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9

[2020년 4월 29일] 월령 6일의 달

2020-04-29 22:34(KST) @ Gangnam-gu Seoul, South Korea 
Vixen VMC110L + Sony A7M3
1/100초 x 36장 @ ISO-1600, AutoStakkert! 3, Photoshop CC 2020

 

정말 오랜만에 달을 촬영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달은 항상 오랜만에 촬영을 하고 있군요...)


늦은 퇴근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습니다. 하지만 철원은 연휴 내내 구름 예보라 아쉬움이 많네요. 아쉬운 마음에 옥상에서 달을 촬영했습니다. 예전엔 달 촬영도 좋아했었는데 열정이 식었나 봅니다...

 

화단 옆에 자리를 잡고 경통을 냉각시켰습니다. 시간이 늦어서 벌써 달은 기울기 시작하더군요. 냉각되는 동안 오래간만에 멍 때리는 시간을... 머리 식히기엔 이만한 취미가 없습니다. 


경통을 냉각시키고 나니 벌써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달도 기울기 시작해서 촬영을 서둘러야 했습니다. 100여 장을 촬영하여 그중에서 36장을 추려 Autostakkert! 3으로 합성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사용하는 프로그램이지만 버전업이 많이 되지는 않았네요. 그만큼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그냥 평범한 달 이미지가 됐습니다만 오랜만의 달 촬영이라 기분은 좋았습니다. ^^


또 만월 근처에 또 촬영을 나갈 수 있으려나 봅니다. 항상 그렇듯이 만월 부근에는 사람들이 없으니 조용히 촬영할 수 있겠죠. 얼른 고정 관측지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2020-04-05

[2020년 4월 5일] 북아메리카 & 펠리컨 성운

2020-04-05 1:37(KST) @  Cheorw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Canon EOS Ra,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3.5nm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5x6min @ ISO-6400, DSS 4.2.3, Photoshop CC 2020


철원에서 촬영한 첫 북아메리카 성운입니다.  


백조자리가 올라오길 새벽까지 기다려서 간신히 촬영을 시작했는데, 순찰 돌던 군인들이 작전지역이라고 철수해 달라고 하도 졸라서 몇 장 못 찍고 철수했습니다. 그 바람에 노출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서 노이즈가 아주 자글자글 하네요... 앞으로 계속 촬영해서 합성해야겠습니다. 


이날 C/2019 Y4 Atlas 혜성도 촬영해 보고 싶었는데 달이 너무 밝아서 포기했습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도전해야겠습니다. 


이날은 특히 달이 어찌나 밝던지 주위에 달그림자가 정말 선명하더군요. 이렇게 달이 밝아도 촬영이 되는 것이 항상 신기합니다. 협대역의 세상이란 참...


이번 촬영을 끝으로 RST-150H 마운트는 개조를 위해 "레인보우 아스트로"로 떠나보냈습니다. 마운트의 개선 파트가 나와서 보자마자 바로 개조 신청을 했죠. 개조가 진행되는 2주 정도는 촬영을 못하겠네요.


마지막으로 H-Alpha Filter로 촬영한 M81, M82 은하입니다. 


생각보다는 붉은 색이 꽤 섞여있는 은하들이네요... ^^;;;; (헙... 간신히 형태가 나왔다는 뜻입니다...)


은하는 장초점 망원경에 칼라로 찍는 것으로... 얘는 아까우니 RGB 촬영한 이미지에 합성하는 것으로...

2020-04-04

[2020년 4월 4일] 철원에서 첫 촬영

달 밝은 주말에 철원으로 오랜만에 촬영을 다녀왔습니다.


남들은 아무도 안 가는 날에 촬영을 가니 관측지가 조용하고 좋기는 한데 처음 가는 곳이라 살짝 긴장이 되더군요. 전부터 한 번 꼭 들르고 싶었던 곳인데 달 밝은 날이라 그런지 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마음의 고향 화천 조경철 천문대는 날이 따뜻해지면 일반인들과 별 보는 분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자리 잡기도 어렵고 복잡해서 정신이 없습니다. 특히 주말에는 더더욱이요. 아쉽지만 날이 다시 추워지는 겨울까지는 다른 관측지를 찾아다녀 볼 생각입니다. 


이번에는 그 첫 번째로 철원에 다녀왔습니다. 


도착해 보니 생각보다 주위가 좀 밝더군요. 농가도 꽤 있어서 가로등도 많고요. 제1 초소를 지난 상태라 계속 군인들이 순찰을 돌아서 전조등에 눈 뽕 제대로 여러 번 맞았습니다. 그래도 지대가 낮아서 산꼭대기에 비하면 바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월령 11일의 달이 떠 있어서 밤하늘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는 없지만 넓은 주차장에 이날은 저 혼자만 있어서 아주 적막하고 좋았습니다. 


나무 뒤에 자리를 잡아서 바람도 좀 막아주고 주위의 광해도 줄여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초저녁부터 자정까지는 M81 보데 은하를 H-Alpha로 촬영할 계획이었습니다. 열심히 장비를 설치하고 있자니 눈부신 ISS가 하늘을 가로지르네요. 오랜만에 촬영을 하려니 장비 설치부터가 시간이 걸립니다. 혼자 끙끙대며 설치 완료.


사진도 대낮처럼 환하게 나왔지만 실제로도 달 때문에 너무 밝아서 사실 촬영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촬영한 M81 H-Alpha는 별로 볼만한 게 없어서 RGB 촬영 때 합치는 것으로 하고 패쓰. 백조자리가 올라오면 주변 성운을 좀 촬영해 볼 생각으로 새벽 2시까지 주위도 둘러보고 일주 촬영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곳이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숙연해지더군요. 이분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제가 이렇게 자유롭게 별도 보고 하는 것이죠. 멀리 언덕 위에 펄럭이는 거대한 태극기를 보며 잠시 묵념을 했습니다.  


새벽에 백조자리가 동쪽 언덕 위로 살짝 올라왔지만, 몇 장 찍지도 못했는데 군인들이 와서는 군 작전지역이라고 철수해 달라고 하도 졸라서 새벽 2시에 짐 싸서 돌아왔습니다.


다음에도 또 쫓겨날지 모르지만 또 가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달이 없을 때 가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