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31

[2018년 5월 21일] 소니 A7III 카메라와 달 촬영

2018-05-21 21:36 (KST)
Yeoksam-dong, Gangnam-gu, Seoul, South Korea
Seeing : 4/10, Transparency : 6/10
Telescope : Vixen VMC110L (D=110mm FL=1035mm F/9.4)
Mount : Vixen PortaⅡ Alt-Az Mount
Camera : Sony A7M3
Frames : 1 x 1/250sec @ ISO1250 (WB: Daylight)
Software : Photoshop CS3
Moon Info. : Age: 6.6 days, Phase: 42.6%, Alt: 45.5° Az: 250.5°

정말 오랜만에 달을 촬영했습니다. 이게 몇 년 만인지...

퇴근하면서 올려다본 달은 벌써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서 옥상으로 망원경을 들고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경통 냉각 때문에 망원경을 설치해 놓고 옥상에서 30분 정도를 어슬렁거려야 했습니다.
이번 촬영에 사용한 카메라는 Sony α7 III(A7M3/A7III, 모델명: ILCE-7M3, 이하 A7M3)입니다.
올해 2월에 출시된 따끈따끈한 새로운 모델로 저도 구매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사용법을 잘 모릅니다.
(뭔가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블로그 주인입니다. 아하하...^^;;;)
그리고 릴리즈(Camera Release)도 아직 준비가 안돼서 스마트폰으로 연결하여 촬영 하는 등 누가 봐도 달(月, Moon)은 뒷전이고 카메라의 테스트가 목적인 촬영이었습니다!!

풀 프레임(Full Frame) 카메라가 없던 제가 DSLR도 아닌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를 선택한 이유는 정말 단순하게도 디자인이었습니다. A7M3는 필름 카메라와 거의 비슷한 크기와 외형이면서 소니 특유의 감성이 묻어 나는 디자인으로 카메라 자체의 성능이나 화려한 스펙보다 저에겐 더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었습니다.
(캬...) 정말 이쁘지 않습니까???

문제는 이렇게 디자인만으로 카메라를 고르고 보니 소니 A7 계열 카메라 모델들(A7S, A7R, A7)의 Star Eater 이슈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설마 아직도 해결 안 됐을 줄은...) 이 부분은 직접 성야(星野) 사진을 찍어서 확인해야겠지만, 설령 별을 먹어 버리는 문제가 발생해도 구매를 후회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카메라이니까요.

성야 사진은 찍어보지 않았지만 이날 달을 촬영하면서 캐논 600D(이하 600D)와 비교해서 초점 잡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초점 확대 기능은 600D도 있는 기능이지만 수동 렌즈를 위한 피킹(Peaking) 기능이 있어서 초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Canon도 Magic Lantern을 사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논외로 하겠습니다)
초점이 맞은 부분은 위 사진처럼 테두리가 칠해지기 때문에 달처럼 애매한 대상도 초점을 정하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테두리가 많이 생기는 위치를 찾으면 되니까요. 그리고 무음(無音) 셔터 기능이 있어서 촬영 시에 셔터의 진동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망원경과 같이 확대율이 높은 망원렌즈를 사용하면서도 진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좋은 기능들을 달 사진 촬영에 활용하니까 좀 더 편하게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기능들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촬영을 편하게 해 주는군요.

어쩌다 보니 장점만 얘기했지만, 단점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냥 칭찬만 하는 것으로... ^^;;

몇 년 만에 달을 촬영하려니 정신이 없어서 혼자 우왕좌왕했지만 새 카메라로 달을 촬영하는 것은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이제 달도 좀 자주 보고 그래야겠습니다.

2018-05-29

[2018년 5월 18일] 양평의 전갈자리와 안타레스

전갈자리 안타레스 주변
2018-05-18 23:03 (KST) 
Yangpyeong-gun, Gyeonggi-do, South Korea
Samyang 135mm F/2.0 ED UMC, 
Canon EOS 600D, Vixen Polarie
Kenko PRO1D Pro Softon-A(W)
1 x 60sec @ ISO800, F/4.0
Photoshop CS3


이틀째 계속 내리던 비가 그치고 구름이 가득한 하늘이었지만 밤부터 갠다는 기상청의 일기 예보만 믿고 퇴근후에 양평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교통 체증이 심해서 서울을 빠져나가는데 꽤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지만 외곽으로 빠져 나와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예보대로 정말 구름이 걷히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면서 먼지도 씻어 갔는지 투명도는 정말 좋더군요. 오랜만에 마음도 후련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꼬불꼬불 산길을 지나 관측지에 도착한 시간은 거의 10시가 다 된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월령도 좋고 날도 맑아서 먼저 오신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고라니 말고는 아무도 없더군요.

비 온 후라 수증기가 많아서 살짝 연무가 낀 느낌이었지만 별은 쏟아질 정도로 많이 보였습니다!!
여기까지 고생해서 온 보람이 있네요 ㅠㅠ

이번 관측은 몇 달 전에 새로들인 RST-150H라는 하모닉 드라이브 적도의를 테스트해 볼 생각이었습니다.
몇 주 전 홍천에서 테스트해 보려고 했었는데 구름이 몰려와서 포기했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에는 12V 배터리를 안 가지고 왔더라고요... (망했습니다 ㅠㅠ)
테스트는 이번에도 다음 기회로...

이상하게 저랑은 인연이 없는 적도의지만 다행히 빅센의 폴라리에(Polarie)도 함께 가져왔기에 떠오르고 있는 전갈자리의 안타레스 주변을 촬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촬영 이미지와 Sky Chart 합성

노출 1분 한 장의 이미지라 노이즈(Noise)가 많지만 안타레스 주변에 있는 구상 성단인 M4 (Messier 4)도 보이는군요. 사실 M4는 구상 성단이라기에는 좀 엉성한 편인데요. 그래도 5.4등급으로 유명한 구상 성단인 M13보다도 밝습니다. 하지만 막상 서울에서는 고도가 낮아 광해에 묻혀서 실제로 보기가 꽤 까다롭습니다. 이 정도라도 보여 주는 게 다행인 거죠.
결과를 보니 안타레스 주변을 좀 더 많이 찍어서 합성을 해야 했지만, 현장에서는 떠오르는 백조자리에 눈이 멀어 거의 한 시간 동안 열심히 은하수를 날아가는 백조를 찍었답니다.
2018-05-18 23:54(KST) 
Yangpyeong-gun, Gyeonggi-do, South Korea
Canon EF 28mm F/1.8 USM, Canon EOS 600D, Vixen Polarie
80 x 30sec @ ISO1600, F/4.0
DeepSkyStacker 4.1.1, Photoshop CS3


와!!! 은하수가 어딨죠???

아래쪽으로 은하수가 있다고 말하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든 그런 사진이 되어버렸습니다. 뭔가 잘못했으니 이렇게 나왔겠지만, 그 뭔가를 아직 모르겠습니다...
노출이나 조리개 아니면 ISO 등등... 문제의 원인이 너무 다양하지만 좀 더 신중하게 촬영을 하고 결과를 확인하면서 진행해야겠습니다.

자정이 넘어가니 은하수를 배경으로 점프 샷을 찍는 분들이 잔뜩 생겼습니다. 별만 찍는 게 아니라 자신을 함께 담는 취미도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분위기가 캠핑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느낌이라 서둘러서 목성과 전갈자리를 함께 담아보았습니다.
2018-05-19 00:51(KST) 
Yangpyeong-gun, Gyeonggi-do, South Korea
Canon EF 28mm F/1.8 USM, Canon EOS 600D, Vixen Polarie
1 x 30sec @ ISO1600, F/4.0
Photoshop CS3


목성이 정말 밝았습니다만 전갈자리 주변의 메시에 대상도 희미하지만 잘 담겼습니다. 구도가 많이 엉성하지만 이번엔 은하수도 좌측 하단에서 꽤 잘 보입니다. 광시야는 또 이런 맛이 있네요.

은하수를 날아가는 백조가 아니라 전갈자리나 여러 장 찍을 걸 그랬습니다...

늘 아쉽기만 한 촬영이었지만 사진이 잘 나오면 좋고 안 나오면 또 별빛을 쐐서 좋은...
이래서 취미가 좋은 거겠죠? 잘 안됐으면 다음에 또 도전하면 되니까요.

월령만 좋아지면 또 나오고 싶어집니다. 아직도 쏟아지는 별들이 눈에 선하네요...

2018-05-22

[2018년 2월 16일] 철원의 밤하늘

몇 달 지난 일입니다만 이제서야 시간을 내어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2월 16일은 정말 추운 설날이었습니다.
모두들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고 있을 시간에 저는 후배랑 둘이 날이 맑다는 이유 하나로 철원으로 별을 보러 갔습니다.

원래 이 후배 녀석과 하는 일은 항상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벌이는 일들이 많은지라 이번에도 촬영 대상이나 준비 같은 건 하지도 않은 채 추위와 결로(結露)에 대한 준비만 간단히 해서 철원의 노동당사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는 초저녁에 각자 길을 나섰습니다.

설 연휴라 차가 많을까 걱정했는데 모두 명절이라 서울을 떠났는지 텅빈 서울을 벗어나 철원으로 가는 길은 한산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가는 동안 차를 잠깐 세우고 하늘을 올려다 보니 말 그대로 별이 쏟아지더군요.
얼굴이 금방이라도 얼듯이 얼얼 할 정도로 추웠지만 쏟아지는 별을 보니 추위는 잊은채 신이나서 노동당사로 달려갔습니다.

한 참을 더 달려서 노동당사에 도착해 보니 주차장에 가로등이 생겼더군요... (헐... ㅠㅠ)
예전엔 주차장이 어두워서 별을 보거나 촬영하기 좋았었는데 이제는 가로등이 너무 밝아서 별을 보기는 힘들겠습니다.

어쩔 수 없어 일단 그리 멀지 않은 수피령으로 이동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시 꼬불꼬불 산길을 달려 수피령에 도착해 보니 아직 눈이 수북하고 주변이 온통 얼음이었지만 다행히 별을 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조심조심 걸어 다니면 되니까요.
심한 바람에 정말 춥고 주변도 시야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이렇게 많은 별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원래는 10mm 광시야 렌즈로 풍경과 별을 함께 담을 생각이었지만 주변이 온통 나무여서 일주 사진을 찍어 보기로 했습니다.  벌써 밤 11시가 다 되어 오리온이 지고 있었고 곧 나무에 가리기 직전이라 서둘러 오리온 자리를 중심으로 일주 사진을 찍었습니다.
2018-02-16 22:53 (KST)
Sangseo-myeon,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Canon EOS 600D + Samyang 10mm F/2.8
142 x 30sec @ ISO1600, F/4.0
DeepSkyStacker 3.3.2, Photoshop CS3

음... 역시 밋밋하군요... 크롭 바디라 광시야도 그리 넓어 보이지 않는 효과까지...

아쉬운 마음에 북극성 주변 일주도 짧게 찍어 봤습니다.
2018-02-17 00:09 (KST)
Sangseo-myeon,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Canon EOS 600D + Samyang 10mm F/2.8
68 x 30sec @ ISO1600, F/4.0
DeepSkyStacker 3.3.2, Photoshop CS3

이것도 밋밋... 북극성 일주는 시간이 길어야 볼만 한데... 30분 정도로는 어림도 없네요. 
최소 2시간은 찍어줘야 할 거 같습니다.

사실 날씨가 맑아서 별빛 쐬러 온거지 딱히 뭘 찍으려고 계획하고 온게 아니라서 더 찍을 만한 것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주변 시야도 너무 가려서 더 볼 수 있는 것도 없고요.

벌써 철수하자니 아깝고... 철원까지 왔는데 노동당사는 담아가야지 싶어서 다시 노동당사로 돌아왔습니다. (노동당사 주변은 대남 방송이 아주 또렷이 들리더군요. 이 동네 사시는 분들은 밤에 시끄럽겠습니다.)

노동당사는 자정이 넘어서 그런지 조명을 껐더군요. 다행이다 싶어서 중앙에서 노동당사를 배경으로 남들 다 찍어보는 일주 사진을 찍었습니다. 
2018-02-17 01:44 (KST)
Cheorwon-eup, Cheorwon-gun, Gangwon-do, South Korea
Canon EOS 600D + Samyang 10mm F/2.8
60 x 30sec @ ISO1600, F/4.0
DeepSkyStacker 3.3.2, Photoshop CS3

조명도 꺼졌는데 노동당사가 꽤 밝죠? 촬영 중간에 택시가 쌍라이트를 켜고 지나가는 바람에... 그것도 왕복으로... 별이 안찍히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빠진거 없이 다 나왔네요.

한겨울이라 바람도 심하고 엄청 추웠는데다 건질만한 사진도 없는 이상한 출사였습니다만, 바쁘다는 핑계로 정말 오래도록 손대지 않았던 별 보는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전 처럼 자주보거나 행성을 촬영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주사진이라도 아니면 그냥 맨눈으로 별을 보더라도 자주 별 빛을 쐬어줘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