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30

[2019년 12월 30일] ZWO ASIAIR 출격 준비

ASIAIR에 메인 카메라 등 촬영 장비를 연결한 모습

ASIAIR는 중국의 천체용 카메라 생산업체인 ZWO社에서 만든 천체사진 통합 지원 S/W 이자 H/W입니다.

'라즈베리파이(Raspberry Pi)'라는 친숙한 소형 리눅스 머신에 카메라, 마운트 등을 제어하고 오토 가이더는 물론 극축 설정 기능까지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프로그램을 탑재한 것으로 정확히 말하면 S/W지만 이 S/W만 따로 판매를 하지 않으니 H/W라고 불러도 무방할 거 같습니다.

뭐라고 부르던 이 ASIAIR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천체사진 촬영에 필요한 모든 주변 기기를 연결해서 통합 관리해 주고 촬영 계획을 수립하면 자동으로 촬영을 하는 것은 물론 마운트와 연결하여 Plate solve를 통해 정확한 GOTO를 지원하는 등 기능도 아주 많습니다. USB 포트에 주변 기기를 모두 연결하고, WIFI를 통해 스마트 기기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 및 설정을 하는 방식으로 추운 날 설치만 하고 따뜻한 차 안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촬영 결과물이나 촬영 진행 상황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거죠! 물론 문제없이 잘 된다면 말이죠...

지금까지는 독립형 Auto Guider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하는 M-GEN II라는 제품을 사용했었습니다.

Lacerta사의 M-GEN II Auto guider

소형 컴퓨터와 가이드 카메라로 구성된 M-GEN은 사용하기도 편하고 소비 전력도 낮아서 보조 배터리로 충분히 구동되는 등 가이드 때문에 노트북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던 오토 가이더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속적인 가이드 문제가 생기고 가이드 모니터링과 결과 저장이 쉽지가 않아 가이드 상태를 분석하는데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곧 발표될 다음 세대에서는 상당 부분 해결된 듯하더군요...)

그래서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요즘 뜨고 있는 ASIAIR를 적용하려고 집에서 장비를 모두 연결해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필드에서는 Baader 사의 가이드 망원경의 초점이 나오지 않아서 테스트에 실패했기 때문에 우선 기존에 사용하던 100mm C-Mount 렌즈를 이용해서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ASIAIR 초기 화면

장비를 모두 연결하고 ASIAIR 앱을 실행하면 현재 연결된 장비들을 표시해 줍니다. 저는 필터 휠과 모터 포커서가 없어서 Filter와 Focuser는 None으로 표시됩니다. 두 장치가 모두 있고(아마도 ZWO 제품만 될 겁니다) 정상 연결되었다면 제품명이 표시가 되겠죠.

장치에 문제가 없다면 ENTER를 눌러 프로그램으로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Home 화면이 나옵니다.

Home 화면

이 곳에서 마운트 조작과 메인 카메라의 현재 화면을 볼 수 있고 가이드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뭔가 복잡할 거 같지만 한 두 번 만져보면 직관적이라 사용하기도 쉽습니다. 메인 카메라의 Preview, Polar Align, Plate Solve 그리고 촬영도 모두 이곳에서 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도 PHD2랑 흡사해서 기존에 PHD2를 사용하던 분들은 금방 적응하실 거 같습니다. 저는 사용해 보지 않아서 다시 익혀야 했지만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고 대부분은 가이드 별도 자동으로 찾아서 알아서 Calibration을 하고 가이드도 자동으로 시작합니다. 해외 포럼의 내용을 봐도 크게 가이드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없나 봅니다. 그래도 최적의 값을 찾는 작업을 필요하겠죠.

그 외에 Sequence Generator Pro 만큼은 아니지만 간단한 촬영 스케줄 기능도 있어서 필터별로 혹은 노출 시간별로 매수 등을 설정해 두고 등록된 모든 스케줄대로 자동으로 촬영하는 기능도 있어서 신뢰도만 높다면 믿고 맡겨두고 딴일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촬영 스케줄 기능

이렇게 촬영된 결과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촬영중에 WIFI 연결이 끊어지더라도 다시 앱을 실행하면 진행 상황을 다시 볼 수 있으니 안정성이 보장된다면 정말 편리하지 않을까요?

항상 집에서 하는 테스트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희안하게도 꼭 필드에서 문제가 발생하죠. ASIAIR에 최대한 익숙해지려고 장비를 펼쳐 놓고 열심히 적응 중입니다. 올해는 이제 다 끝나가니 내년을 기약해야죠.

2019-12-28

[2019년 12월 27일] 2019년 마지막 출사

별지기의 일상

FSQ-106ED가 돌아오자 무리해서 또 촬영을 다녀왔습니다. 최근 너무 달렸는지 이젠 힘드네요 ㅎㅎ

밤늦은 시간에는 구름 예보였지만 ASIAIR의 가이드 테스트와 경통 테스트를 하고 싶은 마음에 무리해서 출발! 신나게 달려 도착한 광덕산 중턱에서 잠시 차에서 내려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쏟아집니다.

'역시! 기상청이 또 틀릴 줄 알았어!!'

이럴 때는 좀 틀려도 좋죠. 조경철 천문대에 도착해 보니 일반인 관람 시간이라 관측실이 열려있고 사람들이 좀 있는 듯 보이더군요. 촬영하시는 분들도 2분 정도 보이고요. 도착하자마자 딴청 안 부리고 후다닥 장비를 설치합니다.

속 썩이던 PoleMaster는 케이블을 꽉 체결하니 문제없이 통과 순식간에 극축도 설정. 시간이 없어서 1 Star Align만 합니다. 대상 근처의 별을 Align 한 후에 대상으로 점프할 계획이었죠. 여기까지는 계획대로 착착 진행됐으나...

얼라인 후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아픈 허리를 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이 슬슬 덮고 있었습니다... 이런 예보는 어떻게 분(分) 단위로 맞추는 건지... 오늘 예보가 틀려주길 바랐는데 슬프네요...


슬금슬금 몰려오던 구름은 언제 별이 보였냐는 듯이 순식간에 하늘을 덮더군요. 구름 사이로 별이 살짝살짝 보였지만 촬영할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점점 더 짙어지는 구름을 보고 있자니 가을에 구름 속에 들어갔던 기억이 나더군요. 1m 앞도 안 보이던 습했던 구름...


구름 때문에 촬영은 포기하고 주위에 계신 분들 장비라도 구경할 겸 슬쩍 가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초저녁부터 촬영을 시작하셨다는 분. 경통으로 FSQ-85를 사용하고 계셨습니다. 초면이라 장비 사진을 찍지는 못했는데 피어가 어마 무시했습니다. 다음에 또 뵙게 되면 꼭 물어봐야겠습니다.


짙은 구름이 지나가고 옅은 구름 사이로 간간히 별이 보입니다. 안시로는 잠시 구멍 치기 관측은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구름이 몰려오며 곧 모든 하늘이 구름에 뒤덮이고 말았습니다. 테스트는 해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2019년 마지막 촬영을 마무리해야 할 거 같았습니다.

천천히 장비를 접으면서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되돌아봅니다. 내년에는 더 자주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다행히 건강히 많이 회복돼서 이렇게 촬영도 나올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참 행복합니다.


최근 자주 봐서 반갑게 맞아주는 강아지들에게 준비해 간 간식을 모두 주고는 발길을 돌립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9-12-27

[2019년 12월 26일] FSQ-106ED 점검 완료


2달여 만에 일본 여행에서 돌아온 FSQ-106ED


10월 말에 일본으로 점검을 보냈으니 정말 딱 2달 만에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일본에서 잘 먹였는지 무게가 늘은 거 같은 건 기분 탓이겠죠? 그동안 FSQ-85EDP를 사용하다 이 뚱뚱한 녀석을 들어 올리려니 허리가 휩니다.

일본에 보내고 일주일 쯤 지났을 때 다카하시 본사에서 점검 예약이 많아 4주 뒤에 차례가 돌아온다는 연락을 받고도 한 참을 기다려서 점검이 완료되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점검을 꼼꼼하게 해서 그런 건지 수리가 많은 건지 그것도 아니면 한 명이 모든 수리를 하고 있는 건지...

사실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정말 속이 터질 것처럼 답답한 기나긴 A/S 기간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꼼꼼하게 조립했으면 서로 편했을 것을...

어쨌든 점검은 잘 끝나서 렌즈 상태는 새것과 같은 상태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재밌는 건 담아 보낸 박스 그대로 담아서 보냈고, 동봉했던 실리카겔 까지 작은 봉투에 이쁘게 담아서 다시 보냈네요. 일본 스럽습니다. ㅋㅋㅋ

점검 비용은 다행히 무상으로 처리되어 별도의 비용은 들지 않았습니다만 어마 무시한 왕복 항공 요금이 함정...

이번 점검을 위해 정말 본인 일 처럼 열심히 도와주신 네이버 아스트로샵 카페 주인장께도 감사를!!

이분은 구매 대행해 주신 죄 밖에 없는데  비용도 받지 않고 성심껏 처리해 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ㅠ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2019년 크리스마스 이브의 촬영기

외부에서의 업무 약속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는 바람에 새벽에 구름이 몰려올 예보였지만 저녁도 거르고 바로 조경철 천문대로 출발했습니다.

이날은 촬영도 해야 하지만 테스트할 것들도 많아서 어떻게든 시간을 줄여 볼 생각이었는데 역시 크리스마스이브... 차가 어찌나 많은지 강남을 빠져나와 올림픽대로에 오르는데 까지만 한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용을 한 마리 사던가 해야지...



올림픽대로도 좀 뚫리는가 싶더니 바로 정체... 이런 날은 마음을 비우는 게 좋겠죠. 어딜 가나 이럴 겁니다. 막히는 올림픽대로를 빠져나와 다시 강변북로를 거쳐 세종포천고속도로까지 오르니 벌써 저녁시간입니다.


천문대 도착 전까지 하나밖에 없는 휴게소인 '별내 휴게소'

아무 준비 없이 짐만 싣고 출발한 상태라 가는 길에 보급품을 채우러 잠시 들렀습니다. 제일 중요한 천문대 강아지들 줄 간식도 사야 하고요. 배고프면 먹을 제 간식도 좀 챙겨서 다시 출발~

그다음은 뭐... 포천까지 주욱 180km/h로 달려서 많이 들어본 일동, 이동을 지나 백운계곡으로 빠져나와 '이니셜 D'에나 나올법한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 참 오르면 언제나처럼 별이 쏟아지는 천문대가 나옵니다. (약 100km 거리를 한 줄로 요약함)



하늘을 보니 별이 그냥 쫘아악~ 예보대로 구름 한 점 없이 맑습니다. 투명도가 좀 떨어지지만 기온은 영하 4도로 따뜻(?)하고, 습도는 40% 정도로 쾌적한데 대기가 착 가라앉은 느낌... 정말 고요한 밤이었습니다.

이런 고요함을 즐길 겨를도 없이 새벽에는 구름이 몰려오니까 빠르게 촬영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고, 전날 잠을 못 잔 탓에 새벽 늦게까지 촬영하기에는 체력적으로도 부담이라 조금 서둘러 장비를 설치한 후 극축 정렬을 하려는데...


PoleMaster 오류


이런... 시작부터 PoleMaster가 동작을 안 합니다... 연결은 정상인데 화면이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화면이 나와야 정렬을 하는데...

케이블을 수차례 다시 꽂아보고 노트북을 수 없이 재부팅을 한 끝에 겨우 3초에 한 번 꼴로 화면이 갱신되더군요. 정말 어이없이 느린 화면을 보며 간신히 극축을 맞췄습니다. (광학식 극축 망원경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PoleMaster의 화면 갱신 문제는 대부분 케이블 문제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PoleMaster는 일반 USB Mini 케이블을 사용하면 제대로 동작을 안 합니다. 이제는 ASIAIR의 극축 설정 기능을 활용해야 할 거 같습니다. PoleMaster가 동작만 잘하면 정말 편한데...


Star Alignment 문제


어렵게 극축 설정이 끝나고 Star Alignment를 하는데 평소처럼 Alpheratz로 정렬을 시작. 다음 별로 Caph와 Dubhe 모두 정렬을 해도 정렬 성공 숫자가 증가하지 않습니다... 정렬이 성공해도 숫자가 증가하지 않는 이유가 있겠지만 매뉴얼에는 해당 내용이 없어서 이럴 때는 적도의를 초기화하고 다시 Alignment를 진행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다시 시도를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번의 정렬로 이미 시간을 많이 소비한 상태라 Deneb, Pollux, Procyon, Rigel 순으로 5 Star Alignment를 진행하였고 다행히 정렬에 성공했습니다. (남동쪽은 버려버림)

사실 요즘 누가 저처럼 Star Alignment를 하겠습니까. Plate solve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로 GOTO 교정을 하죠. 다행히 ASIAIR도 Plate solve를 지원하니까 ASIAIR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Star Alignment를 생략해도 되겠죠. 언젠가는...


어댑터 분리 안됨


마지막 정렬 대상이었던 Rigel로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려고 플립 미러와 어댑터를 분리하려는데 Baader사의 2인치 Visual back 어댑터가 분리가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어댑터가 분리가 안되면 카메라 어댑터나 리듀서를 장착할 수가 없어서 촬영을 못한다는 사실...

한참을 시도해도 도저히 분리가 안돼서 연결된 카메라 회전 장치까지 분리한 후 차에서 시동을 켜고 히터로 어댑터를 녹였습니다. 그래도 안되더군요. 정말 이때 이날 한 욕의 거의 대부분을 한 거 같습니다. 이제는 고요한 밤이고 뭐고 장갑까지 바닥에 던져버리고 다른 어댑터를 연결해서 꽉 조이고 풀기를 반복하자 갑자기 삐릭~ 하면서 풀리는 어댑터... 왜 다카하시 어댑터들은 다 풀리는데 Baader 어댑터만 안 풀리는 건지...

돌아오자마자 병뚜껑 열 때 쓰는 고무 렌치를 2개 주문해서 트렁크에 넣어뒀습니다. 이제 안 풀리면 고무 렌치로...

무엇이든 풀어주는 고무 렌치


가이드 망원경 문제


시간은 벌써 많이 흘러 밤 10시를 넘어가고 서둘러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이날 테스트를 위해 준비한 ASIAIR를 연결! 이제 가이드 테스트만 통과하면 ASIAIR가 정식 데뷔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움하핫핫!

근데 가이드 망원경에 가이드 카메라인 ASI290MM Mini를 장착하니 초점이 안 나오네요. 집에서 테스트할 때는 초점이 잘 잡혔는데 희한하게 별만 초점이 안 잡힙니다. Baader 특유의 그지 같은 연장통 연결방식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거죠. 이렇게 연장통 연결하다가는 망원경 보다도 길어지겠습니다... 어댑터도 Baader 꺼가 속 썩이더니...


연장통 지옥에 빠지는 바보같은 Baader사의 Vario-Finder

ASIAIR를 테스트해 보려고 온 건데 기운이 쪽 빠졌습니다. 연장통이 더 있어야 하겠는데 Baader 제품은 이제 사용하고 싶지도 않더군요... 하는 수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MGEN-II와 Kowa 100mm 렌즈를 연결해서 가이드 준비를 했습니다.

ASIAIR 테스트는 다음으로...


눈 쌓인 천문대... 그 위로는 별들이...


공공장소의 예절


예정보다 시간이 늦었지만 2시간 정도 RGB 촬영을 하고, 구름이 몰려오기 전에 H-Alpha를 촬영할 계획으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는데... 바로 사람이 문제였습니다.

시민 천문대인 조경철 천문대는 일반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저녁에 시작해서 거의 10시쯤 마무리되는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사람들로 차량 불빛이 많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나 촬영해야 하니까 불 끄고 다녀!'라고 할 수 없는 거죠. (어두운 산길이라 그러고 다니면 죽습니다...)



어두운 장소다 보니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다니거나 헤드랜턴을 달고 다니는 분들도 많은데 공공장소에서는 사람 얼굴에 직접 빛을 비추는 것은 실례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꼭 천문대가 아니더라도 랜턴은 바닥을 비추라고 있는 건데 그걸 왜 얼굴에... 얼굴에 빛 한 번 정면으로 맞으면 암적응이 싹~ 날아가서 한 동안 멍한 상태가 되죠.

이것도 좋습니다. 익숙지 않으니 그럴 수 있죠. 문제는 자동차 전조등과 매연입니다.

추우니까 차에 들어가서 시동 걸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시동을 걸면 매연 때문에 주위에 있으면 숨을 못 쉽니다. 이미 오랜 시간을 들여 설치한 장비를 옮길 수도 없으니 큰일이죠. 또, 랜턴이야 잠깐 비추는 거지만 전조등은 끄지 않으면 너무 밝아서 촬영 자체가 불가능한데요. 전조등이 켜진지 모르는 분들께는 다가가서 정중히 꺼달라고 부탁하면 대부분 꺼줍니다. 그런데 이날은 대꾸도 안 하고 창문을 올려버리거나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는 소리까지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물론 어쩔 수 없습니다. 끄기 싫다고 하면 저도 도리가 없는 거죠. 어차피 일반인들이야 1시간만 지나도 할 게 없어서 대부분 금방 돌아가니까 기다릴 수밖에요. 별을 올려다보는 것도 한두 시간이지 저희처럼 6~7시간씩 보지는 않으니까요. 얼른 여친님들이 싫증을 내거나 날이 확 추워지기를 바라봅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습니다. 수상한 중년 커플들이 올라와서는 천문대 구석에 모닥불을 피우더라는... (거의 용자급)


돔이 보이는 언덕에서 모닥불을 피움

몰지각도 이런 몰지각한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산에서는 특별히 허가되지 않은 곳을 제외하고는 텐트 설치나 취사 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돼있습니다. 이건 상식이잖아요. 특히 화기 사용은 산불의 위험이 있어서 더 조심해야 하는데 이 분들은 왜 추운 날 굳이 여기까지 기어 올라와서는 산에다 모닥불을 피는 걸까요? 나무는 또 어디서 난겨...

더 가관인 건 잘못은 지가 저질러 놓고 이를 말리는 천문대 직원에게 네가 뭔데 끄라 말라냐, 너 어디 소속 공무원이냐, 내 세금으로 먹고사는 것들이 왜 난리냐 등등 안 들어봐도 뻔한 레퍼토리로 얘기를 진행하는 것이 전형적인 꼰대였습니다. 저도 세금 내니까 그 사람 거실에 모닥불 좀 피우고 싶네요.

지금까지 천문대에 불평했던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이분들은 이렇게 힘들게 근무하고 계시는구나... 시설관리도 힘들 텐데 한 밤중에 미친놈 처리도 해야 하니... 혼자 구석에서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신나게 욕하고 있던 저도 몰지각한 인간들을 보니 겸허해졌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그 바람에 2시간 촬영한 RGB 이미지는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망한 거죠. ^^


얼어버린 카메라 회전장치


이미 시간도 늦고 피곤했지만 H-Alpha 라도 건지려고 다시 세팅을 하고 구도를 잡으려는 순간 이번에는 카메라 회전장치가 얼어서 안 돌아갑니다. 영하 10도에서도 잘 돌아가던 녀석이 덜 추워서 기분 상했나 봅니다. (Takahashi의 품질도 이제는 중국제하고 다른 게 뭔지...)

화불단행(禍不單行)... 정말 모든 불운이 한 번에 저에게 온듯한 날이었습니다.

살살 돌려 보지만 꿈쩍도 않는... 좀 더 세게... 더 세게... 스륵~ 헉???!!!!! 적도의가 움직였습니다... 회전장치는 안 돌고 적도의가....

눈물을 머금고 그대로 촬영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설정을 하는 건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첫 장을 촬영하고 들여다보니 역시! 구도가 엉망입니다. 엉뚱한 곳에 대상이 있더군요. 광시야라 그래도 화각에는 들어와 있습니다.


북쪽으로 쏠려버린 NGC 2265와 주변

이번 촬영에서 생긴 문제점들을 빨리 보완해서 다음 촬영은 좀 제대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케이블 문제나 전원 문제는 정말 현장에서는 답이 없는 거라...

작품은 언젠가는 나오겠죠. 날이 맑으면 또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갈 겁니다~!

2019-12-26

[2019년 12월 25일] NGC 2264 - Christmas Tree Cluster


2019-12-25 01:51(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6x10min @ ISO-3200,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크리스마스 전날 촬영을 나가면서 어떤 대상이 좋을까 생각하던 중 "크리스마스 트리 성단(Christmas Tree Cluster)"이 시즌에 딱 맞는 대상이다 싶었습니다. 달도 없으니까 초저녁에 RGB 촬영을 하고 새벽에 H-Alpha를 촬영해서 합성하면 볼만하겠다 싶었는데...

크리스마스에 굳이 추운 산 꼭대기까지 올라와서 진상짓 하는 인간들 때문에 대부분 사진은 다 날리고, 매수도 부족해서 거칠고 구도도 이상한 H-Alpha 이미지만 한 장 건지고 말았습니다.

일단 깊은 빡침은 뒤로하고...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도는 왜 이렇게 엉망이 되었는지는 촬영기에서 적어보겠습니다...



차분하고 촤악~ 가라앉은 대기의 느낌은 청명도가 좀 떨어졌지만 시상은 참 좋았던 밤이었습니다. 천문대에서는 캐럴도 틀어주고 살짝 적응 안됨 반짝이는 연인들이 거니는 천문대는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연인들이 곱게 걸어 다니겠냐고요...

일반인들은 분위기 때문에 천문대를 찾았겠지만 크리스마스는 관심 없고 하늘이나 맑기를 고대했던 저에게는 별을 찍고 싶어서 방문한 것이니 방문한 이유가 거의 극과 극 수준.

남을 위한 배려가 좀 많이 아쉬운 그런 밤이었네요. 하늘은 참 좋았는데...

역시 별은 춥고 사람 없을 때 봐야 제맛!

그런데 어딜 봐서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이냐구요? 심성이 곧은 사람만 보임...



아니라고 우기면 할 말 없지만... 이 정도면 크리스마스 트리로 보이지 않나요??

2019-12-22

[2019년 12월 21일] IC 1805, IC 1848 - Heart and Soul nebula


2019-12-21 02:24(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3x10min @ ISO-3200, F/3.7, DSS 4.1.1, Photoshop CC 2020



한 달만의 촬영이었습니다. 딱 한 달만이라 월령도 지난번 촬영과 비슷하네요.

새벽에 달이 뜰 예정이라 이번엔 RGB 촬영 없이 H-Alpha 촬영만으로 하트 성운과 소울 성운을 한 화각에 담아봤습니다. 촬영하고 보니 하트 성운은 찌그러진 하트 모양이고 소울 성운은 왜 태아 성운이라고도 하는지 살짝 납득이 가네요. 엄마 뱃속의 아기 모습을 닮긴 했습니다.

구도 확인용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보니 10분 노출로도 대상이 잘 나와서 이번엔 쉽게 가나보다 했더니 이후에 자잘한 사고가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이제는 사고가 없으면 왠지 더 허전할 거 같네요.

바람이 없어서 아주 좋았지만 가이드가 신통치 않아서 별 모양이 아주 가관입니다. MGEN 하고 RST-150H가 정말 궁합이 안 맞나 봅니다. 이번에는 Calibration 도중에 컨트롤러의 화면이 나가면서 적위 축이 360도 빙글빙글 돌기를 시전... 심장이 쫄깃했습니다.

이제는 남들 다 쓰는 PHD2를 쓰던가 아니면 요즘 뜨는 ASIAIR를 이용해서 가이드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냉각 카메라는 아직 사용할 생각이 없으니 노트북이 필요 없는 ASIAIR가 더 땡기기는 합니다.



오랜만에 보기 드문 하늘이었는데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허둥지둥 문제점 찾아 고치는데 허비해 버렸네요.

이번 촬영이 올해 마지막 촬영이 아니길...

[2019년 12월 21일] 한 달만의 출사



딱 한 달만의 출사네요. 겨울인데도 올해는 맑은 날이 드물어서 별보기가 빡빡합니다.

전날 잠을 거의 못 자서 출발 전에 살짝 망설였지만, 맑은 날씨에 이끌려 도착한 천문대는 별이 쏟아질 듯 보입니다. 안 왔으면 얼마나 후회를 했을지... 역시 무리해서라도 오기 잘했습니다.

기온은 영하 9도로 추웠지만 바람이 거의 없어 별보기에 아주 좋은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날이 좋았는데도 추워서 그런지 천문대는 한산합니다.



기상 레이더 쪽에 한 분, 강아지 집 앞에 2팀이 전부네요. 어슬렁 거리는 건 저뿐이라 살짝 눈치 보였습니다.

새벽에 구름 예보가 있었지만 오랜만에 쏟아지는 별을 보니 기분이 차분해지더군요.

휘황 찬란한 철원군과 천문대 위로 이날은 엄청나게 별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촬영은 엉망이었습니다.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도 계속 문제가 생겨서 간신히 몇 장 촬영해서 돌아온 게 전부입니다. 멀쩡하던 적도의가 속을 썩이고 오토 가이더는 설정을 바꿨더니 난리를 치고...



결과도 신통치 않고 몸만 엄청 피곤한 출사였지만, 쏟아지는 별을 생각하면 또 가고 싶네요. 크리스마스나 주말에 날씨가 맑았으면 좋겠습니다.

2019-12-07

RST-150H : 보조 배터리로 적도의 구동하기



제목만 보면 뭔가 대단한 걸 한 거 같지만 실상은 케이블 하나 구매한 것이 전부입니다.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적도의는 국내 업체인 RainbowAstro에서 만든  RST-150H라는 적도의입니다. 천문 관련 장비가 국산인 경우는 드물지만, 기계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굉장히 잘 만들어진 적도의이고 일본산 적도의는 물론 기존의 적도의들과도 확실히 차별화되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적도의입니다.

처음에는 생소한 외관과 익숙하지 않은 기능들 때문에 불평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이 적도의가 생산 중지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적도의는 수많은 장점이 있지만 가장 큰 장점은 무게추가 필요 없고 무게 밸런스도 맞출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건 정말 세상 편합니다. 무거운 무게추를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고, 경통의 앞 뒤 균형을 맞추지 않아도 됩니다. 백래시도 없어서 오토 가이더와 찰떡궁합인 건 덤이죠. 최대 15Kg을 탑재할 수 있는데도 본체 무게가 3.4Kg 밖에 나가지 않는 굉장히 콤팩트 한 적도의입니다.

간만에 칭찬하느라 설명이 길었지만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적도의는 DC 12~16V에서 동작하는데요. 소비전력은 Tracking시 0.2A(12V 입력)입니다. 고속 구동 시에는 2A를 소비합니다만 촬영의 경우에는 초반에 얼라인과 GOTO를 제외하면 고속 구동하는 경우는 없으니까 대충 0.2A를 소비한다고 보면 맞습니다.

전원으로 12V 무보수 배터리를 사용해도 되지만 작고 가벼운 14.8V 5.2Ah 리튬이온 배터리 팩을 별도로 판매를 합니다.



손바닥에 쏙 들어가는 이 전용 배터리 팩은 무게가 400g밖에 안 나가는데 이 배터리 팩 하나면 RST-150H 적도의를 약 22시간 정도 구동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사용 환경에 따라 구동 시간은 달라지겠지만 하룻밤은 충분하죠. 만약 더 큰 용량을 사용하고 싶다면 14.8V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성품이 많이 있으니까 원하는 용량에 맞게 구입하면 됩니다.

촬영 나갈 때는 이슬 방지용 열선 밴드를 위해 USB 보조 배터리를 2개 정도 추가로 가져가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레인보우 아스트로의 정 아무개 과장님이 USB-C PD(Power Delivery) 케이블에 전원 어댑터를 달아놓은 요상한 알리발 케이블을 이용해서 보조 배터리로 RST-135라는 신형 적도의를 구동시키는 장면을 페북에 올리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보는 순간 무릎을 탁! 쳤습니다. 이제 보조 배터리 하나만 있으면 적도의도 돌리면서 열선 밴드도 사용할 수 있으니 짐을 더 줄일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아무 보조 배터리나 다 되는 것은 아니고 USB-C PD 출력을 지원하는 보조 배터리여야만 합니다. 보조 배터리만 한 가방 있는데 뒤적뒤적 찾아보니 알맞은 녀석이 하나 나왔습니다.



USB-C PD 출력을 지원하고 15V 출력도 지원하는 딱 원하는 배터리입니다. 이제 15V USB-C PD 전원 케이블만 있으면 모든 것이 준비 완료입니다.

케이블을 찾아보니 국내나 아마존에서는 팔지 않고 Aliexpress에서만 판매하는군요. 중국 대단합니다... 정말 안 만드는 거 빼고 다 있는...

알리에서 주문했습니다. 혹시 몰라서 2개 샀습니다. 하나 끊어지면 쓸 백업용으로요.
(Type-C PD 케이블 좌표 : https://ko.aliexpress.com/item/32996464270.html)



생긴 건 요렇게 생겼습니다. 당연하게 USB-C 포트와 전원 잭이 붙어있습니다. 케이블도 두툼하니 만듦새는 나쁘지 않은 '뭐 그냥저냥 쓰는데 지장은 없겠네 등급'입니다. 한겨울에는 접다가 끊어질 거 같기는 하지만... (그래서 하나 더 샀...)

테스트해보니 동작은 15V로 잘 됩니다. 보조 배터리가 15V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고 해도 20시간 이상은 사용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제 RST-150H 마운트의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항목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기존의 12V 무보수 배터리, 14.8V 리튬이온 배터리에 추가로 USB 보조 배터리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 거죠. 이렇게 다양한 전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입니다.

2019-12-06

[2019년 12월 6일] 별(星) 볼일 없는 날(2) - 구름 덕분에...



오늘 날씨가 맑기만을 고대했건만... 구름이 껴서 촬영을 나가지 못하게 됐습니다.

아쉬움에 기상청의 날씨 예보를 살피던 중... 구름이 저를 살렸다는 걸 알고는 기뻤답니다.

바람도 심하게 불고 있는데 기온은 초저녁에 벌써 영하 12.1도... 작년 관측 기록을 보니 12월 2일에 영하 18도... ... ...

학습이 안 되는 건 고질병인 듯합니다.

구름 없었으면 나갔을 텐데 최소 사망각... 구름이 고마운 날도 있군요...

2019-11-29

[2019년 11월 29일] 별(星) 볼일 없는 날(1)



오늘처럼 월령 좋은 주말에는 꼭 구름이 끼는 아주 신기한 현상이...

머리 아픈 일도 많고 이른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요즘엔 별 보는 것이 유일한 낙입니다. 항상 혼자만 보고 생각하던 별을 요즘엔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분의 글도 읽어보고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 자극도 받으면서 더욱 별 보는 게 재밌어졌습니다. 혼자 하면 그냥 즐기고 마는 것이었는데 다른 분이 하시는 걸 보고 배우고 하면서 더 잘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기네요. 그런데 날씨가...

이번 주에는 최근의 촬영에서 가이드가 신통치 않았던 문제를 해결해 보고 싶었는데... 뭐... 해결이라고 하기도 뭐하긴 합니다. 원인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게 더 큰 문제!! 두둥...

요즘은 행성을 촬영할 때와 같은 열정이 사실 없었습니다. 연구하고 공부하고 그럴 여유도 없었고요. 하는 일도 정리하려는 와중에 취미까지 머리 아프기 싫어서 너무 대충 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거기다 요즘은 장비들이 좋아져서 많은 부분을 다 알아서 해주니 나이 먹고 거기에 잘 적응 못한 부분도 있죠.

이제부터는 하나씩 정석대로 빼먹지 않고 모두 해 보려고 합니다. 촬영 대상도 좀 미리 선정해서 촬영 계획도 좀 세우고요. 촬영 후에도 대충 처리하던 이미지 프로세싱도 좀 더 신경 써 봐야겠습니다. 사놓고 방치해둔 Pixinsight를 어떤 분이 잘 정리하고 계셔서 그분 덕을 좀...

그래도 당분간은 DSLR을 이용한 촬영은 계속할 생각입니다. 아직까지는 Deep-sky용 카메라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한 번에 해야 할 일이 너무 늘어날 까 봐서 그게 좀... 시작은 좀 평범하게...

오늘은 날씨도 흐리니 간만에 몬헌월드에서 고룡이나 한 마리 때려잡아야겠습니다.

2019-11-25

[2019년 11월 23일] NGC 1499 - California Nebula


2019-11-23 03:44(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6x5min @ ISO-1600, F/3.7, Photoshop CC 2020


'그믐달에 날아가 버린 캘리포니아 성운'이라고 하고 싶지만 달의 영향 보다도 대상을 너무 쉽게 생각한 거 같습니다. 생각보다 세부를 살리기 어려운 대상이네요. 거기다 가이드가 흘러서 더더욱 흐릿해져 버렸습니다.

촬영 전에 계획을 잘 세우고 합성까지 미리 고려해서 촬영을 해야 하는데, 최근의 촬영을 보면 계획 없이 즉흥적인 데다 별 보러 간다는 느낌이지 촬영하러 간다는 느낌은 아니라...

이제 눈이 내릴 시기가 다가오는데 그 전에 차분히 한 대상이라도 제대로 촬영을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혼자 반성중...)



겨울 은하수도 보일 정도로 청명했던 밤. 날씨도 포근하고 바람도 안 불어서 별보기 참 좋았던 밤이었습니다. 여름보다는 겨울이 별 보기에는 더 좋은 계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역시 별은 추울 때 봐야 제맛!

2019-11-24

[2019년 11월 23일] Barnard 33 - Horsehead Nebula

2019-11-23 02:11(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85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5x5min @ ISO-1600, F/3.7, Photoshop CC 2020


너무 말머리성운(Barnard 33)만 찍는 거 같군요... 그 와중에 가이드도 실패...

달뜨기 전에 말머리성운의 RGB 이미지를 촬영해서 지난번에 촬영해둔 H-Alpha와 합쳐 HaRGB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습니다만, 이번에 촬영한 RGB 이미지의 품질이 너무 말이 아니어서 도저히 합성을 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번 출사에서는 가이드가 자꾸 흐르는 문제가 제일 컸네요.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옆에서 지켜보지도 않고 너무 무책임하게 촬영을 한 게 원인이지 싶습니다. (예비 촬영에서 별이 흐른 거를 봤는데도 무시하고 별일 없겠지 했다는...)

이번 출사에서는 캘리포니아 성운(NGC 1499)도 촬영을 했는데요. 그믐달 무시했다가 확 떠 버리는 바람에 합성해봐야 별 볼일 없을 거 같아 시도도 안 했네요. 별로 얻은 거 없이 카메라만 하나 해 먹은 뼈아픈 출사가 되었습니다.

달(月)의 고도와 이미지의 밝기 변화



제목만 보면 뭔가 대단한 내용을 연구한 거 같지만 실상은 간단한 고찰 시리즈.

위 사진은 달(월령 25.6일)이 뜨기 시작할 때 촬영을 시작한 캘리포니아 성운(NGC 1499). 자정이 넘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달이 뜨기 전에 다른 대상을 하나 먼저 촬영하고 달이 뜨면 캘리포니아 성운은 H-Alpha 촬영을 할 생각이었지만, 피곤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면서(카메라 다 내리고 초점도 다시 맞춰야 함. 엄청 귀찮음.) 그믐달이 밝아봐야 얼마나 밝겠냐는 생각으로 일반 촬영을 감행. 결국 달은 얇아도 달이더라는 진리를 깨달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믐달의 달 그림자

달이 뜨기 시작하고 고도가 올라가면서 촬영된 결과물의 배경이 밝아지고 성운이 희미해지는 기적이 눈으로 보이더군요. 너무 당연한 거지만 앞으로는 달의 월령과 관계없이 달이 있을 때는 무조건 H-Alpha 촬영만 할 겁니다.

기왕 망친거 이 밝기 차이를 수치로 비교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보정하지 않은 원본 이미지에서 성운이 차지하는 픽셀이 많은 Red 채널의 밝기(Luminosity) 히스토그램을 확인하였고 그 결과 달의 고도가 약 7도 높아질 때 마다 밝기가 약 8%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