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9

[2019년 11월 29일] 별(星) 볼일 없는 날(1)



오늘처럼 월령 좋은 주말에는 꼭 구름이 끼는 아주 신기한 현상이...

머리 아픈 일도 많고 이른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요즘엔 별 보는 것이 유일한 낙입니다. 항상 혼자만 보고 생각하던 별을 요즘엔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분의 글도 읽어보고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 자극도 받으면서 더욱 별 보는 게 재밌어졌습니다. 혼자 하면 그냥 즐기고 마는 것이었는데 다른 분이 하시는 걸 보고 배우고 하면서 더 잘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기네요. 그런데 날씨가...

이번 주에는 최근의 촬영에서 가이드가 신통치 않았던 문제를 해결해 보고 싶었는데... 뭐... 해결이라고 하기도 뭐하긴 합니다. 원인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게 더 큰 문제!! 두둥...

요즘은 행성을 촬영할 때와 같은 열정이 사실 없었습니다. 연구하고 공부하고 그럴 여유도 없었고요. 하는 일도 정리하려는 와중에 취미까지 머리 아프기 싫어서 너무 대충 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거기다 요즘은 장비들이 좋아져서 많은 부분을 다 알아서 해주니 나이 먹고 거기에 잘 적응 못한 부분도 있죠.

이제부터는 하나씩 정석대로 빼먹지 않고 모두 해 보려고 합니다. 촬영 대상도 좀 미리 선정해서 촬영 계획도 좀 세우고요. 촬영 후에도 대충 처리하던 이미지 프로세싱도 좀 더 신경 써 봐야겠습니다. 사놓고 방치해둔 Pixinsight를 어떤 분이 잘 정리하고 계셔서 그분 덕을 좀...

그래도 당분간은 DSLR을 이용한 촬영은 계속할 생각입니다. 아직까지는 Deep-sky용 카메라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한 번에 해야 할 일이 너무 늘어날 까 봐서 그게 좀... 시작은 좀 평범하게...

오늘은 날씨도 흐리니 간만에 몬헌월드에서 고룡이나 한 마리 때려잡아야겠습니다.

2019-11-25

[2019년 11월 23일] NGC 1499 - California Nebula


2019-11-23 03:44(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6x5min @ ISO-1600, F/3.7, Photoshop CC 2020


'그믐달에 날아가 버린 캘리포니아 성운'이라고 하고 싶지만 달의 영향 보다도 대상을 너무 쉽게 생각한 거 같습니다. 생각보다 세부를 살리기 어려운 대상이네요. 거기다 가이드가 흘러서 더더욱 흐릿해져 버렸습니다.

촬영 전에 계획을 잘 세우고 합성까지 미리 고려해서 촬영을 해야 하는데, 최근의 촬영을 보면 계획 없이 즉흥적인 데다 별 보러 간다는 느낌이지 촬영하러 간다는 느낌은 아니라...

이제 눈이 내릴 시기가 다가오는데 그 전에 차분히 한 대상이라도 제대로 촬영을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혼자 반성중...)



겨울 은하수도 보일 정도로 청명했던 밤. 날씨도 포근하고 바람도 안 불어서 별보기 참 좋았던 밤이었습니다. 여름보다는 겨울이 별 보기에는 더 좋은 계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역시 별은 추울 때 봐야 제맛!

2019-11-24

[2019년 11월 23일] Barnard 33 - Horsehead Nebula

2019-11-23 02:11(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5x5min @ ISO-1600, F/3.7, Photoshop CC 2020


너무 말머리성운(Barnard 33)만 찍는 거 같군요... 그 와중에 가이드도 실패...

달뜨기 전에 말머리성운의 RGB 이미지를 촬영해서 지난번에 촬영해둔 H-Alpha와 합쳐 HaRGB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습니다만, 이번에 촬영한 RGB 이미지의 품질이 너무 말이 아니어서 도저히 합성을 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번 출사에서는 가이드가 자꾸 흐르는 문제가 제일 컸네요.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옆에서 지켜보지도 않고 너무 무책임하게 촬영을 한 게 원인이지 싶습니다. (예비 촬영에서 별이 흐른 거를 봤는데도 무시하고 별일 없겠지 했다는...)

이번 출사에서는 캘리포니아 성운(NGC 1499)도 촬영을 했는데요. 그믐달 무시했다가 확 떠 버리는 바람에 합성해봐야 별 볼일 없을 거 같아 시도도 안 했네요. 별로 얻은 거 없이 카메라만 하나 해 먹은 뼈아픈 출사가 되었습니다.

달(月)의 고도와 이미지의 밝기 변화



제목만 보면 뭔가 대단한 내용을 연구한 거 같지만 실상은 간단한 고찰 시리즈.

위 사진은 달(월령 25.6일)이 뜨기 시작할 때 촬영을 시작한 캘리포니아 성운(NGC 1499). 자정이 넘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달이 뜨기 전에 다른 대상을 하나 먼저 촬영하고 달이 뜨면 캘리포니아 성운은 H-Alpha 촬영을 할 생각이었지만, 피곤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면서(카메라 다 내리고 초점도 다시 맞춰야 함. 엄청 귀찮음.) 그믐달이 밝아봐야 얼마나 밝겠냐는 생각으로 일반 촬영을 감행. 결국 달은 얇아도 달이더라는 진리를 깨달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믐달의 달 그림자

달이 뜨기 시작하고 고도가 올라가면서 촬영된 결과물의 배경이 밝아지고 성운이 희미해지는 기적이 눈으로 보이더군요. 너무 당연한 거지만 앞으로는 달의 월령과 관계없이 달이 있을 때는 무조건 H-Alpha 촬영만 할 겁니다.

기왕 망친거 이 밝기 차이를 수치로 비교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보정하지 않은 원본 이미지에서 성운이 차지하는 픽셀이 많은 Red 채널의 밝기(Luminosity) 히스토그램을 확인하였고 그 결과 달의 고도가 약 7도 높아질 때 마다 밝기가 약 8%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말이죠...

[2019년 11월 23일] 광덕산의 북극성 일주



Canon PowerShot G7X Mark III 로 촬영한 광덕산의 북천 일주입니다.

똑딱이 카메라에 일주 사진 기능이 있는 것이 신기해서 촬영을 해봤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화각이 좀 애매해서 지상 풍경을 많이 담지 못해 볼품없는 소용돌이 모양이 됐지만, 구도 좀 잘 잡고 촬영하면 아주 쓸만하겠습니다.

똑딱이가 참 많은 일을 하네요. 이젠 똑딱이라고 무시하면 안되겠습니다. 광량이 부족한 거 말고는 촬영하기도 완전 편합니다. 시간 설정하고 셔터만 누르면 알아서 찍고 합성하고 혼자 다합니다.

이렇게 신기하고 똑똑한 똑딱이 카메라를 말로만 이뻐하던 저는 촬영이 끝나자 마자 바닥에 뽥!!! 놀라서 허둥대다가 발로 한 번 더 콹!!!! 두 번 죽였습니다. 지못미... 다음생에 만나자... 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

2019-11-23

[2019년 11월 23일] 겨울의 포근했던 밤


오랜만에 맑은 날이 예보되어 많이들 별을 보러 다녀오신 듯 하더군요.

그믐달이 새벽 3시경에 뜰 예정이라 일찍 가고 싶었지만 꼭 이런 날은 잘 되던 일도 문제가 생깁니다. 결국은 일을 마치고 출발을 하니 평소처럼 밤 10시가 넘어서 출발을 하게 됐습니다.

날씨도 그리 춥지 않고 봄 날씨처럼 푸근하기까지 한 날이라 많은 사람들이 천문대를 방문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도착해 보니 텅텅 비어있네요. 다들 다른 곳으로 보러 갔나 싶을 정도로요. 송년회가 많은 시기라 그런가 아니면 추워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조용해서 아주 좋았습니다.

이번에도 특별히 준비 없이 떠난 출사라 '그믐달이 밝아봐야 얼마나 밝겠어' 했지만 역시 달은 달이더라는... 달의 고도가 올라가면서 그림자가 질 정도니... 달이 떠서 고도가 올라가는 사이 촬영한 성운의 밝기가 줄어드는 기적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달이 있는 날은 월령에 관계없이 무조건 H-Alpha 촬영만 할 겁니다.

촬영하는 동안 천문대를 둘러보니 정문 주차장 쪽에 몇 분 계시던데, 모르는 사람하고 대화하는 걸 꺼려하는 성격이라 멀리서 슬쩍 사진 한 장 찍고는 강아지들 간식도 주고 일주 촬영도 하면서 혼자 잘 놀다 돌아왔습니다.

2019-11-14

[2019년 11월 13일] 유행 지난 별 지우기(Star removal)


별을 지운 NGC 7000

StarNet++을 이용해서 유행 다 지난 별 지우기를 해 봤습니다.

위의 북아메리카 성운(NGC 7000)을 보면 뭔가 어색하죠? 별이 몽땅 사라져서 그렇습니다. 원래는 아래의 원본 이미지처럼 수많은 별들이 찍혀 있어야 하죠. (은하수 주변이라 특히 별이 많네요.)



신경망(Neural network)을 이용하여 별을 지운다는 데 자세한 내용은 심심할 때 살펴보기로 하고, 우선 별을 지워봤습니다. 사용법도 간단하고 속도도 빨라서 금방 결과를 만들어 내더군요. 신기했습니다. 이렇게 별을 지운 걸 나는 딱히 어디 쓸데는 없지만, 별이 없으니 성운의 모습이 훨씬 상세히 보이는 거 같네요. (기분 탓 일수도...)

이전에 촬영했던 다른 대상들도 적용해 봤습니다.



말머리성운(Barnard 33) 주변은 꽤 밝은 별이 있는데 정말 깔끔하게 지워줬군요. 거기다 오리온성운(M 42)은 별이 없어지니 인공위성 궤적이 더 선명하게 보이네요. 결과적으로 별이 없어지고 배경과 성운만 남게 되니 안 보이던 것들도 눈에 들어오고 아주 쓸데없지는 않은가 봅니다.

근데... 별이 없어지니까 뭔가 적막한 느낌이...

2019-11-10

[2019년 11월 9일] Barnard 33 : H-Alpha 촬영 드디어 성공!


2019-11-09 02:58(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1x10 min @ ISO-6400, F/3.7, DeepSkyStacker 4.1.1 Photoshop CC 2019



입동(立冬) 날 드디어 속 썩이던 H-Alpha 촬영에 성공했습니다!! 유후~

월령 11일로 달은 밝고 날은 쌀쌀했지만 바람도 적당하고 날씨도 맑아서 촬영하기 아주 좋은 날씨였습니다.

Canon 6D Mark II 카메라의 빛샘 현상은 확실히 라이브 뷰(Live view) 상태에서 촬영하면 생기는 현상이 맞았군요. 일반 상태에서 촬영을 하니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촬영 중간에 대상이 자오선을 넘는 바람에 적도의가 Tracking을 멈췄지만 다행히 일찍  발견해서 몇 장 날리고 무사히 촬영 종료. 하지만 Meridian flip후에 구도를 다시 잡지 않고 촬영하는 바람에 위로 쏠려 버린 이상한 사진이 됐습니다.

이번처럼 적도의가 중간에 Tracking을 멈추는 현상은 제품의 결함이 아니라, 자오선(Meridian)을 넘으면 자동으로 중지되도록 설정이 되어있었네요. 경통과 삼각대의 충돌 방지를 위한 기능인데, 남중(南中)하기 전의 대상을 촬영할 땐 이 기능을 꼭 끄고 촬영해야겠습니다. 10년 넘게 구닥다리 기계식 EM-11 적도의만 사용하다가 똑똑한 적도의를 사용하려니 적응이 안되네요. (새로운 기능을 익히는 게 이제는 쉽지 않습니다. ㅠㅠ)

아침에 돌아와서 잠깐 눈 좀 붙이고 바로 합성을 해 보니 촬영매수가 적어서 거칠긴 하지만 풀 프레임의 시원한 화각에 주변의 풍부한 성운기가 잘 보이는군요. 달이 떠있는데 이렇게 나오는 게 정말 신기하네요.

아래 이미지는 원본 이미지에서 '말머리 성운' 주변만 Crop 한 이미지입니다.


Barnard 33 말머리 성운 Crop

[2019년 11월 9일] 입동(立冬)과 천문대



입동(立冬) 날 별 보러 다녀왔습니다. 벌써 가을이 다 가고 겨울이 왔네요.

역시 별은 추운 겨울의 달 밝은 날 보는 게 제 맛!

날이 추우니 사람이 없군요. 여기저기 플래시 비추고 떠들던 비매너 인간들이 싹 없어지니 이렇게 한가하고 좋은 것을... 추우면 안 올 테니 이제 한 동안은 조용하겠군요.



오리온이 저렇게 높아졌다는 건 정말 겨울이 왔다는 증거... 이제 금방 눈이 내리겠네요.

천문대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봐도 사람이 없어 한산합니다. 그래도 천문대 정문 주차장 쪽에는 열정적인 3팀이 열심히 촬영을 하고 계시네요. 저는 천문대 아래쪽 개집 앞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월령 11일의 달이 떠 있었지만 차의 보닛에 별이 비칠 정도로 맑은 날.

달이 밝아서 겨울 은하수는 안 보이지만 생각보다 꽤 많은 별이 보입니다. 무엇보다 이날은 바람이 심하지 않아서 정말 좋았어요. 온도 1.7도에 습도 41%로 생각보다 춥지 않고 쾌적한 날씨가 근래에 방문한 날 중에 최고였습니다. 이제 곧 추워지겠지만요...



달은 서쪽으로 거의 저물어 가지만 아직도 주변은 별이 안 보일 정도로 밝군요. 천문대 동쪽 편에 자리 잡기를 잘한 거 같네요. 달의 영향도 덜 받고. 바람도 막아 주니까요. 항상 경쟁이 제일 치열한 자리죠. 개집 앞이라 강아지도 2마리가 있어서 심심하지도 않습니다. 소시지 하나면 바로 꼬리 치며 반겨주는...



천문대 아래쪽은 불야성이네요. 참 많이 다른 풍경이 이질감을 느끼게 합니다. 별을 볼 수 있는 곳이 국토 전체에서 몇 군데나 될까?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10년 후에는 아예 별을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질지도...



북두칠성이 수직으로 섰네요. 왠지 물음표처럼 보이는 것이... 퀘스트를 완료해야만 할 거 같은...

이곳저곳 기웃거리기도 하고 졸기도 하다 보니 해가 뜰 모양입니다. 어스름이 올라오네요. 밤을 꼬박 새도 재밌는 것을 보니 취미는 참 좋은 것이죠.


2019-10-31

[2019년 10월 31일] FSQ-106ED 병원으로...


병원 가기전 무게 부터..

FSQ-106ED를 제조사인 TAKAHASHI 일본 본사에 점검을 보냈습니다. 잘 다녀와라... 어흑 ㅠㅠ

올해 초에 구입해서 잘 사용했습니다만, 우연히 대물렌즈의 안쪽에 이물질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사람이 간사한 게, 모를 땐 안 보였는데 한 번 보고 나니까 안 보려고 해도 계속 보이네요. (눈 감아도 보임)

대물렌즈의 이물질이라 1mm 정도의 이물질은 성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신경 쓰이는 것을 참고 쓰느니 일본 본사에 A/S를 요청해서 점검을 받기로 했습니다.

TAKAHASHI라고 하면 아마추어 천문인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브랜드인데 요즘은 제품 검사를 대충 눈감고 하는 모양입니다. 불 빛만 비쳐봐도 바로 보이는 이물질을 그대로 통과시켜 판매를 하다니... 일본 제품의 품질도 이제는 별 볼일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한 번도 본적 없는 대물렌즈의 이물질 치료를 위해 멀쩡하게 잘 사용하던 경통이 일본으로 병 고치러 먼길 떠났으니 당분간은 동생(FSQ-85EDP)으로 촬영을 해야겠습니다.


형과 동생의 단란하던 한 때...

'사용도 잘 안 하는데 방출할까' 생각도 했었지만 그냥 가지고 있기를 잘했습니다. 이제는 네가 주력이다.

모쪼록 병 치료 잘하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돌아오려면 몇 달은 걸릴 듯...

2019-10-21

[2019년 10월 12일] 빛이 새는 현상 해결 그리고 허무함...



한글날 방문했던 천문대를 며칠 만에 또 왔습니다.

달도 환하고 일본에는 사상 최대의 태풍이 상륙해서 그 여파가 우리나라까지 미칠 정도로 바람이 정말 엄청나게 부는 날이었습니다.


국가기상위성센터 가져온 이미지입니다. 태풍이 정말 큼직합니다.

이런 날 관측을 오는 거 자체가 이상한 일이지만 저 말고도 이상한 분이 몇 분 계시더군요.

정말 거짓말 안 하고 몸이 밀릴 정도의 순간 강풍이 마구 불고 있었습니다. 장비를 설치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요.

그래도 빛 샘 현상이 왜 생기는지 테스트를 하고 싶은 마음에 무리해서 촬영을 감행했습니다.



달이 밝아서 촬영을 하면 대낮처럼 환합니다. 하지만 강풍에 망원경에 달린 케이블들이 춤을 추네요.

Star Align도 없이 수동으로 대상을 찾아서 촬영을 했습니다. 경통이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결과는 볼 필요도 없으니까요.



엇??? 이번엔 빛 샘이 안 생겼습니다. 특별히 한 게 없는데 왜 없어졌을까... 그날 습도가 높아서 그랬던 걸까...

카메라 설정을 이리저리 확인해 봤습니다만 특별히 손댄 설정이 없었습니다. 거참 진짜 이상하네... 설마 진짜 고스트??

한 장 더 찍어봤습니다.



드디어 나타났네요...ㅠㅠ

H-Alpha에서만 생긴다면 Baader 필터의 난반사가 문제라고 생각하겠지만 필터가 없어도 생기는 거로 보면 카메라 문제가 100%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왜 빛이 들어간것 처럼 촬영이 될까요...

그 와중에 예보에 없던 구름이 몰려옵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기운이 빠져서 기다리지 않고 철수를 했습니다.

다음날 페이스북에 관련된 글을 올렸습니다. 이런 현상을 겪어 보셨거나 해결한 경험이 있는 분이 계시면 도와달라고 글을 올렸죠.

20분쯤 지났을까 레인보우아스트로社의 정병준님께서 답변을 달아 주셨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내용을 확인해 보니...

"혹시 라이브뷰 상태에서 촬영시작하지 않으셨는지요? 600D는 라뷰 상태에서 찍으면 동일 증상 있습니다."

라는 답변을...

네 맞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라이브 뷰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한 애들은 죄다 빛샘 현상이 생겼었네요... 천재십니다 ㅠㅠ

캐논 이 쓰레기!!!! 진짜...

니콘은 이런 현상이 없는데 캐논만 이런 현상이 있었군요. 며칠 동안 끙끙거리며 고민한 문제가 허망하게 해결됐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캐논으로 성야 사진 촬영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절대 라이브 뷰 상태에서 촬영하지 마세요. 빛 번짐이 발생합니다.

그나저나 이 캐논을 어떻게 하죠. 버릴수도 없고...

2019-10-20

[2019년 10월 9일] 한글날의 M42 오리온 대성운


2019-10-09 03:45(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 QE 0.73x, Nikon D850 (no mo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9x2min @ ISO-800, F/3.7, Photoshop CC 2019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강풍에 죄다 흘러버려 별이 타원으로 나왔지만 오랜만에 촬영한 데이터를 버리기 아까워 성운이 잘 보이도록 합성해봤습니다. 개조하지 않은 카메라로 촬영해서 붉은색이 거의 없네요.

한글날인 이날은 달이 밝은 날이었지만 H-Alpha 촬영을 해 볼 생각에 늦은 퇴근 후에 조경철 천문대로 향했습니다.

달이 밝은 천문대는 예상대로 한가합니다.

바람이 너무 심했지만 도착하자마자 딴짓 안 하고 부리나케 장비를 설치하고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구도 확인용으로 캐논 6D Mark 2 카메라에 H-Alpha 3.5nm 필터를 장착하고 ISO-6400, 2분 30초 노출로 한 장 촬영한 M42 오리온 대성운.



과노출이기는 하지만 월령 10일의 달이 있는데도 한 장의 이미지에서도 분자운이 꽤 많이 보입니다. 협대역(Narrowband) 촬영이란 참 신기하네요.

하지만 신기함도 여기까지... 이후 본 촬영의 결과에서 빛이 새는 듯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ISO-1600에 5분 노출입니다만 구도확인용 촬영에서는 보이지 않는 빛이 새는 것 같은 현상이 발생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ISO-6400에서는 이런 현상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ISO를 바꿔서도 촬영해 보고 여러 방법을 사용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머리가 아파 오더군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해 보았다고 생각되어 H-Alpha 촬영을 포기하고 일반 RGB 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달이 진 후 캐논 6D Mark2 ISO-1600 1분 노출로 촬영한 보정(補正)하지 않은 원본 이미지입니다.



H-Alpha 필터를 사용한 경우보다는 덜 하지만 동일한 위치에 빛 번짐이 보입니다. (ㅠㅠ)

지금까지 이런 문제가 없었던 거 같은데 왜 이러는 걸까 별별 생각을 다 해봤지만 우선 의심가는 곳은 카메라였습니다. 강제로 센서 앞의 필터를 제거해서 생긴 문제인가 싶었던 거죠. 하지만 이전에 촬영했을 때는 이와 같은 현상이 없었기 때문에 원인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촬영을 망치고 갈 수는 없어서 개조하지 않은 니콘 D850으로 오리온 대성운을 촬영했습니다. 하지만 빛 샘 현상에 시간을 많이 허비하는 바람에 40여 분을 촬영하고 나니 박명이 시작되어 철수해야 했습니다.



밤샘 촬영에도 피곤함보다는 원인이 뭘까 고민을 하며 운전을 하다 보니 벌써 서울에 도착을했네요.

아직도 원인을 알 수 없어 다음 촬영에 의심가는 부분을 테스트 해보려고 합니다.

[2019년 8월 31] 구름속에서 별 빛 샤워



주말만 되면 구름이 몰려와서 몇 달만에 맑다는 예보를 보고는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갔습니다. 새벽에는 구름이 낀다는 예보였지만 그 전 까지 몇 시간 정도 캘리포니아 성운을 촬영해 볼 생각이었죠.

자정이 넘기 직전에 도착한 천문대는 금요일 저녁인데도 한산하더군요.

구름이 낮게 지나가고 있었지만 별이 쏟아질 듯 보이는 하늘에 사람이 없다니?? 나이쓰!!

늘 시끌벅적해서 사실 제대로 촬영하기 쉽지 않은 곳이었는데 다들 다른 곳으로들 가셨는지 한산하니 좋더군요.



장비 설치를 하고 잠시 별도 올려다 보고 캐논 Powershot G7X Mark3 똑딱이로 별사진도 찍어보고 어슬렁 대다 보니 구름이 몰려왔습니다.

앞이 하나도 안 보이게 안개처럼 몰려오더니 순식간에 맑아지기를 반복...



습기가 얼마나 높던지 불빛이 번져 보일 정도였습니다.

정신차리고 얼른 촬영을 시작했지만 몇 장 찍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아예 앞이 안 보일정도의 구름이 천문대를 덮어 버리네요.

1시간 정도 기다려봤지만 희망이 없어 보여 주섬주섬 장비를 챙기고 철수했습니다.

몇 달만에 촬영을 가서는 똑딱이 카메라로 몇 장 찍은 사진이 전부라니...

구름속에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철수하던 분 중 한 분이 오셔서는 초저녁에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고... 그래서 많던 사람들이 모두 철수했다고... 어쩐지 온통 물바다에 산길에는 폭포처럼 물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었군요.

구름없는 주말에 관측지에 사람이 없으면 다 이유가 있는 거였습니다.

장비 설치할 때는 맑고 촬영하려면 구름이 낀다는 만국공통의 진리를 몸소 체험했으며, 어설픈 DSLR 보다 똑딱이 카메라가 성야사진을 더 잘 찍어준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된 출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