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10분에 마지막 목성 촬영을 마치고 나니 몸이 얼어서 말이 아닙니다. 신발에 넣어뒀던 핫팩은 벌써 다 식어 버렸더군요... 하지만 달은 원하는 고도까지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대표적인 분화구 몇 개를 골라 고배율로 확대촬영할 계획이었는데요. 고도가 낮은 달을 보니 자정에 보던 목성보다 더 심하게 일렁거립니다. 고도가 올라올 때까지 더 버티자니 몸이 못 견딜 거 같아 계획을 바꿔 달 전체를 촬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추워서 무뎌진 머릿속으로 곰곰이 계산을 합니다. 어차피 시상이 최악이라 달의 해상도는 떨어질 테고 세부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체 느낌을 잡는데 주력해야 하는데 감도와 셔터 속도는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또, 전체를 몇 부분으로 나눠 촬영할지... 일단 후퇴.......
잠시 사무실로 내려와 달달하게 커피를 만들어서 마시며 몸을 녹였습니다. 시상이 안 좋은 상황에서 달을 촬영하려면 최대한 많은 부분을 겹치도록 촬영해서 쓸만한 컷을 최대한 많이 얻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면 한 부분을 여러 장 촬영한 것과 같은 효과죠.
계획이 섰으니 이제 실행을 하러 다시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몸도 좀 녹였고 그 사이 달도 조금 더 고도가 높아졌네요. 하지만 노트북 화면으로 본 달은 엄청난 일렁임이 일어납니다.
차근차근 빠진 부분이 없도록 1/3 이상이 겹치도록 촬영을 했습니다.
40여 분 동안 총 촬영 매수는 81개였습니다. 많이도 겹쳐 찍었군요... 이 중에서 쓸만한 걸 추리고 나니까 61개의 동영상이 남았습니다.
시간은 이미 새벽 3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라 일단 철수를 했습니다. 설치는 괜찮은데 늘 해체가 힘들죠... ㅠㅠ 손도 시리고 피곤한데 부품이라도 잃어버릴까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데 손이 말을 안 듣습니다. 간신히 철수하고 다음 날 천천히 합성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촬영 매수가 많으니 동영상 스택도 꽤 시간이 걸리더군요. 합성이 끝나고 달의 이미지를 보니까 역시 세부는 많이 빠진 밋밋한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이제 모자이크 작업이 남았는데요. 눈 빠지도록 거의 반나절 동안 끙끙거리며 이어 붙이기를 한참... 총 36장의 이미지를 이어 붙여서 하현달의 이미지를 완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Date : 2014-12-14
Time : 02:43 ~ 03:04 KST
Location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Korea
Seeing : 3/10
Transparency : 3/5
Telescope : Celestron C8 (D=200mm FL=2000mm F/10.0)
Mount : Takahashi EM-11 Temma2 Jr.
Camera : ZWO ASI120MM @F/10, Exp=1.6ms, Gain=50, Gamma=50
Software : Registax6, Photoshop CS3
Etc : 총36장 이미지 모자이크 합성. 원본의 70%로 크기 조절.
ASI120MM 카메라는 필터와 CMOS를 청소하고 난 후여서 별도의 Flat 처리는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생각보다 좀 어둡게 나왔는데요. 그래도 콘트라스트가 높아 보입니다.
세부적인 부분은 포기했지만 완성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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