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0

[2015년 1월 19일] 목성

KST : 2015-01-19 23:23:40
UTC : 2015-01-19 14:23:40
Location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South Korea
Seeing : 4~5/10
Transparency : 6/10
Telescope : Celestron C8 (8" SCT)
Mounts : Takahashi EM-11 Temma2 jr.
Camera : ZWO ASI120MC (Exp=38ms, Gain=50, Gamma=50)
Accessories : Baader 2x Abbe-Barlow
Composite focal length : 5030mm (F/24.8)
Frames : 1563, FPS: 24.3
Software : SharpCap 2, Adobe Photoshop CS3, Registax 6
System : CMI=186.7° CMII=340.2° CMIII=244.1°

이번 목성 촬영은 계획에 없던 갑작스러운 촬영이었습니다.

밤 9시 30분경... 직원들은 모두 퇴근한 사무실에서 혼자 이런저런 구상을 하다 보니 생각이 복잡해졌습니다. 머리나 식힐 겸 회사 옥상에 올라갔는데 목성이 밝게 빛나고 있더군요.

'날씨가 맑은데... 머리나 식힐 겸 목성이나 촬영해 볼까?'

벌써 시간은 밤 10시를 향해 가고 있는데 망원경의 냉각에만 최소 한 시간 반이 필요하니까 지금 설치해도 밤 11시나 돼야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1~2시간 만 촬영한다고 해도 다음 날 새벽인데 체력이 버텨줄지... 짧은 순간이었지만 수많은 갈등을 했습니다....

'또 언제 찍겠냐... 날도 맑고 마음먹었을 때 촬영하자!'

부지런히 옥상으로 장비를 날랐습니다. 다른 천문인들의 장비에 비하면 포터블 한 장비지만 두 번은 오르내려야 장비를 모두 나를 수 있습니다. 극축을 맞추고 경통을 올려서 목성을 겨눴습니다. 아직 고도가 낮고(28°)  냉각이 안된 경통으로 본 목성은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대적점(大赤點)이 사라지기 직전이라 아쉬웠지만 도저히 촬영을 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SCT(Schmidt-Cassegrain Telescope)는 특성상 초점거리에 비해 경통의 길이가 짧아서 보관과 사용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정판으로 전면이 막혀있어 경통 안에 있는 공기가 대류를 일으키게 됩니다. 충분히 경통을 냉각시키지 않으면 경통 내 대류 현상 때문에 제대로 된 상(像)을 볼 수 없게 되죠. 그래서 경통이 외부 온도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외부에 두고 기다려야 합니다.

경통의 냉각은 모든 망원경에 해당합니다. 굴절, 반사 망원경도 냉각 시간에 차이가 있을 뿐 냉각을 해야 하죠. 렌즈도 온도에 따라 변형이 되기 때문에 좋은 상을 얻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저처럼 고배율로 행성을 촬영하는 경우에는 냉각이 더욱 중요합니다.

경험상 Celestron C8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의 냉각이 필요합니다.(더 큰 구경의 경우 3~4시간 냉각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냉각하는 동안 따뜻한 사무실로 내려와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밤 11시에 방한복을 차려입고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지면엔 바람이 간간이 1.5m/s 정도의 바람이 불고 있었는데요. 상층부는 바람이 심하게 부는 듯했습니다. 노트북 화면으로 본 목성이 제자리에 있지를 않더군요. 일렁거림이 무척 심했습니다.

최대한 정밀하게 초점을 맞춘 후 차근차근 촬영을 했지만 밤 11시 30분이 넘어가면서 시상이 완전히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도저히 초점이 잡히지를 않았고 조금 기다려 봤지만 시상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아직 몇 컷 찍지도 못했는데 철수를 해야만 했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와 촬영된 영상을 합성하다 보니 중간에 시상이 좋았을 때 촬영된 이미지가 그나마 쓸만했습니다. 겨우 한 장 건진 거네요...

23시 23분 40초에 촬영된 동영상의 Quality Graph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레임별 품질을 나타내는 회색 그래프를 보면 40초 정도에 시상이 나빠졌다는 걸 알 수 있지만, 1분 이후부터 다시 좋아진 시상이 큰 변화 없이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이미지 품질의 내림차순 그래프인 붉은색 그래프를 보면 이미지의 품질이 50% 이상인 프레임이 80% 이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동영상을 촬영할 당시 시상의 변화가 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30분 정도 촬영하고 철수했지만 다행히 잠깐 좋았던 시상이 있어서 한 장이라도 건질 수 있었습니다. 행성 촬영의 최대 변수는 역시 시상이네요...

1월 21일에 이오(Io)의 위성식 현상(衛星飾現象)과 대적점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날씨가 맑기를 기대해 봅니다.

2015-01-18

[2015년 1월 17일] 목성

KST : 2015-01-18 00:31:11
UTC : 2015-01-17 15:31:11
Location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South Korea
Seeing : 5/10
Transparency : 2/5
Telescope : Celestron C8 (8" SCT)
Mounts : Takahashi EM-11 Temma2 jr.
Camera : ZWO ASI120MC (Exp=40.6ms, Gain=50, Gamma=50)
Accessories : Baader 2x Abbe-Barlow
Composite focal length : 5087mm (F/25.1)
Frames : 1800, FPS: 24.3
Software : SharpCap, Adobe Photoshop CS3, Registax 6
System : CM I : 272.1° CM II : 80.5° CM III : 343.9°


며칠 전부터 주말엔 날이 맑을 거라는 예보를 보고 계속 기대를 했었습니다. 다행히 예보대로 낮부터 푸른 하늘이 펼쳐졌고 기온도 그렇게 낮지 않은 좋은 날씨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일찌감치 옥상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냉각을 시작했습니다. 밤 11시가 되자 목성의 고도가 41° 정도로 올라옵니다. 다행히 하늘은 계속 맑았고 지면은 바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상층 기류만 안정이 되면 좋을 텐데, 겨울에는 제트기류 때문에 한반도는 거의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일본까지 제트기류가 내려가니까 일본도 겨울철 행성 관측엔 그렇게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환경이 이러니 적응해야겠지요.

극축을 최대한 정확하게 맞추고 목성을 시야에 넣었습니다. 안시로 보는 목성은 시상이 그렇게 나빠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카메라에 목성을 도입했습니다.
지난번 1월 10일 목성 관측 때와 비교하면 월등히 좋은 시상입니다. 온도도 예상보다 많이 낮지 않은지 포근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기분 좋게 목성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촬영부터는 기존에 사용하던 동영상 캡처 프로그램인 FireCapture 대신 SharpCap을 사용했습니다. 장단점이 있지만 FireCapture가 지난번 촬영에서 동영상을 하나도 저장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해서 프로그램을 바꿔봤습니다. 하지만 처음 사용해 보는 프로그램이라 초반에 이런저런 설정을 하느라 시간을 많이 허비했고, 초점 확인용 촬영을 하다 보니 벌써 시간이 자정이 되어갑니다. 그래도 Sharpcap의 기능 중 프레임의 Contrast를 수치로 보여주는 기능이 있어서 초점을 확인하는데 유용했습니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고 나니까 괜찮았던 시상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에 시간을 허비한 게 좀 아쉽네요. 새벽 1시가 넘도록 시상이 다시 좋아지기를 기다렸지만 좀처럼 좋아지지를 않더군요. 컵라면으로 몸을 좀 녹이며 더 기다렸습니다만 더 이상 좋아질 거 같지는 않았습니다.

0시 31분에 촬영한 동영상의 Quality graph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상의 변화가 꽤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만 다행히 그 편차가 크지는 않습니다.
 위 이미지는 1시 28분에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확실히 한 시간 전에 비해서도 시상이 안 좋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꼬마 대적반도 돌아 나오고 있었지만 더 이상의 촬영은 힘들겠다 싶어 철수했습니다.

이번 촬영에는 Televue Powermate x2.5 대신 Baader-Planetarium 2x Abbe-Barlow를 사용했습니다. F/25로 확대율이 적당해 보이고 상도 훨씬 밝아 보입니다.

좋은 시상을 만나 선명한 이미지를 얻고 싶은 마음은 행성을 촬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꿈일 겁니다. 이제 본격적인 목성 시즌이 돌아오는데 더 준비를 많이 해서 좋은 이미지를 얻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2015-01-10

[2015년 1월 10일] 새해 첫 목성 촬영

KST : 2015-01-10 01:02:49
UTC : 2015-01-09 16:02:49
Location: Nonhyun-dong, Gangnam-gu, Seoul, South Korea
Seeing: 2/10
Transparency: 2/5
Telescope : Celestron C8 (8" SCT)
Mounts: Takahashi EM-11 Temma2 jr.
Camera: ZWO ASI120MC (Exp=19.8ms, Gain=50, Gamma=50)
Accessories: Televue Powermate x2.5
Focal length: 5565mm, @F/27.4
Frames: 680, FPS: 34
CMI: 107.60, CMII: 336.90, CMIII: 241.60
Angular Diameter : 44.2", Mag : -2.29, Alt : 57°30' 16.5"
Software: Adobe Photoshop CS3, Registax 6
Etc : 원본의 80%로 크기 조절.

새해 들어 첫 목성 촬영을 했습니다. 아직까지 목성은 새벽에 촬영을 해야 해서 자주 촬영을 하기는 힘드네요. 겨울이라 날도 춥고 새벽에 촬영을 해야 하니 다음 날이 휴일이 아니면 선뜻 촬영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제가 게을러서 그런 겁니다.........

오늘은 다행히 날이 맑아 낮부터 기대를 하고 목성 촬영을 준비했습니다. 구매 후 처음 사용해 볼 Vixen flip mirror도 잘 준비해 두고 망원경은 일찌감치 밖에 내놓아서 충분히 냉각이 되도록 준비도 했습니다.

초저녁엔 옅은 구름이 좀 지나갔는데요. 깊은 밤이 되면서 구름은 모두 걷혔지만 겨울인데도 습기가 많은 하늘이었습니다. 자정이 넘으면서 복격적으로 망원경을 설치했습니다. 방한복도 모두 챙겨 입고 커피도 하나 뽑아서 마시며 차분히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Flip mirror의 길이가 생각보다 많이 길더군요. 천정 미러로 촬영할 때 보다 눈으로 봐도 확실히 확대율이 커졌습니다.
그 바람에 노출을 더 늘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많이 어둡더군요. 달도 밝게 떠 있어서 더 그랬겠습니다만... 이제 Televue社의 Powermate x2.5는 사용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대신 Baader社의 Zeiss-Abbe Barlow를 써야겠네요. 2배 확대 면 딱 좋을 거 같습니다.

보통 촬영을 할 때면 본격적으로 촬영을 하기 전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초점 확인용 동영상을 몇 회 촬영을 합니다. 오늘도 초점을 조절하면서 촬영을 하는데 목성의 모습이 뿌옇게 사라졌다 나타났다 할 정도로 시상의 변화가 큽니다.

초점을 잡기가 힘이 들어 계속 전동 포커서의 버튼을 눌렀더니 날이 추워서 그런지 금방 방전이 되었네요. 간신히 돌아가는 모터를 달래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렇게 촬영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번에는 적도의가 추적을 멈추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적도의도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윤활제가 추위에 얼어버린 거 같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기름칠 좀 해줘야겠습니다. 모터 포커서야 멈추면 수동으로 하면 되지만 적도의가 자꾸 멈추니 더 이상 촬영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아쉬운 대로 새벽 2시 반에 철수를 했습니다.

사무실에 내려와 몸을 좀 녹이며 촬영된 동영상을 확인하려고 하는데....

초점 확인용으로 촬영한 동영상 외에 촬영된 나머지 동영상들이 열리지를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동영상을 분석해 보니 프레임이 0... 동영상 크기는 5GB인데 저장된 프레임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동영상 촬영용 프로그램인 FireCapture가 이런 식으로 배신을...
촬영 중에도 뭔가 부드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저장이 안되는 경우가 생길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작년에 외장 하드가 고장 나서 촬영된 데이터를 고스란히 날린 이후 두 번째네요...

아쉬운 대로 프레임 수가 얼마 안 되는 초점 확인용 동영상을 합성해 보니 그나마 하나가 쓸만했습니다.  아래 이미지가 스택 한 원본입니다.
그래도 한 장이라도 건졌으니 다행이네요... 합성 매수가 적어서 노이즈가 심하지만 오늘 시상으로 이 이상의 세부는 힘들 거 같습니다.

최종 이미지를 보니까 확실히 2014년 12월 14일에 촬영된 이미지 보다 확대율이 더 커 보입니다. 얼마 전 만들어 뒀던 자동으로 합성 초점거리를 계산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확인해 보니...
합성 초점거리가 무려 5565mm에 F/27.4가 나오네요.... 8인치로는 좀 무리한 확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 큰 구경의 경통이 욕심나지만 적도의까지 교체를 해야 하는데 그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네요... 앞으로 2배 Barlow를 사용해 봐야겠습니다.

촬영된 동영상의 Quality graph도 확인해 봤습니다.
변화의 폭이 굉장히 큰 것을 바로 알 수 있네요. 이 Quality graph는 변화 폭이 작고 일정한 게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이건 하늘이 하시는 일이라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결과물은 모두 날려먹은 촬영이었습니다. 새해 첫 목성 촬영이 최악이었으니 다음 촬영부터는 좀 나아지겠지요.

오늘도 낮에는 날이 맑았는데 밤까지 맑다면 다시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2015-01-09

[2015년 1월 9일] 금성과 수성

Date : 2015-01-09
Time : 18:03 KST
Location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South Korea
Seeing : 5/10
Transparency : 3/5
Lens : Canon EFS 18-55mm
Camera : Canon EOS 600D (ISO 200, 1sec, F5.6)
Software : Photoshop CS3

수성을 본 게 언젠지 기억이 가물가물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1994년 초에 본 기억이 나는군요. 그때는 고도도 올해 보다 훨씬 높았는데요. 지금은 해가 진 직후 수성의 고도가 7.5º입니다. 그나마 금성과 나란히 있어서 찾기가 수월하지요. 수성만 따로 찾으려면 꽤 어렵습니다. 날씨가 맑고 구름이 없어야 가능한데 올해는 육안으로만 여러 번을 봤네요.

이제 금성은 서서히 고도가 올라가서 올해 6월이면 목성과 함께 고도 37º 이상으로 초저녁에 볼 수 있습니다. 시직경도 목성의 70% 정도라 관측의 최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7월이면 목성보다 시직경도 커집니다만 고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수성은 이제 고도가 떨어지면서 초저녁에서 사라지게 될 텐데요. 금성과 나란히 떠 있는 수성을 또 언제 볼까 싶어 사진으로 한 장 담아봤습니다.

석양에 떠 있는 두 내행성을 찍었지만 별로 볼만하지는 않네요. ^^;;; 기록용으로 남겨봅니다. 사진상에서 고도가 더 높고 밝은 별이 금성이고 그 오른쪽 아래에 있는 작은 별이 수성입니다. 아직 수성을 못 보신 분들은 서두르세요. 초저녁에 금성 아래쪽으로 잘 응시하면 반짝~ 하면서 수성이 나타날 거예요.

2015-01-07

[2015년 1월 6일] C/2014 Q2 Lovejoy 혜성

Date : 2015-01-06
Time : 20:36 KST
Location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South Korea
Seeing : 4/10
Transparency : 3/5
Lens : Canon EF 70-200mm 1:2.8 L
Camera : Canon EOS 600D
Mount : Takahashi EM-11 Temma2 Jr. + SkyFi Goto
Software : Photoshop CS3

C/1995 O1 Hale-Bopp 혜성은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C/1996 B2 Hyakutake 혜성도 정말 대단한 혜성이었죠. 육안으로도 혜성 핵은 물론 꼬리가 보였습니다. 서울 같은 도심에서도 말이죠. 하지만 당시에는 촬영장비가 없어서 육안 관측만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동안 여러 혜성이 지나갔지만 도심에서 관측은 무리라고 생각되어 별 관심이 없었는데요.  C/2014 Q2 Lovejoy 혜성의 자료를 보니 남쪽 하늘에 보이는 데다 2015년 1월 초에는 고도도 꽤 놓고 밝기도 생각보다 밝은 혜성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2014년 12월부터 촬영을 준비했습니다. 캐논 200mm 렌즈도 직원에게 빌려놓고 적도의에 올릴 수 있도록 Dove-tail 어댑터도 준비하고...

2015년 새해가 밝으면서 혜성을 촬영할 만한 좋은 날씨가 오기를 계속 기다리기를 며칠...

드디어 맑은 날이 왔습니다. 하지만 기온은 영하로 꽤 추웠고 보름이 살짝 지난 월령이라 하늘은 환하게 밝았습니다. 게다가 밝은 도심의 하늘...
혜성의 꼬리는 고사하고 핵이라도 확인이 될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다행히 밤까지 날이 맑았지만 군데군데 구름이 지나갑니다. 서쪽에서는 더 큰 구름들이 몰려오고 있었고요.
미리 설치해 둔 적도의에 카메라를 올리고 오리온자리의 리겔을 보면서 카메라의 초점을 조절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카메라에 표시된 무한 초점은 믿을 게 못되네요. 필름 카메라로 Deepsky를 촬영하던 분들을 생각하니 존경스러웠습니다. 지금은 카메라의 Live view로 편리하게 실시간으로 초점을 확인하면서 촬영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데도 초점을 정확하게 못 맞췄습니다......)

망원경이 아닌 카메라 렌즈로 촬영을 하는 건 거의 20년이 넘은지라 조리개도 조절해야 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미리 좀 촬영해 볼 걸 후회스러웠습니다. 일단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하고 M42 오리온 대성운을 40초로 한 장 촬영해 봤습니다. 지루한 40초가 지나고 결과를 보니 화면이 하야네요... 보름달도 떠 있는 상황이라 너무 밝습니다. ISO도 100으로 낮추고 조리개도 F4로 조이고 다시 40초 촬영을 했습니다. 결과는...
오오! 오리온 대성운의 형체를 알아볼 수가 있었습니다! 오리온 대성운이 4등급 정도니까 5등급인 Lovejoy 혜성도 촬영이 될 거 같았습니다.
긴장된 마음으로 아이폰의 SkySafari에서 Lovejoy 혜성으로 goto를 눌렀습니다.
카메라의 LiveView 화면에는 별이 몇 개 보입니다만 혜성은 보이지를 않습니다. ISO를 1600으로 올려보니 초록색의 작은 빛 덩이가 보입니다!

급히 구름이 몰려오기 전에 자동으로 40초씩 12장을 촬영했습니다. ISO 올리거나 조리개를 조금만 더 열어도 화면이 타 버렸고 노출도 40초 이상은 무리였습니다. 혜성의 핵만 촬영된 결과물을 얻었지만 별을 본지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혜성을 촬영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오네요. Lovejoy 혜성의 핵이 비취색으로 아주 예뻤습니다.
월령만 좋았더라면 꼬리에도 도전을 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에 밝은 달도 200mm 렌즈로 한 장 담았습니다.

합성 초점거리가 5000mm가 넘는 촬영을 하다가 200mm로 촬영으로 해 보니 또 다른 맛이 있네요. 시야가 엄청나게 넓은 게 시원시원합니다. 성야 사진도 관심이 가는군요. 물론 도심에서는 좀 어렵겠죠? ^^

Lovejoy 혜성 꼬리를 촬영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예쁜 혜성의 핵을 담아냈습니다. 도심에서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대상이네요. 이제 멀어져 가는 Lovejoy 혜성을 안 보신 분이라면 한 번 도전해 보세요.

Vixen Flip mirror

그동안 행성이나 달의 확대촬영을 할 때면 William Optics社의 1.25" Diagonal을 망원경에 장착하고 촬영을 했었습니다. CMOS의 화각이 워낙 좁다 보니 Diagonal에 아이피스를 끼우고 대상을 찾은 후에 Diagonal을 제거하고 CMOS 카메라를 장착하면 아~주 미묘하게 달라진 경로 때문에 시야에 도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귀찮은 걸 못 참는 성격이라 정밀도가 보장되지 않는 Diagonal에 CMOS 카메라를 장착하고 촬영을 해 왔습니다만... 아무래도 뭔가 좀 손해 보는 거 같고 그렇더군요.

고민 끝에 Flip mirror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제품이 여러 종류인데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뭘로 할까 하다가 그냥 쉽게 구할 수 있는 무난한 Vixen社의 Flip Mirror로 정했습니다. Mirror의 정밀도가 떨어져도 관측과 촬영하는 면을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광로만 평행하게 제작되었다면 문제가 없을 거 같았는데요. Vixen이 광학계를 제작하는 회사지만 제품의 마무리나 만듦새가 좀 허접해서... 신뢰가 살짝 안 가기는 하지만 믿어보기로 하고 구매를 했습니다.
물론 구매는 단 몇 만원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네이버 Astroshop 카페의 운영자님께 졸랐습니다. 너무 저렴한 제품이라 죄송했지만 또 흔쾌히 구매를 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난 뒤...
도착한 제품의 박스가 아주 튼튼하네요. Vixen이 포장 박스에 돈 좀 쓴 모양입니다. 아주 두껍고 단단한 박스에 감탄을 하다 보니... 이 박스가 제품 가격에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살짝...
내용물인 Flip mirror도 튼튼하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미러 플립 부분만 빼고요... 그게 생명인 건데... 그게 생각보다 좀 약하네요. 그 외 Vixen의 고질병인 아이피스 홀더가 이번에도 부실하네요. 요런 세세한 부분도 좀 신경 써 주면 좋을 텐데요.. 원래 정책이 그런가 봅니다.

하지만 당연히 부실할 줄 알고 미리 준비를 좀 해뒀습니다. Baader-planetarium社의 1.25" Click-Lock Adapter(#2458100)를 미리 여유 있게 몇 개 구매해 뒀었거든요. Flip mirror의 순정 아이피스 홀더가 너무 길기도 하고 부실해서 어차피 바꿔야 했는데요. VMC-110L에서 떼어낸 길이가 짧은 아이피스 홀더와 Click-Lock을 장착하니 원래 순정품이었던 것처럼 잘 어울리네요.
길이도 적당하고 이만하면 되겠습니다. 무게가 살짝 더 나가겠지만 튼튼하게 고장되는 게 중요하니까요.

이제 촬영에 사용해 보기만 하면 되는데요... 문제는 추위에 열악한 체질이라... 날이 좀 풀리면 목성 촬영에 사용해 봐야겠습니다.

[2014년 12월 30일] 월령 8.3일의 달

Date : 2014-12-30
Time : 19:33 KST
Location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South Korea
Seeing : 4/10
Transparency : 2/5
Telescope : Vixen VMC110L (D=110mm FL=1035mm F/9.4)
Mount : Vixen PortaⅡ Alt-Az Mount
Camera : Canon EOS 600D (1/200sec, ISO 1600, WB: Daylight)
Software : Photoshop CS3

2014년의 마지막 달 촬영이었습니다. 방한복을 입지 않으면 10분도 견디기 힘들 만큼 추운 날씨여서 오래 촬영할 수는 없었습니다.
해가 떨어지고 난 직후라 기류 변화도 심하고 전반적으로 시상도 좋지 않아 간단히 DSLR로 몇 장 촬영하고 바로 철수했습니다.
2015년 1월 5~10일을 전후로 C/2014 Q2 Lovejoy 혜성의 고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라 도심에서 혜성을 촬영해 볼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12월 말인데도 벌써 혜성의 고도가 많이 올라왔네요. 혜성의 꼬리까지 촬영하기는 힘들겠지만 혜성의 핵이 얼마나 밝게 촬영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새로운 2015년은 모두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