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1

RST-150H 적도의 점검과 업그레이드

지난 7월 8일에  RST-150H 적도의 구동 중 RA Encoder Error가 발생했었습니다.



본체 전원을 끊고 다시 입력하는 것만으로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일시적인 인식 오류일 가능성이 높지만 마침 장마철이라 장비를 사용할 일이 없기도 하고 제작사인 RainbowAstro社에서도 다른 이유(?)도 있으니 입고를 권해서 제작사로 점검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요렇게 생긴 알록달록한 예쁜 박스가 하나 도착했습니다. 감성 묻어나는 박스 디자인 좋네요. ^^

박스를 열어보지 않아도 뭐가 들어있는지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박스를 열자 작은 박스 두 개가 들어있었습니다. 적도의와 컨트롤러겠죠? 너무 직관적이라 살짝 당황스럽기까지...

RainbowAstro社에서 이번에 새로 출시한 RST-135 박스에 담아서 제 적도의를 보내주셨더군요.



핸드 컨트롤러의 기능이 업그레이드됐습니다. 본체에 있던 GPS 수신기가 핸드 컨트롤러로 이동했네요. 덕분에 수신율이 높아질 거라고 합니다만 이전에도 GPS의 수신율에는 딱히 불만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기능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컨트롤러에 붙어있는 "WiFi / GPS"라는 문구... 저 문구가 가슴 떨리게 하는군요!!!



그리고 하나 더 엄청난 선물이!!

영하 30도에서도 탄성을 유지한다는 실리콘으로 제작된 케이블이 동봉되어있었습니다! 이런 세심한 부분이 감동으로 다가오죠... 실제로 만져보면 정말 아주 부들부들합니다.  정말 겨울에도 문제없겠습니다!

그럼 본체는????



외형은 변함없지만 메인보드가 교체되었다고 합니다. RST-150의 기계장치에 RST-135의 두뇌가 결합된 이종결합인 것이죠~

왠지 적도의가 더 똑똑해 보입니다. 기분 탓이겠지만요...

새로 발매된 RST-135 적도의를 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기능은 무선 연결을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선으로 적도의를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와 연결할 수 있다는 건 핸드 컨트롤러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능의 확장과 편리함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제는 RST-150H도 WIFI를 통해 아이폰의 SkySafari와 연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RST-150H가 SkySafari와 무선으로 연동되다니 이건 정말 대박입니다!! 

그동안 사진의 구도를 위해 특정 좌표로 이동을 하려면 핸드 컨트롤러에 일일이 좌표를 입력해야 했지만, 이제는 SkySafari와 같은 플라네타리움(Planetarium) 소프트웨어를 통해 쉽게 구도를 정하고 원하는 위치로 쉽게 이동시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제는 다 필요 없습니다. 이 기능 하나면 저는 만족입니다. 

적도의가 일을 하다 보면 가끔 힘드니까 멈출 수도 있고, 오류도 나고 그런 거죠.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RST-135 모델이 출시되면서 기존 유저들은 버림받은 거 같아 서운했는데, 이런 업그레이드를 통해 동일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 RainbowAstro社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2019-07-12

[2019년 7월 8일] 첫 H-Alpha 촬영기 : M8과 M20


2019-07-08 22:35(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7nm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x98sec @ ISO-1600, F/3.7, Photoshop CC 2019
Temperature : 13.7°C, Humidity : 87.5%, Wind speed : 3.6m/sec


정말 오랜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일기 예보를 확인해 보니 낮에는 구름이 많지만, 밤에는 맑을 거라는 예보까지!!
위성 사진을 보니 구름이 어마무시한데... 정말 밤에는 갤까 싶기도 하고... 
오후 내내 고민을 했지만 일기 예보를 믿어 보기로 했습니다. 예보가 틀리면 맑은 공기 마신 거에 만족하는 걸로 하고...

평일이라 퇴근 시간에 차가 막히기 전에 살짝 일찍 출발했습니다. 서울을 벗어났는데 벌써 하늘이 파랗게 개고 있네요!


천문대 가기 전 처음이자 마지막 휴게소에 잠깐 들러 저녁을 해결하고 밤에 먹을 식량도 간단히 챙겨서 다시 출발을 합니다. 마지막 휴게소라고는 하지만 여기부터 천문대까지는 1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매번 밤에만 지나던 길을 낮에 보니 경치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밤에는 어떻게든 빨리 도착하려고 정신없이 운전을 했지만 낮에는 경치가 눈에 들어오니 천천히 경치를 즐기며 운전을 하게 되는군요. 

고속도로가 끝나고 4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한참을 달리면 드디어 "백운계곡" 이정표가 나옵니다. 이제 꼬불꼬불 산길을 한 참 올라가야 하죠. 이 산길을 오를 때마다 저는 애니메이션 "이니셜 D"가 생각납니다. 왠지 드리프트라도 해야 할 것만 같은...


드디어 저 위에 천문대가 보입니다!
그런데 파란 하늘보다 구름이 더 늘어난 거 같은 건... 기분 탓이겠죠?


여름이라 7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해가 지지 않았습니다.
밝을 때 보는 주변 경치도 정말 아름답네요... 해가 많이 기울어서 명암도 뚜렷하고...


북녘땅도 보일 정도로 이날은 청명도가 아주 좋았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금강산이 맞을 겁니다. 생각보다 정말 가깝죠?) 
먼저 와 계신 한 분이 열심히 카메라 세팅을 하고 계실 뿐 천문대는 고즈넉합니다. 까마귀 떼가 좀 시끄러울 뿐...
해가 지려면 시간이 꽤 남아서 천문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어랏? "오늘은 휴관일입니다." 라고 안내하고 있네요. 여기 근무하시는 분들은 언제 쉬시나 했더니 월요일이 휴관이군요.


이 와중에 드는 생각이 "화장실은 알아서 잘 해결해야겠군..." 이었습니다. 실제로 큰 볼일이라도 생기면 낭패니까요. ^^;;

어쨌든 화장실이고 뭐고 일단 너무 조용하고 좋군요! 밤에도 이런 고요함이 지속되기를!!

다 둘러봤으니 이제 망원경 설치할 곳을 찾아봤습니다. 이전 방문 때는 바람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한 기억이 나서 천문대 동쪽 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래도 해가 지기 시작하니까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하네요.


순간 최대 6m/sec의 바람이 부네요!! 계속 이렇게 불면 오늘도 힘들겠지만, 다행히 바람이 잦아들고 있었습니다.

산꼭대기라 항상 바람이 문제네요. 바람을 막아 줄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오늘은 남쪽에 있는 대상을 촬영할 예정이라 서쪽을 과감히 버리고 천문대를 바람막이 삼아 망원경을 설치했습니다.


망원경 설치도 밝을 때 하니까 금방 하네요. 별이 뜨기 전에 경통 냉각도 되겠습니다. 북극성이 안 보일 때 설치는 또 오랜만이라 휴대폰의 나침판을 이용해서 북쪽으로 대충 맞춰 두고 별이 나오기 전까지 또 어슬렁거렸습니다. 여유롭네요. (이때까지만 해도 그랬죠...)

저녁 8시가 넘으니 해는 서쪽으로 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름이 점점 더 줄어드는 것 같아 내심 더 기대가 됐습니다.

벌써 남쪽에는 목성이 보이네요. 그 주위로 안타레스도 보이고요. 슬슬 별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아직 상현달이 떠 있지만 오늘은 H-Alpha 7nm 필터를 이용한 협대역 촬영을 할 생각이어서 부지런히 적도의의 Alignment를 시작했습니다. 

어랏... 첫 번째 시도에서 실패했습니다. 3 Star를 넘지 못하고... (살짝 불길해지기 시작...)

초기화 하고 다시 시도. 다행히 두 번째 시도에서는 5 Star alignment 성공! 

잠시 목성을 겨눠 봅니다. 음... 십자선 아이피스 밖에 없어서 줄무늬 몇 개와 위성이 보이는 거 말고는 특별할 게 없습니다. 달로 GoTo를 합니다. 헉~ 눈뽕 맞았습니다... 너무 눈이 부시네요... 한 동안 눈 앞에 달이 둥둥 떠다닙니다... 

정렬이 완료되었으니 카메라를 설치하고 H-Alpha 필터도 달았습니다. 이제 초점을 맞추고 촬영을 하면 됩니다. 

초점은 살짝 어두운 별로 맞추는 게 회절상을 보기에 편해서 알비레오(Albireo)로 GoTo를 시작합니다. 위이이잉~ 힘찬 소리와 함께 빠르게 대상으로 이동을 하던 마운트가 갑자기 멈추면서 경고음을 내뱉습니다. 삐~삐~삐~


갑작스런 경고음에 당황해서 컨트롤러를 보니 RA Encoder 에러라고 표시가 되네요. GoTo 중에 RA 축의 Encoder를 제대로 읽지 못했거나 다른 문제가 있는가 봅니다... 

컨트롤러를 뺐다 꽂아도 에러가 없어지지 않는 걸로 봐서는 마운트 본체에서 오류가 발생했나 보네요.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마운트 본체를 껐다 켜는 일 뿐입니다. 만약 그래서 정상으로 돌아오면 다행이고 아니면 철수해야 하는 거죠... 어째 오늘은 일이 잘 풀린다 싶었습니다... ㅠㅠ

(나중에 RST-150H 제작사에 문의해서 안 사실이지만 GoTo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배터리의 전압이 낮아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당일날 충전해서 나갔기 때문에 별다른 확인을 하지 않았지만 Encoder의 문제인지 의심가는 분들은 컨트롤러에서 꼭 배터리의 전압을 확인해 보세요.)

마운트의 전원을 껐다 켜니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마운트의 정렬 저장을 하지 않아서 처음부터 다시 정렬을 해야 했습니다...

이미 두 번의 정렬로 밤 9시가 넘은 상태였는데 다시 처음부터 정렬을 하고나니 시간이 꽤 흐른 후였습니다. 

이제 서둘러서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사용해 보는 H-Alpha 필터가 생각보다 정말 어둡더군요. 별의 회절상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ISO를 12800 까지 올리고 40초 노출을 주니 회절상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필터를 사용 안 했으면 몇 분이면 확인할 초점을 30분이나 끙끙거리면서 확인해야 했습니다.


위 이미지를 보면 왼쪽이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별의 회절상입니다. 쉽게 구분이 되기 때문에 초점을 확인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H-Alpha 필터를 사용하면 오른쪽처럼 회절상이 희미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눈을 부릅뜨고 한참을 조절해야 했습니다. 경험이 쌓이면 빨라지겠지만 처음 하는 작업이라 판단하기 쉽지 않더군요...

초점까지 확인했으니 오늘 촬영할 대상인 삼렬 성운(三裂星雲, Trifid Nebula, M20)과 석호 성운(潟湖星雲, Lagoon Nebula, M8)을 한 시야에 담아 구도를 정해야 합니다만 이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하늘은 절반이 구름으로 가려진 상태였습니다. 

한 장도 찍지 못했는데 남쪽도 벌써 구름이 덮기 시작합니다... 

가이드성을 보니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고... 이 상태로 촬영은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어렵게 준비했는데 이대로 철수하긴 아쉬워 좀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잘하면 남쪽이 열릴 거 같기도 했거든요.


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후 은하수와 구름이 한 데 뒤섞여 있었지만 잠깐 촬영이 가능할 정도로 남쪽이 열렸습니다. 

M20을 센터로 GoTo한 후에 구도 확인을 할 틈도 없이 10분 노출의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가이드 성(星)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는데요. 점점 이미지가 작아집니다. 그러더니 사라지네요... 구름이 덮은 후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촬영 종료. 노출을 확인해 보니 딱 98초간 촬영이 됐습니다. 10분은 커녕 2분도 촬영을 못 한 것이죠.

다시 하늘이 열릴까 싶어 한참을 더 기다렸지만 바람 소리만 요란한 것이 희망이 없어 보였습니다. 기대했던 H-Alpha 촬영은 이렇게 짧게 끝났습니다... ㅠㅠ

허망하게 장비를 철수하고 돌아오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은 구름이 걷히고 있더라는... 1시간만 더 기다렸으면....

집에 돌아와서 촬영된 한 장의 이미지를 확인해 보니 98초 촬영이라 딱히 봐줄 만한 사진은 아니지만, 워낙 밝은 대상이라 달이 떠 있는 상황에서도 생각보다는 많은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구름이 몰려오는 다급한 상황에 구도 확인 없이 급하게 촬영한 이미지에서 M8과 M20 부분만 크롭하여 대문 이미지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M21과 다른 대상들도 촬영이 되어 있더군요. 아래는 크롭하지 않은 원본 이미지입니다.


10분이면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었겠지요. 아쉽습니다. 하지만 협대역 촬영의 가능성은 확인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촬영에서는 H-Alpha 7.5nm 필터를 사용했지만 밝은 대상들은 3.5nm 필터를 사용해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촬영을 할 때마다 늘 뭔가 한 가지씩 문제가 생기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다 이 취미의 일부니까 즐겨야겠죠. 당분간은 리듀서(Reducer)를 사용하지 말고 한 대상을 집중해서 촬영해야겠습니다. 

2019-06-25

[2019년 6월 22일] 조경철 천문대 방문




낮에는 온통 구름이었지만 저녁에 하늘이 열릴 거라는 예보만 믿고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갔습니다.

초저녁에 도착했는데 벌써 사람들이 바글바글... 은하수 시즌의 주말은 피해야겠습니다.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 별보는 사람들을 위한 매너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별 반(半) 사람 반(半)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은하수를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방문을 한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생각지도 않은 바람이었습니다. 어찌나 세게 불던지 거의 태풍 수준이라 장비를 설치하고 목성을 보니 시야에서 춤을 춥니다. 장비가 넘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힘들게 장비를 설치했지만, 촬영은 포기하고 맨눈으로 별만 실컷 보다 돌아왔습니다.

이제 곧 장마가 시작될 테니 당분간은 또 별을 못 보겠네요. 장마 전에 마지막 촬영이라 생각했는데 실패네요. 이날처럼 달이 뜰 예정일 때는 차라리 집 옥상에서 H-Alpha 촬영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혼잡한 천문대에 걸려있는 진한 은하수와 목성은 맨눈으로 보기에도 충분히 멋있습니다.

2019-05-08

[2019월 5월 4일] NGC 7000

2019-05-04 01:16(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30x2min, 20x3min @ ISO1600, F/3.7, DSS4.1.1, Photoshop CC 2019



오랜만에 촬영을 했습니다.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가물가물...
자주 촬영을 해야 실력이 늘 텐데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촬영을 하니 결과는 항상 그냥 그렇습니다.

이날은 황사가 심해서 은하수가 제대로 안 보일 정도였지만 북아메리카 성운(NGC 7000)과 펠리컨 성운(IC 5067,5070)이 나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찍혔습니다. 은하수에 있는 대상이다 보니 자잘한 별이 어찌나 많은지 처리에 애를 먹었네요. (사진에 보이는 모래알 같은 작은 점들이 모두 별입니다.)

H-Alpha 필터를 사용해서 촬영해 보고 싶은 대상입니다. 월령이 안 좋을 때 H-Alpha로 촬영해서 다시 합성해 봐야겠습니다.

2019-03-06

Canon EOS 6D Mark II Low pass filter 제거

위 두 장의 이미지는 촬영 환경과 촬영에 사용한 망원경, 노출 시간이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교를 한 이유는 촬영에 사용한 카메라는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카메라로 촬영한 장미성운이지만 왼쪽과 오른쪽의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왼쪽이 오른쪽 보다 성운 전체가 붉게 보이고 조금 더 풍성하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카메라로 촬영했지만 이렇게 다른 느낌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카메라의 센서 전면에 설치된 "Low pass filter"라 불리는 빛의 투과율을 조절하는 필터를 제거했기 때문입니다. (오른쪽이 제거 전(前)이고 왼쪽이 제거한 후(後)에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일반 DSLR 카메라는 피사체의 색을 적절하게 재현하기 위해 가시광선 영역인 "적색" 주변의 빛 투과율을 조절하는 필터를 센서 전면에 설치합니다. 카메라의 센서는 사람의 눈과 달리 근적외선(NIR: Near Infrared) 영역의 빛도 감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적색" 주변의 빛을 그대로 통과시키게 되면 피사체가 더 붉게 나올 수 있어 자연스러운 색을 표현하기 위해 필터로 걸러내는 것이죠. 하지만 천체사진에서는 발광성운(發光星雲)의 대부분이 이 "적색" 주변인 Hα선(656.28nm 파장) 영역에 위치해 있어서 일반 사진을 위해 설치된 필터가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체사진 촬영을 위해 이 필터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냥 카메라를 열고 필터를 풀어서 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저는 망칠까 봐 전문업체에 의뢰했습니다. (저주받은 손이라...)

이렇게 필터를 제거하게 되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전반적으로 붉은 색감이 강하게 촬영이 됩니다. 너무 붉게 나오기 때문에 일반 사진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을 거 같지만 촬영된 이미지를 포토샵에서 Auto Color 한 번 먹여주면 자연스러운 색감으로 복원됩니다. 일반 사진 촬영도 손이 좀 가지만 가능은 한 거죠. 저의 경우는 카메라의 Custom White Balance를 설정해서 좀 더 자연색에 가깝게 보이도록 설정을 했습니다.

천체 사진의 경우도 촬영된 결과를 보면 필터를 제거한 후(왼쪽)가 훨씬 붉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붉은 성운이 훨씬 잘 표현되기 때문에 천체사진용으로는 필터를 제거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됩니다.

2019-03-04

[2019년 3월 1일] FSQ-106ED First light

 2019–03–01 22:52(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MGEN-II
25x3min @ ISO1600, F/3.7, DSS4.1.1, Photoshop CC 2019


오랜만에 촬영을 했습니다. 게으른 탓에 춥고 바람 불면 방콕이라…

12월 초에 촬영을 나갔는데 하필이면 한파 경보. 영하 18도가 되니까 컨트롤러의 액정이 얼어 버리더군요. 고생만 하고 철수한 경험이 있어서 이제 추우면 안 나갈 겁니다. (핑계가 생겨서 좋습니다!!)

겨울에 촬영 못하는 건 다 적도의 때문으로 돌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FSQ-106ED입니다. 남들은 주문하면 1년 걸린다는데 저는 4개월 만에 받았습니다. 제가 이뻐서 그런 건 아니고 구매 대행해 주시는 카페 주인장께서 인덕이 좋으셔서…

거기다 남들은 죄다 수출용인 FSQ-106EDX4를 구매하는데 저만 일본 내수 버젼인 FSQ-106ED를 구매... EDX4에는 카메라 회전 장치인 일명 “캡틴 휠”이 없는 게 싫어서 그런 건 안 비밀입니다.

두 버전의 차이는 파인더 유무와 기본 포함된 어댑터의 차이인데, 금액으로 치면 거의 차이 없고 EDX4에 포함된 어댑터들은 나중에 추가로 구매하면 되지만 저 본체에 달린 카메라 회전 장치(CAA)는 추가 못한다는 사실.


그래서 '혼자 FSQ-106ED를 주문했고, 그래서 남들보다 빨리 받았나?' 라고 혼자 생각해 봅니다.

어쨌든 큼직하니 튼튼해 보입니다. FSQ-85EDP는 작고 가벼워서 다루기가 편했는데 FSQ-106ED는 무게만 7Kg이 나가니 허리가 휘네요. 적도의도 경통이 무거우니 전원을 안넣어 주면 주르륵 흐릅니다.


일찍 출발해서 낮에 도착한 천문대는 뭔가 어색하네요... 항상 밤에만 봐서...



장비 설치하고 어슬렁거리다 보니 드디어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석양과 함께 천문대에서 틀어주는 클래식 라디오 방송을 듣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일찍 오니까 이런 경험도 하네요.

해가 지자 기온은 곤두박질치더군요. 영상이 금방 영하로... 땅이 녹아 질척이던 곳이 모두 단단하게 얼어 버렸습니다. 

금방 어둠이 찾아오고 별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로 Align을 하고 촬영 시작!~


촬영 시작하고 차에서 꼬박꼬박 졸다가 나와보니 오토가이더의 동작이 이상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적도의가 추적을 전혀 안 하고 있더군요… 원인은 모르겠지만 당장 해결을 하지 못하면 오늘 촬영은 접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적도의 제작사인 Rainbow Astro의 “러기”님께 한밤중에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쿨하게 해결해주시니 어찌나 감사하던지…(국산 제품을 이용하면서 얻는 장점 중 하나죠.) 원인은 모르지만 다행히 전원을 껐다 켜니까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네요. 하지만 2시간 동안 촬영한 결과는 죄다 흘러서 버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오토가이더인 MGEN이 열심히 적경을 돌려서 어떻게든 가이드를 하고 있었더군요. 무심한 주인 만나서 고생이네요…


다시 촬영을 시작했지만 1시간쯤 지나니 이번엔 구름이 몰려오네요. 이렇게 FSQ-106ED의 첫 촬영을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촬영 시간이 짧아서 결과는 그저 그렇습니다만 별상 하나는 땡글 땡글 하니 이쁘네요. 첫 촬영이라 사용해 본 거로 만족해야겠습니다.


이제는 오리온도 저물어 가고… 뭘 찍어야 하려나요… 봄철은 은하 외에는 찍을만한 대상이 없는데요...


2019년 12월 2일 추가 :

적도의가 추적을 하지 않고 멈췄던 문제는 촬영 대상이 자오선을 넘으면서 자동으로 적도의가 추적을 멈추도록 되어 있는 설정 때문이었습니다. 안전을 위해 필요한 기능이고 최신 적도의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적도의 추적 오류로 생각했던 것이었습니다.

Takahashi FSQ-106ED

일본에 주문한 지 4개월 만에 FSQ-106ED가 도착했습니다. 보통 주문하면 1년은 걸린다고 했는데 의외로 빨리 받았습니다.

박스에서 꺼내고 느낀 첫 인상은...

헛... 생각보다 많이 큰데...

경통이 짜리몽땅해서 그렇지 무게는 7Kg이나 나갑니다. 크고 무겁네요...
FSQ-106ED의 심볼과도 같은 본체의 카메라 회전장치(일명 캡틴 휠)가 은색으로 반짝거립니다. 이  카메라 회전장치가 없으면 밋밋하죠. 그래서 남들은 다들 미주 버젼인 EDX4를 주문하는데, 저는 카메라 회전장치가 붙은 ED 버젼을 주문했습니다. 두둥! (취존 취존!)
FSQ-85랑 비교하면 더 커 보입니다. 한손으로 들기는 글렀네요...
음?? 꼴랑 드로튜브가 3cm 나오네요... 덩치에 안 맞게 짧군요...

FSQ-85EDP도 그리 짧았었나?? 한 번 재봐야겠습니다.
그래도 5cm는 나오네요... 거 좀 길게 만들어 주지...
그래도 경통이 짧아서 캠코더 가방에 쏙 들어가고 남습니다. 플립미러, 리듀서 등등을 담고도 여유가 있네요.

이제 첫 촬영이 기다려집니다. 미세먼지에 계속 구름 끼고 흐린 날씨가 이어져서 언제쯤 First light을 할 수 있을까요...

2019-03-03

[2019-02-05] 설날 촬영과 DSLR 개조

2019-02-05 01:13(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MGEN-II
15x3min @ ISO1600, F/3.9, DSS4.1.1, Photoshop CC 2019

작년 10월 이후로 이렇다 할 촬영을 하지 못했습니다. 평일 촬영은 무리라 주말에만 촬영 하려다 보니 날씨와 월령이 맞지를 않으면 한 달이 그냥 지나가더군요.

12월 초에는 추위에 맞서 촬영을 하러 갔다가 적도의 컨트롤러 액정이 안 나올 정도로 추워서(영하 18도) 촬영도 못 하고 2시간 만에 철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관측지에 나온 것 자체가 오랜만이었습니다.

설날에 관측하러 오는 사람이 있겠나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천문대도 문을 닫았고 인기척 없는 천문대는 썰렁했습니다.
그나마 기상 레이더 기지는 근무하는 분들이 계시는 듯...

공공 천문대라 일반인들도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 항상 주말에는 북적북적하고 자동차 라이트에 플래쉬에 레이져 포인트까지 조용히 촬영하기는 어려운 곳인데 인기척이 없으니 조용하고 너무 좋더군요.

새벽에 구름 예보가 좀 있어서 서둘러서 장비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장비를 설치하려니 시간이 꽤 걸리더군요. 적도의 Align까지 거의 2시간이 걸렸습니다...
게으른 탓에 자주 나오지를 않으니 설치가 느릴 수밖에요... 나오면 이렇게 좋은데 결정하기가 힘든 타입인가 봅니다...

경통은 설치하는 동안 냉각이 됐을 테고 오늘의 목표인 NGC 2237 장미 성운의 촬영을 시작합니다.
벌써 자정이 넘으니 오리온이 서쪽으로 지기 시작합니다. 서둘러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대상을 촬영하고 싶었지만, 천체사진용으로 개조한 Canon 6D Mk2 카메라로 첫 촬영을 하는 것이라 기존과 비교를 위해 NGC 2237을 다시 촬영하였습니다.

다들 아는 얘기를 한 번 더 하자면...

일반 카메라는 피사체의 색을 적절하게 재현하기 위해 가시광선 영역인 "적색" 주변의 빛 투과율을 억제하기 위해 센서 전면에 전용 필터를 설치합니다. 하지만 천체사진에서는 발광성운(發光星雲)의 대부분이 이 "적색" 주변인 Hα선(656.28nm 파장) 영역에 위치해 있어서 일반 사진을 위해 설치된 필터를 제거하는 것이 유리한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이론이고요. 실제로 필터를 제거하는 작업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참고: 5D Mk2 분해 과정) 저처럼 손재주 없는 사람이 잘못 건드리면 카메라가... A/S도 포기해야 하고요.

그래서 저는 깔끔하게 CentralDS라는 전문 업체에 의뢰했습니다. CentralDS의 이윤 대표는 워낙 이 분야에서는 유명하신 분이라 믿고 맡겼습니다만, 보호필름까지 붙여 가며 세심하게 작업하신 것이 보여서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조된 카메라가 잘 동작할지 또 촬영된 결과는 이전과 어떻게 다를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촬영을 걸어 놓고 천문대 이곳저곳을 둘러 보지만 인기척 없는 천문대는 고요합니다.
불은 켜져 있는데 문은 잠겨있더군요. 기온은 영하 10도 정도로 12월처럼 춥지는 않았지만 몇 시간 째 밖에 있자니 다리에 한기가 느껴졌습니다.

아무도 없으니 차에서 시동을 걸고 따뜻하게 몸을 녹였습니다. 좋더군요... 사람들이 있으면 소음이나 진동 때문에 시동을 걸기가 좀 그렇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천문대를 통째로 전세 낸 셈이니 편하게 시동 걸고 따뜻한 차에서 몸을 녹였습니다 .

좋은 건 딱 여기까지... 차에서 몸을 녹이고 밖에 나와보니 하늘은 절반이 구름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

아직 몇 장 촬영하지도 못했는데 바람도 거세지고 구름은 점점 더 많아지고... 어쩔 수 없이 철수를 해야 했습니다.

다음날 촬영된 결과를 보니 기존과 다르게 온통 붉은 색입니다.
왼쪽이 필터 개조 전이고 오른쪽이 개조 후에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눈으로 봐도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름 때문에 많은 수의 이미지를 촬영하지 못해 합성한 결과는 어둡고 형편없지만, 기존에 촬영한 NGC 2237과 비교하면 중앙 부분도 모두 붉게 표현이 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비교는 다음에 다시 촬영을 해 봐야겠지만 성운 기가 더 강하게 표현되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너무 붉게 나오는 거 같아 모니터에 하얀색 이미지를 띄워놓고 카메라를 밀착해서 촬영한 이미지를 Custom White balance 용으로 설정했더니 약간 붉은 기운이 남아있지만,  일반 사진도 문제없어 보일 정도로 한결 좋아진 느낌입니다.

오리온이 지기 전에 한 번 더 촬영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봄이라 미세먼지도 문제지만 날씨가 좋은 날이 별로 없는 것이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