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2

촬영 장비 소개

1. 경통(OTA)

* Takahashi FSQ-106ED

: 이 경통은 2019년 3월에 구입했습니다.

일본 타카하시社에서 제작한 구경(口徑) 106mm f/5.0 Petzval 경통으로 '화각 φ10도 이상에 걸쳐 완전한 Flat field를 실현합니다.' 라고 광고와 매뉴얼에 적혀있었고 실제 촬영해 보니 완전 거짓말은 아닌 거 같습니다. 자동차의 연비가 리터당 13km/h 라는 광고와 비슷한 느낌...

사실 성능으로는 특별히 설명을 할 필요가 없는 경통이죠. 사진용으로는 다들 인정하는 경통입니다.

다만 같은 구경의 다른 회사 제품과 비교해도 크고 무겁기 때문에 4인치 경통 치고는 다루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단단하고 나름 부드럽게 동작하는 포커서(엄청 부드럽네 역시 다까네 등등 칭찬이 자자한데 페더터치 안 써보신 분들인 듯...)와 캡틴휠이라고 불리는 견고한 CAA(Camera Angle Adjuster: 카메라 회전 장치)는 높은 신뢰성을 제공하여 오랜 시간 공들인 촬영을 망원경 때문에 망치는 일은 없을 거 같습니다. 써 놓고 보니 광고 문구 같습니다...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는 경통입니다.


- 2019년 10월 31일 추가

대물렌즈 안쪽에 작은 이물질을 뒤늦게 발견하여 고민끝에 일본 본사에 클리닝을 의뢰하였습니다. 서비스 기간이기는 하지만 촬영이나 관측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서 결함으로 인정하고 A/S를 해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찜찜한 채로 사용하기 싫어서 큰 맘 먹고 보내버렸습니다.

불빛만 비춰봐도 보이는 이물질을 QC에서 발견하지 못하고 판매를 하다니...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지 않은 품질에 실망하게 되었네요...

- 2019년 12월 26일 추가

점검을 마치고 2달여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렌즈 상태는 신제품 수준으로 세척을 해서 보냈네요. 점검 비용은 무상으로 처리되어 왕복 항공료만 부담했습니다. (왕복 항공료가 30만원이 넘는다는 것은 함정)

점검에서 돌아오자 마자 테스트 촬영을 했습니다만 아무문제 없이 잘 처리가 된 거 같아 다행입니다.



* Takahashi FSQ-85EDP

:이 경통은 2018년 7월에 구입했습니다.

일본 타카하시社에서 제작한 구경 85mm f/5.3 Petzval 경통입니다. 이 경통을 구매해서 사용해 보고 만족스러워서 FSQ-106ED 경통을 추가로 구매하게 되었지요. BabyQ 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이 경통은 FSQ-106에 비해 부피가 작고 가벼워서 다루기 아주 편합니다.


위 사진처럼 구경은 약 2cm 차이지만 부피와 무게는 차이가 큽니다. (FSQ-106ED가 약 2배 더 무겁습니다)

아쉬운 점은 작고 가볍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FSQ-106ED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두 경통의 가격 차이라고 생각하기엔 FSQ-85EDP도 비싼 경통이라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훌륭한 광학 성능에 괜찮은 기계적인 성능을 가진 포터블한 경통이라는 데는 저도 동의합니다. FSQ-106과 나란히 두고 비교를 하니 부족해 보이는 거지 단독으로 놓고 보면 굉장히 잘 만들어진 경통임엔 틀림없으니까요.

구경이 아쉽다는 유저들도 있지만 저는 촬영 대상이 밝은 대상들이어서 106mm와 85mm 구경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습니다.(사실 전혀 못 느끼겠습니다. FSQ-106 왜 산 거...) 좋은 하늘에서는 차이가 날지 모르지만 서울이나 근교에서는 거기서 거기더라는...

FSQ-106과 포지션이 겹쳐서 요즘은 자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원정이나 집에서 가볍게 촬영하고 싶을 때 사용할 생각입니다.



* Celestron C8 

:이 경통은 2014년 8월에 구입했습니다.

미국 Celestron社의 구경 203mm f/10.0 Schmidt–Cassegrain 경통입니다. 동생격인 C6을 사용해 보고 괜찮겠다 싶어 고배율 행성 촬영에 사용할 생각으로 구매했습니다. 원가 절감의 흔적이 곳곳곳곳x1000에 보일 정도로 기계적 완성도는 가격보다 못합니다. 중국으로 회사가 넘어가고 더 심해졌다고들 하지만 원래도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신기하게도 광학 성능은 생각보다 좋습니다. (당연히 중심부에 한정되는 얘기입니다.) 1시간 반은 냉각시켜야 제 성능이 나오지만 페더터치(Feather Touch) 포커서도 붙이고 광축도 정밀하게 조정하고 난 후에는 굉장히 애착이 가는 경통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행성의 고도가 낮아 박스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 Vixen VMC110L

:이 경통은 2011년 7월에 구입했습니다.

일본 Vixen社의 구경 110mm f/9.4 Vixen 스타일의 Maksutov-Cassegrain 경통입니다. 전면에 보정판이 달린 Maksutov 하고는 좀 다른 Vixen만의 방식으로 만든 경통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카메라 테스트용이나 간단한 관측, 달 사진 촬영 등에 두루 사용하고 있습니다. 30분이면 충분히 냉각이 되고 무게도 2.1kg으로 가볍기 때문에 간단히 경위대에 올려 달을 보거나 촬영하기에 좋습니다. 딱 가격만큼 보입니다.



2. 가대(Mount)

* RainbowAstro RST-150H

:이 적도의는 2018년 4월에 구입했습니다.

한국의 RainbowAstro社에서 제작한 RST-150H 적도의(Equatorial mount)입니다. 본체 무게는 3.4kg으로 가볍지만, 스펙상으로 15kg까지 탑재할 수 있다고 합니다. 15kg까지는 테스트 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두 번째 사진에서처럼 경통 무게만 7kg인 FSQ-106ED를 올리고도 무게추 없이 안정적으로 구동이 가능합니다. 비밀은 하모닉드라이브(Harmonic drive)를 적용했기 때문인데요. 더 아는 척 하려 했지만, 기술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하니 생략하고...

일반적으로 적도의 자체도 무겁지만(8~16kg), 추가로 균형을 위해 3~4kg 정도 되는 무게추까지 몇 개씩 들고 다녀야 하므로 장비의 부피와 무게가 엄청납니다. 하지만 이 RST-150H 적도의는 무게추 없이 가벼운 본체만 들고 다니면 되니까 정말 포터블하게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입니다. 게다가 무게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설치와 운용이 간단하고 백래시(Backlash)가 없어 추적 그래프도 예술입니다.

이 마운트의 유일한 단점은 가격입니다. "하모닉드라이브" 라는 파동 기어 자체가 워낙 고가라고 하니 마운트의 가격도 저렴할 수는 없겠죠. 편리함과 정밀함을 두루 갖춘 명품이라 할 만하지만, 가격은 정말 선뜻 구매하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 (저도 가격 때문에 꽤 오래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새로운 RST-135 모델을 발표했더군요. 기능은 더 좋아지고 가격은 더 저렴해지고...
구형 사용자로서 배가 아프지만 이제는 납득 할 만한 가격이라고 생각됩니다.

가격을 떠나서 무조건 국산을 써야만 한다는 애국심을 불러 일으키는 서비스 정책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기존 사용자들에게도 신형으로 메인보드와 컨트롤러를 무상 교체 해주는 통큰 서비스 정책을 시행하여 감동의 눈물을 쏟게 만드는 아주 훌륭한 회사입니다. 그리고 밤늦게 전화해서 막 물어봐도 완전 친절하게 잘 알려 줌.

주의 : 이 적도의를 한 번 써보면 다시는 기존 방식의 적도의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Takahashi EM-11 Temma2 Jr.

:이 적도의는 2010년에 구입했습니다.

일본 Takahashi社의 적도의입니다. 탑재 가능한 중량은 약 8kg 정도로 가격에 비해 탑재 중량이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다카하시社 적도의의 탑재 중량은 최대가 아니라 최적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기본 포함된 무게추로 올릴 수 있는 무게를 정하는 듯...)

Celestron C8을 올려서 행성 촬영에 사용했던 적도의로 Deep-sky 촬영에 본격적으로 사용한 적은 없습니다.

같은 회사의 EM-200 적도의와 비교하면 다른 회사가 만든 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겉으로 보기에는 가격대비 많이 떨어져 보입니다. 그래도 나름 추적 잘되고 겨울에 가끔 얼어서 멈추고(서울에서 추워 봤자 얼마나 춥다고 어는 건지...) 모터도 가끔 안 돌고 하지만 10살이나 돼서 늙어서 그러려니 합니다. 실력도 없는데 장비에서 스트레스받지 말자는 생각이라 다음에 동급 적도의를 구매할 때 고르라면 또 이 녀석을 고를 겁니다. 물론 RST-150H가 있으니 그럴일은 없겠지만요... RST-150H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