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30

[2020년 7월 30일] 고분자 화합물을 이용한 광학기기 오염제거

얼마 전 별 친구인 별자리곰님 께서 네이버 별하늘지기 카페에 올려주신 망원경 보정판 청소하는 Youtube 영상을 보다가 영상 끝나고 나오는 추천 영상 중에 눈에 띄는 영상이 하나 있었습니다.

First Contact™ Polymer라는 제품으로 SCT 경통의 보정판을 청소하는 영상이었는데 너무 신기해서 눈을 떼지 못하겠더군요.



사용 전과 후의 비교 사진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보정판에 부착된 먼지 입자들에 의해 청소 중 발생하는 렌즈의 손상은 확실히 적겠다 싶더군요. 가격도 생각만큼 사악하지는 않네요. ~~그렇다고 싼 것은 아닙니다…~~

사실 대물렌즈는 웬만큼 오염이 돼도 촬영 결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곰팡이 발생만 주의하면 거의 청소할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잘못된 방법으로 청소를 하다가 문제가 커지는 경우가 더 자주 있는 거 같습니다. 정말 심하게 오염되지 않았다면 그냥 두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주의해야 할 곳은 오히려 카메라 센서와 가까운 곳의 렌즈죠. 센서와 가깝기 때문에 오염에 의한 영향이 커서 다룰 때 무척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청소가 까다로운 부위에 이런 제품을 사용하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흥미롭게도 2016년에 최초로 중력파를 관측한 LIGO(https://www.LIGO.caltech.edu/)에서 정밀 광학 장비의 오염 제거를 위해 전통적인 세척 방법과 First Contact™을 사용한 것을 비교한 자료가 있군요.

http://www.photoniccleaning.com/v/vspfiles/downloadables/LIGO/FCvsdragwipe.pdf

뭔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메탄올을 사용하지 않고도 오염 제거에 First Contact™가 더 좋았다는 것 같군요. 또, 표면에 발라두면 사용하지 않을 때 먼지가 앉지 않아서 좋다고… (이 사람들도 청소하기 정말 귀찮고 힘들었나 봅니다…)

아무튼 신기한 제품인 거 같네요. 기회가 되면 사용해 보고 싶습니다.

유난히 올해는 장마가 길군요. 하도 장비 사용을 안 해서 촬영을 나가면 또 어버버 할 거 같습니다. 이번 주도 전부 구름 예보라 다음 주를 기약해야겠습니다.

2020-07-09

협대역(Narrow band) 필터 Halo 간단 비교

처음으로 HOO 합성을 하려고 협대역 필터로 촬영을 하고 보니, 백조자리 1 등성 데네브(Deneb) 주위에 후광(Halo)이 선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재밌는 건 H-Alpha 보다 Oiii 필터에서 후광이 더 심하게 나타났는데요. 제조사의 차이인지 아니면 Oiii의 특성인지 알 수 없어서 Facebook에 관련 글을 올리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글을 올린지 얼마 되지 않아 항상 큰 도움을 주고 계신 레인보우아스트로社의 정 차장님께서 샘플 이미지를 올려 주셔서 비교를 해 볼 수 있었습니다.

 

비교를 위한 첫 번째 이미지는 제가 촬영한 이미지로 독일 Baader社의 H-Alpha 3.5nm 필터로 촬영한 결과물입니다. 우측 상단의 밝은 별이 백조자리 알파(α)성인 1.25등급의 데네브(Deneb)로 그 주위에 후광이 선명하게 발생했습니다.


다음 이미지는 중국 Antlia社의 Oiii 3.5nm 필터로 촬영한 것으로 데네브는 물론 3.7등급인 크시(ξ)성에도 후광이 발생했습니다. 정확하게는 조금이라도 밝은 별 주변에는 모두 생겼네요...


비교를 위해 레인보우의 정 차장님이 보내주신 이미지는 미국 Astrodon社의 H-Alpha와 Oiii 3nm 필터로 촬영한 이미지로 중앙의 밝은 별은 2.23등급의 백조자리 감마(γ)성 사드르(Sadr)입니다. 일단 사용한 필터의 대역폭도 다르고 대상 별의 밝기와 촬영 환경 등 모든 것이 달라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그 유명한 Astrodon 필터로 촬영된 느낌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자료입니다.


좌측이 Oiii, 우측이 H-Alpha 필터로 촬영한 이미지로 Astrodon 필터에서도 Oiii에서 후광이 훨씬 더 선명하게 나타남을 알 수 있습니다. (Astrodon 필터도 H-Alpha에서 살짝 후광이 보이는.....)

 

가격 차이를 생각하면 Baader나 Antlia의 필터도 선방한 거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Oiii 필터가 H-Alpha에 비해 후광이 훨씬 많이 생긴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절대 후광이 안생길 거 같던 Astrodon 필터도 후광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제는 마음 편히 새로 도착한 Chroma社의 협대역 필터를 사용할 수 있겠네요. 리뷰만 보고 구매했는데 후광이 생겨버리면 낭패였는데 다들 그렇다는 걸 알았으니 마음이 편하네요. 다 같이 안돼야 된다는 물귀신 정신....

 

그 흔한 필터 케이스도 주지 않는 시크함. 달랑 종이 봉투에 필터를 담아서 태평양 건너로 보내는 쿨~함. 딱 봐도 미국에서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의 엉성함도 추가해야겠네요...

 

이제 협대역 필터 세트가 모두 도착했으니 장마가 끝나면 열심히 HOO나 SHO 협대역 촬영을 해봐야겠습니다. 별자리곰님도 새 카메라가 생기셨으니 정보 공유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 

 

얼른 장마가 끝났으면 좋겠네요... 언제 끝나려나... 비도 안 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