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9

[2020년 4월 29일] 월령 6일의 달

2020-04-29 22:34(KST) @ Gangnam-gu Seoul, South Korea 
Vixen VMC110L + Sony A7M3
1/100초 x 36장 @ ISO-1600, AutoStakkert! 3, Photoshop CC 2020

 

정말 오랜만에 달을 촬영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달은 항상 오랜만에 촬영을 하고 있군요...)


늦은 퇴근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습니다. 하지만 철원은 연휴 내내 구름 예보라 아쉬움이 많네요. 아쉬운 마음에 옥상에서 달을 촬영했습니다. 예전엔 달 촬영도 좋아했었는데 열정이 식었나 봅니다...

 

화단 옆에 자리를 잡고 경통을 냉각시켰습니다. 시간이 늦어서 벌써 달은 기울기 시작하더군요. 냉각되는 동안 오래간만에 멍 때리는 시간을... 머리 식히기엔 이만한 취미가 없습니다. 


경통을 냉각시키고 나니 벌써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달도 기울기 시작해서 촬영을 서둘러야 했습니다. 100여 장을 촬영하여 그중에서 36장을 추려 Autostakkert! 3으로 합성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사용하는 프로그램이지만 버전업이 많이 되지는 않았네요. 그만큼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그냥 평범한 달 이미지가 됐습니다만 오랜만의 달 촬영이라 기분은 좋았습니다. ^^


또 만월 근처에 또 촬영을 나갈 수 있으려나 봅니다. 항상 그렇듯이 만월 부근에는 사람들이 없으니 조용히 촬영할 수 있겠죠. 얼른 고정 관측지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2020-04-05

[2020년 4월 5일] 북아메리카 & 펠리컨 성운

2020-04-05 1:37(KST) @  Cheorw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Canon EOS Ra,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5x6min @ ISO-6400, DSS 4.2.3, Photoshop CC 2020


철원에서 촬영한 첫 북아메리카 성운입니다.  


백조자리가 올라오길 새벽까지 기다려서 간신히 촬영을 시작했는데, 순찰 돌던 군인들이 작전지역이라고 철수해 달라고 하도 졸라서 몇 장 못 찍고 철수했습니다. 그 바람에 노출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서 노이즈가 아주 자글자글 하네요... 앞으로 계속 촬영해서 합성해야겠습니다. 


이날 C/2019 Y4 Atlas 혜성도 촬영해 보고 싶었는데 달이 너무 밝아서 포기했습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도전해야겠습니다. 


이날은 특히 달이 어찌나 밝던지 주위에 달그림자가 정말 선명하더군요. 이렇게 달이 밝아도 촬영이 되는 것이 항상 신기합니다. 협대역의 세상이란 참...


이번 촬영을 끝으로 RST-150H 마운트는 개조를 위해 "레인보우 아스트로"로 떠나보냈습니다. 마운트의 개선 파트가 나와서 보자마자 바로 개조 신청을 했죠. 개조가 진행되는 2주 정도는 촬영을 못하겠네요.


마지막으로 H-Alpha Filter로 촬영한 M81, M82 은하입니다. 


생각보다는 붉은 색이 꽤 섞여있는 은하들이네요... ^^;;;; (헙... 간신히 형태가 나왔다는 뜻입니다...)


은하는 장초점 망원경에 칼라로 찍는 것으로... 얘는 아까우니 RGB 촬영한 이미지에 합성하는 것으로...

2020-04-04

[2020년 4월 4일] 철원에서 첫 촬영

달 밝은 주말에 철원으로 오랜만에 촬영을 다녀왔습니다.


남들은 아무도 안 가는 날에 촬영을 가니 관측지가 조용하고 좋기는 한데 처음 가는 곳이라 살짝 긴장이 되더군요. 전부터 한 번 꼭 들르고 싶었던 곳인데 달 밝은 날이라 그런지 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마음의 고향 화천 조경철 천문대는 날이 따뜻해지면 일반인들과 별 보는 분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자리 잡기도 어렵고 복잡해서 정신이 없습니다. 특히 주말에는 더더욱이요. 아쉽지만 날이 다시 추워지는 겨울까지는 다른 관측지를 찾아다녀 볼 생각입니다. 


이번에는 그 첫 번째로 철원에 다녀왔습니다. 


도착해 보니 생각보다 주위가 좀 밝더군요. 농가도 꽤 있어서 가로등도 많고요. 제1 초소를 지난 상태라 계속 군인들이 순찰을 돌아서 전조등에 눈 뽕 제대로 여러 번 맞았습니다. 그래도 지대가 낮아서 산꼭대기에 비하면 바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월령 11일의 달이 떠 있어서 밤하늘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는 없지만 넓은 주차장에 이날은 저 혼자만 있어서 아주 적막하고 좋았습니다. 


나무 뒤에 자리를 잡아서 바람도 좀 막아주고 주위의 광해도 줄여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초저녁부터 자정까지는 M81 보데 은하를 H-Alpha로 촬영할 계획이었습니다. 열심히 장비를 설치하고 있자니 눈부신 ISS가 하늘을 가로지르네요. 오랜만에 촬영을 하려니 장비 설치부터가 시간이 걸립니다. 혼자 끙끙대며 설치 완료.


사진도 대낮처럼 환하게 나왔지만 실제로도 달 때문에 너무 밝아서 사실 촬영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촬영한 M81 H-Alpha는 별로 볼만한 게 없어서 RGB 촬영 때 합치는 것으로 하고 패쓰. 백조자리가 올라오면 주변 성운을 좀 촬영해 볼 생각으로 새벽 2시까지 주위도 둘러보고 일주 촬영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곳이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숙연해지더군요. 이분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제가 이렇게 자유롭게 별도 보고 하는 것이죠. 멀리 언덕 위에 펄럭이는 거대한 태극기를 보며 잠시 묵념을 했습니다.  


새벽에 백조자리가 동쪽 언덕 위로 살짝 올라왔지만, 몇 장 찍지도 못했는데 군인들이 와서는 군 작전지역이라고 철수해 달라고 하도 졸라서 새벽 2시에 짐 싸서 돌아왔습니다.


다음에도 또 쫓겨날지 모르지만 또 가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달이 없을 때 가봐야죠. 

2020-03-08

[2020년 3월 8일] M13 - Hercules Globular Cluster

Hercules Globular Cluster

2020-03-08 00:45(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 QE 0.73X, Canon EOS Ra,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16x6min @ ISO-3200,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갈매기 성운'을 촬영한 후 달도 밝고 촬영할 만한 대상이 마땅치 않아서 허큘리스(헤라클레스는 이제 보내주는 것으로...) 자리의 구상성단인 'M13 구상성단'을 H-Alpha 필터를 이용해서 촬영해 봤습니다.


리듀서(Reducer)까지 장착된 상태라 대상이 너무 작게 보여서 중심부만 크롭을 했습니다. 구상성단 주변부 별이 분리되기는 하지만 너무 작아서 볼 게 없네요. H-Alpha 필터를 사용하는 바람에 별의 색도 표현이 되지 않아서 더 밋밋하고요. 메시에 대상을 하나 촬영했다는 것 외에는 딱히 말할 것이 없습니다. 이제는 은하 시즌에 맞는 경통을 하나 들여야 하나 고민입니다. 


현재 주력 촬영 장비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는 촬영 장비 구성입니다만, 광시야 전용 장비라 촬영 대상이 좀 한정적인 것이 단점입니다. 카세그레인 8인치를 들여 볼까 싶었지만 보유 중인 SCT 8인치와 겹쳐서 패쓰~ 가볍고 다루기 쉬운 6인치 RC가 어떨까 싶네요.


앗! 만약 6인치 RC 경통을 들인다면 가이드는 비축(Off-axis) 가이드를 해야 할 텐데 고민이네요. 간신히 지금 가이더에 적응했는데 새로운 구성을 맞추고 다시 적응해야 할 생각을 하니 망설여집니다...


은하는 찍고 싶고 새로 적응하기는 싫고... 뭔가 이 취미는 끝이 없는 거 같습니다... 

2020-03-07

[2020년 3월 7일] IC 2177 - Seagull Nebula(2)

외뿔소자리(Monoceros) 갈매기성운(IC 2177)

2020-03-07 21:23(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 QE 0.73X, Canon EOS Ra,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34x5min @ ISO-3200,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1주일 만에 다시 '갈매기 성운'을 촬영했습니다. 그 사이 월령은 12.8일로 더 안 좋아져서 노출을 3분에서 5분으로 2분 더 늘렸지만, 달이 너무 밝아서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지난번과 차이가 없더라는...)


이제는 초저녁에 바로 촬영을 시작하지 않으면 2시간 이상 촬영하기가 어려운 대상이 됐습니다. 초저녁의 구름이 걷히고 난 후 밤 9시에 부지런히 촬영을 시작했지만 엄청난 달빛과 고도가 낮아서 금방 광해에 묻혀 세부를 얻기가 어렵네요. 아쉽지만 색은 내년에 입혀줘야겠습니다.


이날은 낮에는 온통 구름이었지만 저녁 8시 이후에 갠다는 예보만 믿고 화천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갔습니다.


도착해 보니 밝은 달과 함께 하늘의 절반 이상이 구름이었지만 예보대로 서서히 개고 있었습니다. 북쪽은 북극성이 보여서 설정에도 무리가 없었고요. '코로나 19' 때문인지 일반 관람객은 뜸합니다. 달이 밝으니 별보는 사람들도 없겠거니 해서 자리를 남쪽이 보이는 천문대 정문 앞쪽에 잡은 것이 이날 최고의 실수였습니다. 


다음(Daum)의 무슨 별보는 카페라고 하던데 천문대 직원이 카페 운영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직원이 미리 본인 차로 자리도 맡아 놓은 것이었는데 그걸 모르고 제가 그쪽에 자리를 잡은 거죠. 어쩐지 늘 그쪽에 같은 차들이 주차해서는 항상 시끌벅적 하던데 이유가 있었군요. 자세한 내용은 관측지 예절과 관련된 내용이라 따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달이 어찌나 밝은지 달그림자가 아주 선명하고 낮에 찍은 것처럼 사진이 밝게 나옵니다. 달만 아니면 이날은 아침까지 구름 예보도 없었고 바람이 좀 불었지만 큰 영향이 없을 정도로 시상도 좋았는데 무개념 관측자들 때문에 일찍 촬영을 접었습니다. 다른 건 다 참겠는데 자리에서 피워대는 담배 냄새는 도저히 못 참겠더군요. 안내하고 제지해야 할 천문대 직원이 카페 운영자니 더 기대할 게 없겠다 싶어서 아쉽지만 일찍 짐 싸서 돌아왔습니다. 


오리온자리가 지고 전갈자리가 올라오는 것을 보니 진짜 봄이 왔네요. 이제 은하 시즌이라 당분간은 M81만 지겹도록 담던가 광시야 풍경 사진을 찍어야겠습니다. 사건사고가 많아도 이렇게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오네요.

2020-02-29

[2020년 2월 29일] IC 2177 - Seagull Nebula

2020-02-29 22:18(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 QE 0.73X, Canon EOS Ra,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20x3min @ ISO-3200, AWB,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정말 천만년만의 출사였습니다. 어떻게 주말만 되면 구름이 몰려오는지 신기하기까지 하네요.


초저녁부터 맑다는 예보만 믿고 오후 늦게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갔습니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을 거 같았지만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 19' 때문에 좀 한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고요. 전날 온 눈이 살짝 신경 쓰였는데 낮까지 '진입금지'였던 상황이 출발 이후에 다행히 '진입 주의'로 바뀌었습니다. 


도착해 보니 주말답게 아래 주차장은 이미 꽉 차 있었고 신기하게도 정문 주차장이 비어있었습니다. 얼른 자리를 잡고 장비를 설치! 오랜만이라 버벅버벅... 이래서 연습이 필요한 건데 가끔 있는 이벤트다 보니 실력이 늘지를 않습니다...


열심히 관측과 촬영 중인 별지기들

스타 얼라인을 하면서 가이드 아이피스로 별을 보니, 세상에!!! 이렇게 완벽한 별상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피커링 척도(Pickering scale)까진 모르겠지만 제 기준으로도 엄청나게 좋은 시상이었습니다. 달이 떠 있는데도 시상이 이렇게 좋다니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날 행성 촬영을 하면 정말 좋았겠다 싶더군요.


환한 달 밤에 열심히 촬영 중

최근에는 ASIAIR를 사용해서 가이드를 했습니다만, 새로 들인 EOS Ra를 ASIAIR가 지원하지 않는 바람에 이날은 다시 M-GEN II 오토 가이더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비냉각 카메라는 디더링(Dithering)이 중요한데 카메라 제어를 ASIAIR가 해주지 않으면 디더링을 할 수 없기 때문이죠. '디더링'이라는 게 별거는 아니고 매 촬영 시마다 정해진 픽셀 범위 안에서 '무작위 위치로 이동(Random Displacement)'을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동일한 픽셀에 동일한 위치가 촬영되지 않기 때문에 배경의 패턴 노이즈를 많이 줄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 M-GEN II란 오토 가이더가 초점거리 240mm인 GT-40 가이드 망원경에서 별을 찾지를 못하네요. 이리저리 설정도 바꾸고 해 봤지만 실패...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했습니다. 할 수 없이 디더링을 포기하고 ASIAIR로 가이드를 진행했습니다. 바람도 없고 시상이 좋으니까 가이드 그래프가 가운데에 착 붙어서 가더군요. 디더링에 상한 마음을 보상받았습니다. ㅎㅎ


RMS 0.57"는 처음 보는 값이었습니다. 1" 이하로 낮춰보려고 그렇게 노력할 때는 안되더니 시상이 좋으니까 값이 바로 좋아지네요. 가이드 별의 FWHM도 1.52가 나옵니다. 레인보우 아스트로社의 정 선생님 말씀처럼 가이드는 정말 시상에 크게 좌우되네요. 오토가이드는 더 테스트할 것도 없겠습니다. '시상이 좋으면 가이드도 좋다.'입니다...


촬영 결과를 봐도 별이 구석구석 동글동글 한 것이 가이드가 아주 잘 됐습니다. 맨날 길쭉한 별 때문에 마음고생한 것이 허무하네요. 이제 앞으로 바람 불 땐 그냥 눈으로만 별을 보는 것으로...


이날 처음 사용한 EOS Ra도 캐논에 익숙해서 다루기 쉽고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대로 EOS 6D Mark II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성능인 거 같습니다. 비냉각은 거기서 거기겠죠. 다만 라이브 뷰 30배 확대 기능은 정말 편리하네요. 라이브로 보면서 초점을 맞추니까 초점 조절도 순식간에 끝났습니다. 액정이 커서 더 보기 쉬운 것도 있었고요.


그 외 다른 차이라고는 필터를 개조한 EOS 6D Mark II는 우측 하단의 별이 항상 늘어졌었습니다. 개조하면서 생긴 문제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Tilt 어댑터를 사용해서 보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EOS Ra는 구석구석 동글동글한 별 상을 보여줬습니다. (순정과 사제(私製)의 차이일까요?) 


이날 화이트 밸런스를 Auto로 놓고 촬영하는 바람에(ㅠㅠ) 색감을 논할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어차피 H-Alpha 촬영이라 흑백으로 현상하겠지만 색감이나 배경색 등은 다음에 몇 번 더 촬영하고 판단해야 할 거 같습니다. 딱히 더 좋다고 느낀 부분은 많지 않아서 처음 촬영을 해 보고 느낀 것은 이게 다네요.


이날 촬영 대상은 외뿔소자리(Monoceros)의 갈매기 성운(IC 2177)이었습니다. 이전 출사의 테스트 촬영에서 3분 노출로도 꽤 잘 보이길래, 이번에도 3분 노출로 촬영했더니 노출 부족으로 갈매기의 형체가 나오다 말았네요.ㅠㅠ 정면에 달도 떠 있고 3.5nm의 협대역 필터를 사용하는데 동일한 노출을 주다니... 바보도 아니고...


뭐 괜찮습니다~ 부족한 건 더 찍어서 합치는 것으로~ ^^;;; (쿨하게 패쓰!)


자정이 넘으니 구름이 슬슬 몰려오는 것이 지평선 부근은 이미 구름으로 초만원...


더 이상 촬영은 무리여서 구름이 다 덮기 전에 다음에 촬영할 대상의 테스트 촬영을 해 봤습니다. 바로 M81과 M82가 그 주인공!


보데(Bode)와 시가(Cigar) 은하로 불리는 워낙 유명한 대상이죠. 제 장비는 은하용 장비가 아니고 광시야 장비라 작은 은하는 찍어도 별로 볼 게 없겠지만 워낙 밝고 유명한 대상이라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협대역 필터와 리듀서를 제거하고 직초점 상태에서 ISO-12800, 노출 32초로 어떻게 보이나 촬영했더니... 에게게~~ 아이고 귀엽습니다~!! (무보정 원본입니다.)


테스트 촬영이라고 너무 대충 했는지 삼각대를 발로 차는 바람에 위치가 우측 하단으로 밀렸지만 M81, M82라고 충분히 알아볼 정도로 찍혔습니다. M82의 붉은색도 잘 보이는군요! 정말 재밌는 대상이네요. 벌써 다음이 기다려집니다.


갈매기는 이제 너무 고도가 낮아서 올 겨울에 다시 보기로 하고, 당분간은 이 은하 친구들을 촬영해야겠습니다.

2020-02-21

[2020년 2월 21일] 새로운 지름 Canon EOS Ra


뜬금없는 충동구매를 했습니다.

다음 카메라는 '냉각 모노 CMOS 카메라'를 구매할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계획에 없던 새로 발매된 Canon EOS Ra 천체사진 전용 카메라를 불쑥 질렀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필터 개조를 한 EOS 6D Mark II 카메라와 포지션이 겹치는데도 구매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궁금해서요 ^^;;;

단순 호기심이 아니라 일반 카메라의 LPF를 강제로 제거한 카메라와 처음부터 천체 전용으로 설정되어 나온 카메라의 차이가 정말 궁금했습니다. 과거 Nikon에서도 D810A라는 천체 전용 카메라를 발매했었지만 구하기도 힘든 데다 가격도 너무 비싸서 호기심으로 구매하기엔 무리였습니다. 그럴 바엔 정말 냉각 CMOS를 구매하는 것이 100배 옳은 결정이었죠. 하지만 이번에 발매한 캐논의 EOS Ra는 제품명 그대로 EOS R이라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천체용 버전으로 발매한 것이라 니콘 D810A에 비해 가격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고 기존의 캐논 EF 렌즈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사실 작년 12월 발표 당시만 해도 강력한 구매 의사는 없었는데, 우연히 들어간 캐논 e스토어에서 EOS Ra를 판매하는 것을 본 것이 실수였습니다... 그때 들어가지만 않았더라면... ㅠㅠ

그렇게 계획에 없던 충동구매 후에 하루 만에 박스 하나가 문 앞에 똭!! 취소할 틈을 안주는 캐논...


박스 구성은 EOS R과 동일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EOS R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사용 설명서'도 EOS R 용이 들어 있는 것을 보면 하드웨어적으로는 동일하다는 얘기겠죠.

크기는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인 A7M3와 비교해도 거의 같고 무게는 소니가 살짝 무겁습니다.


소니는 뭔가 이것저것 덕지덕지 붙이는 것을 좋아해서 예전 Vaio 노트북도 불필요한 기능을 가득 넣어 불편하게 하더니, 카메라도 뭔가 복잡하고 정리 안 된 느낌을 줍니다. 특히 메뉴는 정신 사나워서 아직도 적응이 안 됩니다. 반면 EOS Ra는 그냥 심플합니다. 너무 버튼이 없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설정 창이 큼직한 것은 마음에 드는군요.


조작 방법은 기존 EOS 6D Mark II와 살짝 다르지만, 메뉴도 동일하고 일반적인 사용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아 적응 시간도 별로 필요 없겠습니다. 그리고 소니에 비하면 그립감은 엄청 좋습니다. 들고 다니면서 찍는 카메라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립감이 좋으니까 카메라를 잡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사진을 발로 찍어서 액정화면이 제대로 보이지를 않지만... 기본 설정이 영어로 되어있습니다. 시간도 London을 기준으로 되어있네요. 워낙 많이 팔릴 거라 기대를 안 했는지 현지화 따위는 고민도 안 한 거 같습니다. 심지어 시간대 설정에서 서울은 있지도 않다는 거... 도쿄로 설정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한국어는 지원합니다.

카메라 렌즈를 붙여서 테스트 사진만 몇 장 찍어봤습니다만, 생각보다 붉게 보이지 않네요. 필터를 제거한 6D는 온통 붉게 보이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붉은색이 좀 더 강조되는 그런 느낌입니다. 밤하늘을 촬영해 봐야 정확한 차이를 알겠죠. 밤하늘을 촬영하기 위한 카메라니까 비교도 밤하늘로 해야 할 텐데 날씨가 도와주지를 않는군요.


돈값은 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아직 촬영을 해 보지 않아 스냅사진 몇 장 찍어 본 것이 전부지만 필터 개조한 6D Mark II보다 좋아야 얼마나 좋겠나 싶습니다. 몇 가지 편의 기능을 제외하면 성능은 거기서 거기일 거란 것이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냉각 모노 카메라'가 제대로 된 투자일지 모릅니다. 또, 필터 제거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처럼 전문적으로 일반 DSLR을 천체 사진용으로 개조해 주는 업체가 있는 환경에서는 어떤 것이 최선의 투자 일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거 같습니다.

카메라 제조사가 천체 사진용으로 튜닝하여 정식 발매한 카메라라는 의미는 있습니다만, EOS R과 비교해서 라이브 뷰 30배 확대 기능과 H-Alpha 감도가 4배 높다는 것 외에는 차이가 없는 동일한 카메라에 100만 원을 더 투자할 것인지, 20만 원 정도의 개조비를 지불할 것인지는 개인의 결정인 거 같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단순 비교는 맞지 않겠지만 어디까지나 선택은 자유고 막연한 동경은 금물입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뜬금없는 충동구매였지만 저는 만족합니다.(데헷~)  개조한 카메라가 하나 더 있었으면 했는데 디자인이나 기능이나 마음에 쏙 듭니다. 이제는 필드에서 촬영하는 일만 남았네요.

마지막으로 다른 건 모르겠고 EOS 6D Mark II와 동일한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추가로 배터리 안 사도 되겠습니다. 나이스!

2020-02-08

[2020년 2월 6일] 도심에서 촬영한 M42 - 오리온 대성운

2020-02-06 00:30(KST) @ Yeoksam-dong, Seoul,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10x30sec @ ISO-1600, F/3.9, DSS 4.1.1, Photoshop CC 2020

오토가이드 테스트를 하면서 촬영했던 M42입니다. 30초 노출로 총 10장을 합성했으니까 전체 노출 시간은 5분입니다.

워낙 밝은 대상이라 5분이라도 하늘이 좋다면 세부가 꽤 잘 나왔을 텐데, 밝은 도심 한 복판에서는 이 정도가 한계인가 봅니다. 그래도 달이 없다면 좀 더 세부를 볼 수 있을 거 같다는 기대감이 생기는 결과였습니다.

다음에 날이 아주 좋은 평일날 다시 한 번 더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2020년 2월 6일] 서울 도심에서 가이드 테스트

봄 날씨 같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덩달아 하늘도 맑아졌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청명한 겨울 하늘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맑은 하늘이 금요일에는 구름으로 덮인다는 거... 오랜만에 보는 맑은 날을 그냥 보낼 수가 없어서 당장이라도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평일에 가자니 다음날이 걱정이고, 하루 휴가 내고 다녀오자니 쓸데없이 바쁜 일들이 줄 줄이라 파란 하늘만 올려다볼 뿐이었습니다. 새로 들인 가이드 망원경을 붙여서 다양하게 설정을 바꿔가며 동그란 별상이 나오는 최적의 값을 찾아보고 싶은데 항상 시간이 문제네요. 왜 꼭 주말에는 구름이 끼는 건지... 하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가이드 테스트만 할 거면 굳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싶더군요. 서울에서도 H-Alpha 필터를 쓰면 가이드 테스트 정도는 할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혼자 끙끙거리며 고민한 끝에 날도 춥고 달도 떠 있었지만 이런 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결국 장비를 챙겨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월령 10일의 달도 떠 있었지만 옥상의 조명도 환한 데다 주변 빌딩들의 불빛까지... 정말 최악의 관측장소였습니다.
이런 상태로 테스트를 할 수 있을까 싶은 와중에 오리온자리의 중요한 별들은 모두 잘 보였습니다. 날씨가 정말 좋았던가 봅니다.

기가 막히게도 북극성이 건너편 건물 바로 위로 보여서 극축 설정도 할 수 있었습니다. Pole Master도 잘 동작해서 한 번에 극축 설정도 끝내고 좋았는데 하필 마운트의 고도 클램프를 꽉 조이지 않는 바람에 경통을 올리면서 그 무게 때문에 덜컥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어째 시작이 문제없이 잘 되더니만...

극축을 다시 설정하려는데 이번엔 노트북이 그냥 꺼져버립니다. 이런 애플... 날씨만 추우면 배터리 광탈...

장비는 다 펴놨는데 누가 집어갈까 봐 두고 내려갔다 올 수도 없고... 고민하다가 극축은 그냥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달이 밝아서 가이드 망원경으로 가이드할 별이 보일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 서둘러 가이드 망원경을 설치하고 ASIAIR와 연결을 했습니다.


옥상의 조명만이라도 좀 껐으면 좋겠는데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 옥상을 다 뒤져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주위가 너무 밝았지만 요행을 바라며 가이드 카메라를 0.5초 노출로 설정하고 촬영을 해봤습니다.

오호~ 생각보다 별이 잘 보이네요! 정말 요즘 카메라들 감도가 참 좋습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별이 보이고 설정까지 할 수 있다니...


외국 RST-135 포럼을 보니까 '하모닉 드라이브'를 사용한 마운트는 오토 가이더 설정에서 RA, DEC 모두 Aggressiveness를 80% 이상으로 설정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었습니다. MnMo(Minimum Move) 설정도 중요하지만 ASIAIR에서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아쉽지만 설정을 할 수는 없고요.

M-GEN의 경우도 가이드 카메라의 노출이 1초일 경우 Aggressiveness 값을 70~100% 사이에서 설정하라고 권장하고 있어서 그동안 ASIAIR도 80% 정도로 설정하고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별이 예쁜 동그라미로 촬영되지 않고 길쭉한 타원형으로 촬영이 돼서 머리가 아팠던 거죠.

이 설정값들을 바꿔가며 테스트해서 동그란 별이 촬영되는 값을 찾는 것이 이날 테스트의 목적이었습니다. 그 전에 정말 촬영이 되나 확인을 해야 하니 M42 오리온 대성운을 30초로 한 장 촬영해 봤습니다.


엄청난 노이즈와 함께 오리온 대성운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30초로도 형태를 알아볼 정도는 찍히는군요. H-Alpha의 세계는 정말 신기합니다. 서울 한복판의 빌딩 숲 사이에서 밝은 달이 있는데도 이 정도로 나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경이롭네요. 달만 없으면 H-Alpha는 서울에서 찍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유혹이...

시험 촬영을 해 보니 오리온 대성운 주위는 볼 만한 별이 별로 없더군요. 이 상태로는 테스트할 수가 없어서 베텔게우스(Betelgeuse)로 대상을 바꿔 테스트했습니다.

3분 노출로 베텔게우스를 촬영하면서 RMS Total이 가장 낮게 나오는 설정을 찾으려고 값을 계속 바꿔봤습니다. 여러 장 촬영하면서 확인해 보니 DEC 60%, RA 80%에서 평균적으로 값이 가장 괜찮더군요.


노출 시간과 값을 이리저리 바꿔봐도 1" 이하로 값이 내려가지는 않았습니다. 이날의 하늘에서는 이 값이 한계인 것 같았지만 어떻게든 더 값을 낮추고 싶어 궁리를 하던 중 불현듯 떠오르는 격언이 있었습니다.

'가이드 그래프에 집착하지 마라.'

맞습니다. 가이드 그래프는 현재 상태를 보여줄 뿐 절대값이 아닌데 저도 모르게 숫자에 목숨을 걸고 있더군요. RMS는 추적환경과 시상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데, 이날 가이드 성(星)의 FWHM은 4~8까지 요동칠 정도로 시상이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촬영된 결과를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RMS가 높더라도 별만 동그랗게 나오면 되는 거니까요.

Betelgeuse
2020-02-06 00:45(KST) @ Yeoksam-dong, Seoul,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6x3min @ ISO-1600, F/3.9, DSS 4.1.1, Photoshop CC 2020

별을 H-Alpha로 촬영해서 정말 볼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다행히 타원이 아니라 동그란 원으로 촬영되었습니다. 하지만 중심과 달리 주변은 타원으로 촬영이 됐는데요. 극축을 다시 잘 맞추고 테스트 촬영을 해봐야 극축에 의한 Field rotation인지 Back focus가 맞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결국 완벽한 설정값을 찾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항상 고정된 설정값을 사용했던 것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초점을 맞추기 위해 테스트 샷을 찍는 것 처럼 가이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샷도 충분히 찍어야 하겠습니다. 관측지에 도착하면 항상 시간에 쫒겨서 대충하던 부분을 좀 더 신경써야 좋은 결과가 나오겠네요.

정말 별 사진은 어렵습니다...



2020-01-27

[2020년 1월 20일] Back focus용 어댑터 제작

별 사진을 찍다 보면 자잘한 어댑터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카메라 연결 어댑터, 보정 렌즈 연결 또는 변환 어댑터 등등 종류도 다양하죠. 문제는 표준이 없고 망원경 제조사마다 자신들의 기준으로 만들다 보니 몇몇 종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호환이 전혀 안됩니다. 불편한 것은 소비자의 몫이죠.

만약 경통과 카메라 사이에 Reducer나 Field Flattener 같은 보정 렌즈를 사용한다면 더 복잡해집니다. 이런 보정 렌즈들의 경우 '보정 렌즈의 끝에서 카메라의 센서면까지의 거리'를 보정 렌즈에서 정한 거리로 맞춰야 하는데, 이 거리를 Metal back distance 혹은 Back focus라고 부릅니다. 복잡하죠?

이 거리를 정확하게 맞추지 않으면 주변 상이 심하게 왜곡되기 때문에 별 사진을 찍는 분들은 이 Back focus라고 부르는 거리를 맞추기 위해 골머리를 앓습니다. 물론 보정 렌즈를 사용하지 않으면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Takahashi社의 경우 Canon과 Nikon의  DSLR 카메라에 맞는 Camera Mount 어댑터를 별도로 판매하는데, 아래와 같은 시스템 차트를 참고해서 카메라 연결에 필요한 어댑터를 구매하여 구성하면 Back focus를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카메라 제조사에 맞게 Back focus를 잘 맞춰놨기 때문이죠.


위의 차트를 보면 18번 Reducer를 이용한 촬영의 경우 30번과 33번 어댑터를 조합하면 DSLR과 연결할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이 차트를 보면 무슨 소린가 싶지만 화살표만 잘 따라가면서 필요한 어댑터를 구매하여 연결하면 됩니다. 차트를 자세히 보신 분은 알겠지만 어디에도 필터 박스를 연결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이 차트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33번 '카메라 마운트 어댑터'에 48mm 필터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H-Alpha 필터도 이 어댑터에 장착하고 촬영을 합니다.

하지만 필터를 추가하면 초점 위치가 달라지는데요.(사진, 안시 마찬가지) 필터의 두께에 의한 굴절률의 변경 어쩌고 저쩌고... 머리 아프고 이해 안 되는 이론은 치우고... 장착하는 필터의 두께에 따라 Back focus의 거리를 보정해 줘야 합니다.


위 이미지는 필터의 두께에 따라 초점면이 이동(Shift)하는 것에 대한 수식이라고 보면 되는데, 머리 아프니까 결론을 보면 '초점면의 이동 거리는 필터 두께를 3으로 나눈 만큼 뒤로 이동한다.'이며 간단히 하면 '필터 두께를 3으로 나눈 만큼을 Back focus에 추가'하면 됩니다. 그냥 암기하면 됩니다.

머리 아픈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렇게 필터로 추가된 초점 거리를 보정하려면 스페이스 링을 사용하거나 어댑터의 두께를 변경해야 합니다. 딱 맞는 구경의 스페이스 링은 찾기 어려우니 어댑터를 원하는 길이로 제작하는 것이 가장 쉽겠죠. 그런데 개인이 어댑터를 하나 깎으려고 간단하게 손으로 도면을 그려서 가공업체에 간다고 해도 돈 안 되는 이런 단품 가공은 거의 해주지를 않습니다.

다행히 이런 망원경 관련 어댑터를 전문으로 제작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PreciseParts란 곳인데요. 온라인 주문으로 망원경 어댑터를 가공해 줍니다. 위치는 미국의 마이애미에 위치해 있다고 홈페이지에 나와있네요. 주문하면 평균 2~3주 정도 걸립니다. 회사 이름만큼 정밀하지는 않고 외관은 좀 투박하게 가공되어 오지만 그래도 쓸만한 수준입니다. 사실 이런 곳이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죠. 


홈페이지는 아주 심플합니다. 어댑터의 치수를 선택하기 위한 제조사를 선택하는 리스트가 있는데요. 어댑터 앞뒤의 제조사를 선택하면 됩니다. 이게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어댑터의 정확한 치수를 몰라도 제조사와 부품의 이름만 알면 웬만한 것은 다 목록에 있어서 고르기만 하면 되니까 아주 편리합니다.


제조사를 고른 후 어댑터의 앞쪽에 연결할 부품을 고르고 어댑터의 뒤쪽에 연결할 부품을 고르면 이제 어댑터의 길이만 입력하면 끝~! 간단하죠? 저도 처음엔 원하는 부품이 없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FSQ-106ED의 경우는 미국 수출용 버전과 별도로 구분되어 등록되어 있어서 고르기만 하면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원하는 어댑터의 길이를 넣고 'Build' 버튼을 누르면 아래 이미지처럼 가공될 부품의 도면을 보여주고 배송료가 포함된 제작 가격이 표시됩니다.


어댑터는 알루미늄을 기계 가공한 후 블랙 아노다이징 처리까지 해주고요. 외부에 널링(Knurling) 가공도 해줍니다. 조금 허접하긴 하지만요. 그리고 내부는 반사 방지 처리를 해준다는데 뭘 한 건지 모를 정도라 기대할 수준은 아닙니다. 도면 아래쪽에 있는 'Virtual Reality 3D View'를 클릭하면 가공될 어댑터의 모습을 3D로 보여주는데 카메라 회전도 할 수 있어서 미리 완성품을 예상해 볼 수도 있죠. 홈페이지는 허접한데 나름 신경 좀 썼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결제(Paypal로 결제됩니다)만 하면 언제까지 가공해서 배송하겠다는 날짜를 메일로 보내주는데 거의 정확하게 그 날짜에 배송을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배송이 시작되면 가공된 어댑터 사진을 찍어서 메일로 보내줍니다. '이렇게 만들어서 배송 시작했어'라는 뜻이겠죠.


이곳의 어댑터 제작 비용은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의뢰한 어댑터도 간단한 부품이지만 $124나 했으니까요. 그래도 치수에 대해 신경 쓸 필요 없고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용할만합니다. 이곳이라도 없었다면 개인이 어댑터를 가공하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니까요.

혹시 저처럼 커스텀 어댑터를 가공해야 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이용해 보세요.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어댑터가 도착합니다.

2020-01-19

[2020년 1월 4일] 2020년 새해 첫 촬영기


2020년 새해가 밝고 맞는 첫 주말. 날씨가 맑다는 예보였지만 문제는 전날 내린 눈이었습니다.

해발 1010m에 위치한 조경철 천문대의 진입로는 비포장 도로가 섞여 있는 데다, 경사가 심해서 눈이 조금만 와도 진입을 할 수가 없습니다. (날이 맑아도 올라갈 수 없는...) 그래서 홈페이지를 통해 도로 상황을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이날 낮까지만 해도 도로 상황은 '진입금지'로 나와 있어서 다른 관측지로 가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오후 늦게 다시 확인해 보니 다행히 '진입 가능'으로 변경이 되었더군요. (유후~!)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초저녁에 조경철 천문대로 출발을 했습니다.

가는 길이야 항상 비슷하니까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만, 이날은 금요일인데도 차가 많지 않아 예상보다 조금 더 일찍 천문대에 도착했습니다. 천문대는 한창 일반인 관측 시간일 텐데 생각보다 조용합니다. 간간히 돌아가는 차들만 있을 뿐 방문자가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월령 8일의 달이 떠 있었고 기온은 영하 9도 정도로 쌀쌀했지만 순간 초속 4m 이상으로 부는 바람이 달 보다 더 걱정이었습니다. 이날은 촬영보다 ASIAIR를 이용한 가이드 테스트가 목적이었는데 바람이 강하면 가이드가 잘 될 수가 없겠죠. 자칫 바람 때문에 제대로 된 테스트를 할 수 없을까 걱정이 됐지만 부지런히 장비를 설치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손이 곱아 호호 불면서 간신히 장비를 설치하고 마운트에 배터리를 연결하려는데...

음?!?!?? 마운트용 배터리가 담겨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있습니다!!!!!


식은땀이 나면서 순간 얼음이 되었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이대로 촬영이 끝인 건가... 여긴 왜 온 것인가...' 온갖 생각이 순간적으로 휘리릭 지나갔습니다.

허둥지둥 장비를 챙기다 빼놓고 온 모양입니다. 네. 순간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비상용으로 12V 5AH 무보수 배터리를 가지고 다니니까요. 트렁크를 뒤져서 12V 배터리를 찾아 연결했습니다. 음... 마운트가 작동하다 불이 이상하게 깜빡입니다. 확인해 보니 배터리가 늙어서 그런가... 전압이 너무 낮습니다... 또 망했습니다...

이대로 접어야 하나 망설이던 순간! 최근에 중국 Aliexpress에서 구매한 PD 전원 케이블(https://sbrngm.tistory.com/337)이 생각났습니다. 현장에서는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불안했지만 마지막 희망이라 따질 여력이 없었습니다...

PD 전원 케이블의 길이가 짧아서 5V 외장 배터리를 하프 피어에 고무줄로 묶고 나서야 전원을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어렵게 연결하고 전원을 넣으니 다행히 아주 잘 동작했습니다. 와우~! 다행히 촬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 하나 해결하고 떨리는 손으로 PoleMaster를 연결합니다. 이 녀석이 요즘 말을 잘 안 듣습니다. 화면 갱신이 엄청 느려지거나 아예 갱신이 안되거나 해서 극축 설정을 하는데 애를 먹입니다. 오늘은 제발 잘 되기를...

역시 안됩니다 ㅠㅠ 극축 설정을 위해 PoleMaster를 노트북에 연결하고 화면을 보니 또 화면 갱신이 되지 않습니다. 아오 정말...

기온이 영하 9℃로 추워서 노트북이 제대로 동작을 안 하는 거 같습니다. 가벼워서 휴대성이 좋을 거 같아 구매한 LG Gram이 계속 속을 썩입니다. 아직 노트북이라고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의심이 갑니다. 다음엔 다른 노트북으로 테스트를 해봐야겠습니다. 이렇게 1시간을 끙끙거려 간신히 극축 설정을 마치고 한 숨 돌리려는데...

'저기요...' 갑자기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순간 흠칫... '누구지? 여자가 한 밤중에 이 산꼭대기에 왜??' 

돌아보니 방한장비로 꽁꽁 싸맨 사람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저랑 비슷한 시간에 도착해서 16인치 정도 돼 보이는 돕소니안 망원경을 강아지 집 앞에 설치하던 분인가 본데 여성분이셨군요. 저에게 언제까지 있을 건지 물으시더군요. 왜 그러시냐고 묻자 사람도 없는데 개는 짖고 무서워서 그런다고 가기 전에 꼭 얘기해 달라고...(제가 더 무서웠습니다...)

촬영 전에 ASIAIR의 가이드 Calibration에서 설정문제로 오류가 좀 있었지만 ASIAIR는 사용하기 편리했습니다. 그것도 차 안에서 설정하고 확인할 수 있으니 정말 좋더군요.

참고로 PHD2 Calibration에서 'RA Calibration Failed Star Did Not Move Enough' 오류가 난다면 Calibration Step 값을 충분히 높여주면 대부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초점거리가 짧은 가이드 망원경을 사용하는 경우에 주로 발생합니다. 만약 초점 거리가 긴 가이드 망원경이라면 반대로 Step 값을 줄여주면 됩니다.


테스트 촬영을 해보니 FSQ-106은 FSQ-85보다 화각이 좁아서 장미성운과 크리스마스트리 성운을 한 화면에 넣기는 불가능했습니다. 아쉽지만 장미성운을 촬영하기로...

ASIAIR의 스케줄 기능을 사용하니 촬영된 결과도 확인하면서 촬영 과정을 모두 원격으로 볼 수 있으니 정말 편하네요. 바람이 초속 4m로 순간순간 불어오는 환경이라 가이드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꽤 괜찮은 가이드 그래프를 보여줍니다. M-Gen보다 PHD2가 가이드를 잘하는 걸까요? 아직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원에 가까운 별상입니다. 

촬영을 시작하고 차 안에서 좀 쉬다가 강아지들 간식도 줄 겸 천문대를 돌아봤습니다. 천문대가 조용하니 방문객이 없나 봅니다. 무섭다던 그 여성분은 새벽 1시가 넘자 돌아갔고요. 주차장을 다 돌아봤지만 천문대에는 저 혼자였습니다. 

이럴 때 강아지들 사진을 찍어야겠다 싶더군요.

강아지 집으로 다가가자 저를 알아보는지 꼬리를 치며 반기는 녀석들... 


여기 보세요~ 찰칵~~ 번쩍~!

요 녀석들 드디어 얼굴 공개!! 천문대에 관측하거나 촬영하는 사람이 없으니 마음껏 플래시를 터트렸습니다. 지난달 까지만 해도 강아지였는데 금방 컸네요. 사진 찍느라 고생했으니 일부러 준비해 간 강아지 간식을 듬뿍 줬습니다. 사진의 오른쪽에 있는 녀석이 저 울타리의 문을 뛰어넘어 자주 탈출을 하는데 이번에 보니 막아버렸네요. 너 어쩌냐 이제 밖에 못 나오겠다.


강아지들 집에서 천문대로 올라가는 길에 올려다보니 오리온이 지평선으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이제 한겨울이 물러가고 곧 봄이 온다는 증거겠죠. 이 언덕길을 올라가면 천문대 정문 주차장이 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곳에서 관측을 하거나 촬영을 하죠. 하지만 이날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초저녁에 달이 있어서 그랬을까요? 다들 오늘은 쉬시는 듯...

둘러보는 김에 가까이 가 본 적이 없던 레이더 기지에도 가봤습니다. 


365일 항상 근무를 하시는 듯한 광덕산 기상 레이더 기지. 저는 부러운 곳에서 근무하시지만 실제로 근무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노고가 많겠습니다. 그나저나 레이더 돔이 축구공 같네요...


레이더 기지에서 내려다본 조경철 천문대. 이런 건물을 산꼭대기에 건설하는 것도 정말 큰일이었겠습니다. 그분들의 노고 덕에 저는 편하게 방문해서 촬영을 할 수 있는 거죠. 이 천문대의 건설을 위해 노력하신 조경철 박사님께도 감사를...

촬영을 마치고 짐을 챙기고 있는데 뭔가 허연 것이 보입니다. 깜짝이야... 오늘 참 많이 놀라네요...


어떻게 탈출을 한 건지 간식 달라고 직접 찾아왔네요. 탈출 못한 녀석은 목놓아 울어댑니다. '걔만 주면 안 돼애애~'

남은 간식과 소시지까지 탈탈 털어서 두 녀석에게 먹여줬습니다. 추운 날씨에 밖에서 자느라 고생이 많다...


ASIAIR의 테스트는 다행히 잘 마쳤습니다. 모든 기능을 사용해 본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것도 확인했고 결과도 만족스럽습니다. 오토 가이더와 촬영 스케줄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사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벌써 1월 말이 되어가지만 날씨가 허락하지 않아 별이 많은 그곳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 연휴의 날씨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