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05 01:13(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MGEN-II
15x3min @ ISO1600, F/3.9, DSS4.1.1, Photoshop CC 2019
작년 10월 이후로 이렇다 할 촬영을 하지 못했습니다. 평일 촬영은 무리라 주말에만 촬영 하려다 보니 날씨와 월령이 맞지를 않으면 한 달이 그냥 지나가더군요.
12월 초에는 추위에 맞서 촬영을 하러 갔다가 적도의 컨트롤러 액정이 안 나올 정도로 추워서(영하 18도) 촬영도 못 하고 2시간 만에 철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관측지에 나온 것 자체가 오랜만이었습니다.
설날에 관측하러 오는 사람이 있겠나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천문대도 문을 닫았고 인기척 없는 천문대는 썰렁했습니다.
그나마 기상 레이더 기지는 근무하는 분들이 계시는 듯...
공공 천문대라 일반인들도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 항상 주말에는 북적북적하고 자동차 라이트에 플래쉬에 레이져 포인트까지 조용히 촬영하기는 어려운 곳인데 인기척이 없으니 조용하고 너무 좋더군요.
새벽에 구름 예보가 좀 있어서 서둘러서 장비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장비를 설치하려니 시간이 꽤 걸리더군요. 적도의 Align까지 거의 2시간이 걸렸습니다...
게으른 탓에 자주 나오지를 않으니 설치가 느릴 수밖에요... 나오면 이렇게 좋은데 결정하기가 힘든 타입인가 봅니다...
경통은 설치하는 동안 냉각이 됐을 테고 오늘의 목표인 NGC 2237 장미 성운의 촬영을 시작합니다.
벌써 자정이 넘으니 오리온이 서쪽으로 지기 시작합니다. 서둘러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대상을 촬영하고 싶었지만, 천체사진용으로 개조한 Canon 6D Mk2 카메라로 첫 촬영을 하는 것이라 기존과 비교를 위해 NGC 2237을 다시 촬영하였습니다.
다들 아는 얘기를 한 번 더 하자면...
일반 카메라는 피사체의 색을 적절하게 재현하기 위해 가시광선 영역인 "적색" 주변의 빛 투과율을 억제하기 위해 센서 전면에 전용 필터를 설치합니다. 하지만 천체사진에서는 발광성운(發光星雲)의 대부분이 이 "적색" 주변인 Hα선(656.28nm 파장) 영역에 위치해 있어서 일반 사진을 위해 설치된 필터를 제거하는 것이 유리한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이론이고요. 실제로 필터를 제거하는 작업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참고: 5D Mk2 분해 과정) 저처럼 손재주 없는 사람이 잘못 건드리면 카메라가... A/S도 포기해야 하고요.
그래서 저는 깔끔하게 CentralDS라는 전문 업체에 의뢰했습니다. CentralDS의 이윤 대표는 워낙 이 분야에서는 유명하신 분이라 믿고 맡겼습니다만, 보호필름까지 붙여 가며 세심하게 작업하신 것이 보여서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조된 카메라가 잘 동작할지 또 촬영된 결과는 이전과 어떻게 다를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촬영을 걸어 놓고 천문대 이곳저곳을 둘러 보지만 인기척 없는 천문대는 고요합니다.
불은 켜져 있는데 문은 잠겨있더군요. 기온은 영하 10도 정도로 12월처럼 춥지는 않았지만 몇 시간 째 밖에 있자니 다리에 한기가 느껴졌습니다.
아무도 없으니 차에서 시동을 걸고 따뜻하게 몸을 녹였습니다. 좋더군요... 사람들이 있으면 소음이나 진동 때문에 시동을 걸기가 좀 그렇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천문대를 통째로 전세 낸 셈이니 편하게 시동 걸고 따뜻한 차에서 몸을 녹였습니다 .
좋은 건 딱 여기까지... 차에서 몸을 녹이고 밖에 나와보니 하늘은 절반이 구름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
아직 몇 장 촬영하지도 못했는데 바람도 거세지고 구름은 점점 더 많아지고... 어쩔 수 없이 철수를 해야 했습니다.
다음날 촬영된 결과를 보니 기존과 다르게 온통 붉은 색입니다.
왼쪽이 필터 개조 전이고 오른쪽이 개조 후에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눈으로 봐도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름 때문에 많은 수의 이미지를 촬영하지 못해 합성한 결과는 어둡고 형편없지만, 기존에 촬영한 NGC 2237과 비교하면 중앙 부분도 모두 붉게 표현이 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비교는 다음에 다시 촬영을 해 봐야겠지만 성운 기가 더 강하게 표현되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너무 붉게 나오는 거 같아 모니터에 하얀색 이미지를 띄워놓고 카메라를 밀착해서 촬영한 이미지를 Custom White balance 용으로 설정했더니 약간 붉은 기운이 남아있지만, 일반 사진도 문제없어 보일 정도로 한결 좋아진 느낌입니다.
오리온이 지기 전에 한 번 더 촬영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봄이라 미세먼지도 문제지만 날씨가 좋은 날이 별로 없는 것이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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