없더군요. 이 상태로는 테스트할 수가 없어서 베텔게우스(Betelgeuse)로 대상을 바꿔 테스트했습니다.

3분 노출로 베텔게우스를 촬영하면서 RMS Total이 가장 낮게 나오는 설정을 찾으려고 값을 계속 바꿔봤습니다. 여러 장 촬영하면서 확인해 보니 DEC 60%, RA 80%에서 평균적으로 값이 가장 괜찮더군요.


노출 시간과 값을 이리저리 바꿔봐도 1" 이하로 값이 내려가지는 않았습니다. 이날의 하늘에서는 이 값이 한계인 것 같았지만 어떻게든 더 값을 낮추고 싶어 궁리를 하던 중 불현듯 떠오르는 격언이 있었습니다.

'가이드 그래프에 집착하지 마라.'

맞습니다. 가이드 그래프는 현재 상태를 보여줄 뿐 절대값이 아닌데 저도 모르게 숫자에 목숨을 걸고 있더군요. RMS는 추적환경과 시상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데, 이날 가이드 성(星)의 FWHM은 4~8까지 요동칠 정도로 시상이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촬영된 결과를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RMS가 높더라도 별만 동그랗게 나오면 되는 거니까요.

Betelgeuse
2020-02-06 00:45(KST) @ Yeoksam-dong, Seoul,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6x3min @ ISO-1600, F/3.9, DSS 4.1.1, Photoshop CC 2020

별을 H-Alpha로 촬영해서 정말 볼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다행히 타원이 아니라 동그란 원으로 촬영되었습니다. 하지만 중심과 달리 주변은 타원으로 촬영이 됐는데요. 극축을 다시 잘 맞추고 테스트 촬영을 해봐야 극축에 의한 Field rotation인지 Back focus가 맞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결국 완벽한 설정값을 찾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항상 고정된 설정값을 사용했던 것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초점을 맞추기 위해 테스트 샷을 찍는 것 처럼 가이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샷도 충분히 찍어야 하겠습니다. 관측지에 도착하면 항상 시간에 쫒겨서 대충하던 부분을 좀 더 신경써야 좋은 결과가 나오겠네요.

정말 별 사진은 어렵습니다...



2020-01-07

[2020년 1월 4일] ASIAIR를 이용한 2020년 첫 촬영(NGC 2237)

2020-01-04 02:13(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ZWO ASI290MM Mini, ASIAIR PHD2
30x2min @ ISO-3200,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2020년 첫 촬영 대상은 장미성운(NGC 2237 Rosette nebula)입니다.

장미성운은 제가 촬영했던 단일 대상으로는 가장 많이 촬영한 대상이네요. 사실 다른 대상을 촬영할 계획이었는데, 항상 그렇듯 여러 가지 문제가 좀 겹쳐서 어쩔 수 없이... 흑흑... ㅠㅠ (자세한 사연은 촬영기에서 풀어보겠습니다.)

테스트해 볼 것들이 많아서 이번 출사를 어느 때 보다도 기다렸습니다. 일본 여행에서 돌아온 FSQ-106ED도 문제없는지 확인해 봐야 하고 무엇보다 새로 도입한 ASIAIR가 잘 동작해 줄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집에서 충분히 설정을 마치고 연결 테스트를 했다고는 하지만 항상 현장에서는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니까요.

이번 출사도 시작부터 다시 돌아올 뻔한 일이 발생했지만 운 좋게 잘 처리되어 무사히 촬영을 마쳤습니다.

ASIAIR는 첫 사용이라 우여곡절이 좀 있었지만 M-GEN 보다는 PHD2가 더 가이드를 잘하는 걸 까요? PoleMaster에 문제가 생겨서 극축을 대충 맞추고 4m/s의 강풍이 순간적으로 불어오는 상황에서 촬영을 했지만 생각보다 결과가 좋았습니다.


바람이 좀 잠잠할 때의 가이드 그래프

현장에서 급하게 설정한 값이라 더 손을 봐야 하겠지만 바람이 좀 잠잠할 때는 RMS Total 1.10" 정도가 나왔습니다.(안 좋을 때는 4" 넘음)

물론 1" 이하면 더 좋았겠지만 첫 테스트에서 이 정도면 아주 만족합니다. 최근 몇 달 동안 M-GEN을 사용한 촬영에서 별이 타원형은 기본이고 ㄱ, ㄴ자 모양으로 촬영되던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 별상이면 그냥 완전히 동그란 거죠.

ASIAIR의 스케줄 기능도 굿입니다. 원하는 노출과 ISO를 설정하고 촬영 매수만 설정하면 알아서 촬영을 해주는 데다 가이드 상황과 촬영 결과를 확인하려고 장비 옆에 갈 필요도 없이 차 안에서 무선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요거 정말 최고입니다. 추운 겨울에 망원경은 바람맞으며 촬영하고 주인은 따뜻한 차 안에서 감시하고... 촬영은 이래야죠! 이제 고생하며 촬영하던 시대는 갔습니다!!

전원도 20000mAh 보조 배터리 하나를 촬영 내내 ASIAIR와 RST-150H이 같이 사용했는데도 50% 이상 남아있었습니다. 예상한 대로 보조 배터리 2개면 열선까지 모두 사용이 가능하더군요. 무거운 외부 전원도 필요가 없으니 이것도 저한테는 큰 장점입니다. 이제 문제 많은 PoleMaster만 대체하면 노트북도 안 가지고 다녀도 됩니다! ASIAIR의 극축 설정 기능도 얼른 사용해봐야겠습니다.



이날 새벽 조경철 천문대엔 저와 강아지 두 마리뿐이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시작한 한 해가 올해 내내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2019-12-30

[2019년 12월 30일] ZWO ASIAIR 출격 준비

ASIAIR에 메인 카메라 등 촬영 장비를 연결한 모습

ASIAIR는 중국의 천체용 카메라 생산업체인 ZWO社에서 만든 천체사진 통합 지원 S/W 이자 H/W입니다.

'라즈베리파이(Raspberry Pi)'라는 친숙한 소형 리눅스 머신에 카메라, 마운트 등을 제어하고 오토 가이더는 물론 극축 설정 기능까지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프로그램을 탑재한 것으로 정확히 말하면 S/W지만 이 S/W만 따로 판매를 하지 않으니 H/W라고 불러도 무방할 거 같습니다.

뭐라고 부르던 이 ASIAIR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천체사진 촬영에 필요한 모든 주변 기기를 연결해서 통합 관리해 주고 촬영 계획을 수립하면 자동으로 촬영을 하는 것은 물론 마운트와 연결하여 Plate solve를 통해 정확한 GOTO를 지원하는 등 기능도 아주 많습니다. USB 포트에 주변 기기를 모두 연결하고, WIFI를 통해 스마트 기기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 및 설정을 하는 방식으로 추운 날 설치만 하고 따뜻한 차 안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촬영 결과물이나 촬영 진행 상황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거죠! 물론 문제없이 잘 된다면 말이죠...

지금까지는 독립형 Auto Guider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하는 M-GEN II라는 제품을 사용했었습니다.

Lacerta사의 M-GEN II Auto guider

소형 컴퓨터와 가이드 카메라로 구성된 M-GEN은 사용하기도 편하고 소비 전력도 낮아서 보조 배터리로 충분히 구동되는 등 가이드 때문에 노트북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던 오토 가이더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속적인 가이드 문제가 생기고 가이드 모니터링과 결과 저장이 쉽지가 않아 가이드 상태를 분석하는데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곧 발표될 다음 세대에서는 상당 부분 해결된 듯하더군요...)

그래서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요즘 뜨고 있는 ASIAIR를 적용하려고 집에서 장비를 모두 연결해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필드에서는 Baader 사의 가이드 망원경의 초점이 나오지 않아서 테스트에 실패했기 때문에 우선 기존에 사용하던 100mm C-Mount 렌즈를 이용해서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ASIAIR 초기 화면

장비를 모두 연결하고 ASIAIR 앱을 실행하면 현재 연결된 장비들을 표시해 줍니다. 저는 필터 휠과 모터 포커서가 없어서 Filter와 Focuser는 None으로 표시됩니다. 두 장치가 모두 있고(아마도 ZWO 제품만 될 겁니다) 정상 연결되었다면 제품명이 표시가 되겠죠.

장치에 문제가 없다면 ENTER를 눌러 프로그램으로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Home 화면이 나옵니다.

Home 화면

이 곳에서 마운트 조작과 메인 카메라의 현재 화면을 볼 수 있고 가이드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뭔가 복잡할 거 같지만 한 두 번 만져보면 직관적이라 사용하기도 쉽습니다. 메인 카메라의 Preview, Polar Align, Plate Solve 그리고 촬영도 모두 이곳에서 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도 PHD2랑 흡사해서 기존에 PHD2를 사용하던 분들은 금방 적응하실 거 같습니다. 저는 사용해 보지 않아서 다시 익혀야 했지만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고 대부분은 가이드 별도 자동으로 찾아서 알아서 Calibration을 하고 가이드도 자동으로 시작합니다. 해외 포럼의 내용을 봐도 크게 가이드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없나 봅니다. 그래도 최적의 값을 찾는 작업을 필요하겠죠.

그 외에 Sequence Generator Pro 만큼은 아니지만 간단한 촬영 스케줄 기능도 있어서 필터별로 혹은 노출 시간별로 매수 등을 설정해 두고 등록된 모든 스케줄대로 자동으로 촬영하는 기능도 있어서 신뢰도만 높다면 믿고 맡겨두고 딴일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촬영 스케줄 기능

이렇게 촬영된 결과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촬영중에 WIFI 연결이 끊어지더라도 다시 앱을 실행하면 진행 상황을 다시 볼 수 있으니 안정성이 보장된다면 정말 편리하지 않을까요?

항상 집에서 하는 테스트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희안하게도 꼭 필드에서 문제가 발생하죠. ASIAIR에 최대한 익숙해지려고 장비를 펼쳐 놓고 열심히 적응 중입니다. 올해는 이제 다 끝나가니 내년을 기약해야죠.

2019-12-27

2019년 크리스마스 이브의 촬영기

외부에서의 업무 약속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는 바람에 새벽에 구름이 몰려올 예보였지만 저녁도 거르고 바로 조경철 천문대로 출발했습니다.

이날은 촬영도 해야 하지만 테스트할 것들도 많아서 어떻게든 시간을 줄여 볼 생각이었는데 역시 크리스마스이브... 차가 어찌나 많은지 강남을 빠져나와 올림픽대로에 오르는데 까지만 한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용을 한 마리 사던가 해야지...



올림픽대로도 좀 뚫리는가 싶더니 바로 정체... 이런 날은 마음을 비우는 게 좋겠죠. 어딜 가나 이럴 겁니다. 막히는 올림픽대로를 빠져나와 다시 강변북로를 거쳐 세종포천고속도로까지 오르니 벌써 저녁시간입니다.


천문대 도착 전까지 하나밖에 없는 휴게소인 '별내 휴게소'

아무 준비 없이 짐만 싣고 출발한 상태라 가는 길에 보급품을 채우러 잠시 들렀습니다. 제일 중요한 천문대 강아지들 줄 간식도 사야 하고요. 배고프면 먹을 제 간식도 좀 챙겨서 다시 출발~

그다음은 뭐... 포천까지 주욱 180km/h로 달려서 많이 들어본 일동, 이동을 지나 백운계곡으로 빠져나와 '이니셜 D'에나 나올법한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 참 오르면 언제나처럼 별이 쏟아지는 천문대가 나옵니다. (약 100km 거리를 한 줄로 요약함)



하늘을 보니 별이 그냥 쫘아악~ 예보대로 구름 한 점 없이 맑습니다. 투명도가 좀 떨어지지만 기온은 영하 4도로 따뜻(?)하고, 습도는 40% 정도로 쾌적한데 대기가 착 가라앉은 느낌... 정말 고요한 밤이었습니다.

이런 고요함을 즐길 겨를도 없이 새벽에는 구름이 몰려오니까 빠르게 촬영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고, 전날 잠을 못 잔 탓에 새벽 늦게까지 촬영하기에는 체력적으로도 부담이라 조금 서둘러 장비를 설치한 후 극축 정렬을 하려는데...


PoleMaster 오류


이런... 시작부터 PoleMaster가 동작을 안 합니다... 연결은 정상인데 화면이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화면이 나와야 정렬을 하는데...

케이블을 수차례 다시 꽂아보고 노트북을 수 없이 재부팅을 한 끝에 겨우 3초에 한 번 꼴로 화면이 갱신되더군요. 정말 어이없이 느린 화면을 보며 간신히 극축을 맞췄습니다. (광학식 극축 망원경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PoleMaster의 화면 갱신 문제는 대부분 케이블 문제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PoleMaster는 일반 USB Mini 케이블을 사용하면 제대로 동작을 안 합니다. 이제는 ASIAIR의 극축 설정 기능을 활용해야 할 거 같습니다. PoleMaster가 동작만 잘하면 정말 편한데...


Star Alignment 문제


어렵게 극축 설정이 끝나고 Star Alignment를 하는데 평소처럼 Alpheratz로 정렬을 시작. 다음 별로 Caph와 Dubhe 모두 정렬을 해도 정렬 성공 숫자가 증가하지 않습니다... 정렬이 성공해도 숫자가 증가하지 않는 이유가 있겠지만 매뉴얼에는 해당 내용이 없어서 이럴 때는 적도의를 초기화하고 다시 Alignment를 진행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다시 시도를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번의 정렬로 이미 시간을 많이 소비한 상태라 Deneb, Pollux, Procyon, Rigel 순으로 5 Star Alignment를 진행하였고 다행히 정렬에 성공했습니다. (남동쪽은 버려버림)

사실 요즘 누가 저처럼 Star Alignment를 하겠습니까. Plate solve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로 GOTO 교정을 하죠. 다행히 ASIAIR도 Plate solve를 지원하니까 ASIAIR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Star Alignment를 생략해도 되겠죠. 언젠가는...


어댑터 분리 안됨


마지막 정렬 대상이었던 Rigel로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려고 플립 미러와 어댑터를 분리하려는데 Baader사의 2인치 Visual back 어댑터가 분리가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어댑터가 분리가 안되면 카메라 어댑터나 리듀서를 장착할 수가 없어서 촬영을 못한다는 사실...

한참을 시도해도 도저히 분리가 안돼서 연결된 카메라 회전 장치까지 분리한 후 차에서 시동을 켜고 히터로 어댑터를 녹였습니다. 그래도 안되더군요. 정말 이때 이날 한 욕의 거의 대부분을 한 거 같습니다. 이제는 고요한 밤이고 뭐고 장갑까지 바닥에 던져버리고 다른 어댑터를 연결해서 꽉 조이고 풀기를 반복하자 갑자기 삐릭~ 하면서 풀리는 어댑터... 왜 다카하시 어댑터들은 다 풀리는데 Baader 어댑터만 안 풀리는 건지...

돌아오자마자 병뚜껑 열 때 쓰는 고무 렌치를 2개 주문해서 트렁크에 넣어뒀습니다. 이제 안 풀리면 고무 렌치로...

무엇이든 풀어주는 고무 렌치


가이드 망원경 문제


시간은 벌써 많이 흘러 밤 10시를 넘어가고 서둘러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이날 테스트를 위해 준비한 ASIAIR를 연결! 이제 가이드 테스트만 통과하면 ASIAIR가 정식 데뷔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움하핫핫!

근데 가이드 망원경에 가이드 카메라인 ASI290MM Mini를 장착하니 초점이 안 나오네요. 집에서 테스트할 때는 초점이 잘 잡혔는데 희한하게 별만 초점이 안 잡힙니다. Baader 특유의 그지 같은 연장통 연결방식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거죠. 이렇게 연장통 연결하다가는 망원경 보다도 길어지겠습니다... 어댑터도 Baader 꺼가 속 썩이더니...


연장통 지옥에 빠지는 바보같은 Baader사의 Vario-Finder

ASIAIR를 테스트해 보려고 온 건데 기운이 쪽 빠졌습니다. 연장통이 더 있어야 하겠는데 Baader 제품은 이제 사용하고 싶지도 않더군요... 하는 수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MGEN-II와 Kowa 100mm 렌즈를 연결해서 가이드 준비를 했습니다.

ASIAIR 테스트는 다음으로...


눈 쌓인 천문대... 그 위로는 별들이...


공공장소의 예절


예정보다 시간이 늦었지만 2시간 정도 RGB 촬영을 하고, 구름이 몰려오기 전에 H-Alpha를 촬영할 계획으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는데... 바로 사람이 문제였습니다.

시민 천문대인 조경철 천문대는 일반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저녁에 시작해서 거의 10시쯤 마무리되는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사람들로 차량 불빛이 많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나 촬영해야 하니까 불 끄고 다녀!'라고 할 수 없는 거죠. (어두운 산길이라 그러고 다니면 죽습니다...)



어두운 장소다 보니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다니거나 헤드랜턴을 달고 다니는 분들도 많은데 공공장소에서는 사람 얼굴에 직접 빛을 비추는 것은 실례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꼭 천문대가 아니더라도 랜턴은 바닥을 비추라고 있는 건데 그걸 왜 얼굴에... 얼굴에 빛 한 번 정면으로 맞으면 암적응이 싹~ 날아가서 한 동안 멍한 상태가 되죠.

이것도 좋습니다. 익숙지 않으니 그럴 수 있죠. 문제는 자동차 전조등과 매연입니다.

추우니까 차에 들어가서 시동 걸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시동을 걸면 매연 때문에 주위에 있으면 숨을 못 쉽니다. 이미 오랜 시간을 들여 설치한 장비를 옮길 수도 없으니 큰일이죠. 또, 랜턴이야 잠깐 비추는 거지만 전조등은 끄지 않으면 너무 밝아서 촬영 자체가 불가능한데요. 전조등이 켜진지 모르는 분들께는 다가가서 정중히 꺼달라고 부탁하면 대부분 꺼줍니다. 그런데 이날은 대꾸도 안 하고 창문을 올려버리거나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는 소리까지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물론 어쩔 수 없습니다. 끄기 싫다고 하면 저도 도리가 없는 거죠. 어차피 일반인들이야 1시간만 지나도 할 게 없어서 대부분 금방 돌아가니까 기다릴 수밖에요. 별을 올려다보는 것도 한두 시간이지 저희처럼 6~7시간씩 보지는 않으니까요. 얼른 여친님들이 싫증을 내거나 날이 확 추워지기를 바라봅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습니다. 수상한 중년 커플들이 올라와서는 천문대 구석에 모닥불을 피우더라는... (거의 용자급)


돔이 보이는 언덕에서 모닥불을 피움

몰지각도 이런 몰지각한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산에서는 특별히 허가되지 않은 곳을 제외하고는 텐트 설치나 취사 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돼있습니다. 이건 상식이잖아요. 특히 화기 사용은 산불의 위험이 있어서 더 조심해야 하는데 이 분들은 왜 추운 날 굳이 여기까지 기어 올라와서는 산에다 모닥불을 피는 걸까요? 나무는 또 어디서 난겨...

더 가관인 건 잘못은 지가 저질러 놓고 이를 말리는 천문대 직원에게 네가 뭔데 끄라 말라냐, 너 어디 소속 공무원이냐, 내 세금으로 먹고사는 것들이 왜 난리냐 등등 안 들어봐도 뻔한 레퍼토리로 얘기를 진행하는 것이 전형적인 꼰대였습니다. 저도 세금 내니까 그 사람 거실에 모닥불 좀 피우고 싶네요.

지금까지 천문대에 불평했던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이분들은 이렇게 힘들게 근무하고 계시는구나... 시설관리도 힘들 텐데 한 밤중에 미친놈 처리도 해야 하니... 혼자 구석에서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신나게 욕하고 있던 저도 몰지각한 인간들을 보니 겸허해졌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그 바람에 2시간 촬영한 RGB 이미지는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망한 거죠. ^^


얼어버린 카메라 회전장치


이미 시간도 늦고 피곤했지만 H-Alpha 라도 건지려고 다시 세팅을 하고 구도를 잡으려는 순간 이번에는 카메라 회전장치가 얼어서 안 돌아갑니다. 영하 10도에서도 잘 돌아가던 녀석이 덜 추워서 기분 상했나 봅니다. (Takahashi의 품질도 이제는 중국제하고 다른 게 뭔지...)

화불단행(禍不單行)... 정말 모든 불운이 한 번에 저에게 온듯한 날이었습니다.

살살 돌려 보지만 꿈쩍도 않는... 좀 더 세게... 더 세게... 스륵~ 헉???!!!!! 적도의가 움직였습니다... 회전장치는 안 돌고 적도의가....

눈물을 머금고 그대로 촬영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설정을 하는 건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첫 장을 촬영하고 들여다보니 역시! 구도가 엉망입니다. 엉뚱한 곳에 대상이 있더군요. 광시야라 그래도 화각에는 들어와 있습니다.


북쪽으로 쏠려버린 NGC 2265와 주변

이번 촬영에서 생긴 문제점들을 빨리 보완해서 다음 촬영은 좀 제대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케이블 문제나 전원 문제는 정말 현장에서는 답이 없는 거라...

작품은 언젠가는 나오겠죠. 날이 맑으면 또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갈 겁니다~!

2019-12-22

[2019년 12월 21일] IC 1805, IC 1848 - Heart and Soul nebula


2019-12-21 02:24(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3x10min @ ISO-3200,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한 달만의 촬영이었습니다. 딱 한 달만이라 월령도 지난번 촬영과 비슷하네요.

새벽에 달이 뜰 예정이라 이번엔 RGB 촬영 없이 H-Alpha 촬영만으로 하트 성운과 소울 성운을 한 화각에 담아봤습니다. 촬영하고 보니 하트 성운은 찌그러진 하트 모양이고 소울 성운은 왜 태아 성운이라고도 하는지 살짝 납득이 가네요. 엄마 뱃속의 아기 모습을 닮긴 했습니다.

구도 확인용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보니 10분 노출로도 대상이 잘 나와서 이번엔 쉽게 가나보다 했더니 이후에 자잘한 사고가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이제는 사고가 없으면 왠지 더 허전할 거 같네요.

바람이 없어서 아주 좋았지만 가이드가 신통치 않아서 별 모양이 아주 가관입니다. MGEN 하고 RST-150H가 정말 궁합이 안 맞나 봅니다. 이번에는 Calibration 도중에 컨트롤러의 화면이 나가면서 적위 축이 360도 빙글빙글 돌기를 시전... 심장이 쫄깃했습니다.

이제는 남들 다 쓰는 PHD2를 쓰던가 아니면 요즘 뜨는 ASIAIR를 이용해서 가이드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냉각 카메라는 아직 사용할 생각이 없으니 노트북이 필요 없는 ASIAIR가 더 땡기기는 합니다.



오랜만에 보기 드문 하늘이었는데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허둥지둥 문제점 찾아 고치는데 허비해 버렸네요.

이번 촬영이 올해 마지막 촬영이 아니길...

[2019년 12월 21일] 한 달만의 출사



딱 한 달만의 출사네요. 겨울인데도 올해는 맑은 날이 드물어서 별보기가 빡빡합니다.

전날 잠을 거의 못 자서 출발 전에 살짝 망설였지만, 맑은 날씨에 이끌려 도착한 천문대는 별이 쏟아질 듯 보입니다. 안 왔으면 얼마나 후회를 했을지... 역시 무리해서라도 오기 잘했습니다.

기온은 영하 9도로 추웠지만 바람이 거의 없어 별보기에 아주 좋은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날이 좋았는데도 추워서 그런지 천문대는 한산합니다.



기상 레이더 쪽에 한 분, 강아지 집 앞에 2팀이 전부네요. 어슬렁 거리는 건 저뿐이라 살짝 눈치 보였습니다.

새벽에 구름 예보가 있었지만 오랜만에 쏟아지는 별을 보니 기분이 차분해지더군요.

휘황 찬란한 철원군과 천문대 위로 이날은 엄청나게 별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촬영은 엉망이었습니다.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도 계속 문제가 생겨서 간신히 몇 장 촬영해서 돌아온 게 전부입니다. 멀쩡하던 적도의가 속을 썩이고 오토 가이더는 설정을 바꿨더니 난리를 치고...



결과도 신통치 않고 몸만 엄청 피곤한 출사였지만, 쏟아지는 별을 생각하면 또 가고 싶네요. 크리스마스나 주말에 날씨가 맑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