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화천 광덕산에 있는 조경철 천문대를 다녀왔습니다. 홍천보다 가까운 거리지만 꼬불꼬불한 산길로 한 참 가야 하는 곳에 있어서 시간은 홍천보다 더 걸리네요.
천문대로 올라가는 길은 펜션과 음식점이 즐비해서 유원지 느낌이었고 산 정상의 천문대에 도착해 보니 주위에 대도시가 없는데도 꽤 밝은 마을들이 있어서 광해가 제법 심했습니다.
처음 온 곳이라 어디서 촬영을 할까 싶어 천문대 주위를 둘러보았는데요. 기상 레이더가 있는 남쪽은 불이 너무 밝은 데다 별을 보러 오신 수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레이져를 쏘며 별을 보는 분들이 많아서 이쪽에서 촬영은 안 되겠다 싶더군요.
천문대 북쪽 주차장은 바람이 좀 심하게 불었지만, 북쪽과 동쪽이 뚫려있어서 다행히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리를 정하고 주섬주섬 장비를 설치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까는 희미하게 보이던 은하수가 이제는 선명하게 동에서 서를 가르고 있어서 장비 설치는 까맣게 잊고 멍하니 은하수를 바라봤습니다. 이렇게 선명한 은하수가 얼마 만인지...
지평선 부근은 너무 밝아 포기해야 했지만, 신기하게도 시야가 높은 곳은 정말 별이 쏟아지더군요. GPS상으로는 고도가 1037m로 나오던데 고도가 높아서 별이 더 잘 보이는 걸까요?
이날은 매번 테스트 하지 못했던 RST-150H 적도의를 드디어 제대로 사용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Align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아서 쉽지가 않네요. 컨트롤러의 메뉴와 안내가 직관적이지 않아서 애를 먹었고, 남쪽과 서쪽의 별은 시야가 가려서 선택할 수가 없어 제대로 된 Align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20여 분(EM-11이면 5분도 안 걸릴 일인데...)을 끙끙거린 끝에 6 Star Align을 무사히 마치고 백조자리 Albireo 주변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2018-06-16 01:08 (KST)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Samyang 135mm F/2.0 ED UMC, Canon EOS 6D Mark II, RST-150H
Kenko PRO1D Pro Softon-A(W)
38 x 10sec @ ISO6400, F/4.0
DSS4.1.1, Photoshop CS3
테스트 촬영에서 10초 한 장으로 NGC7000 북아메리카 성운이 보이는 거 같아 열심히 촬영을 했습니다만... 역시 10초로는 어림도 없네요. 형태만 살짝 보이는 정도...
게다가 기대한 RST-150H 적도의는 6 Star Align을 했음에도 제대로 된 Align star를 선택하지 못해서인지 GOTO를 해보면 간신히 카메라 시야에 대상이 들어오는 수준이라 반쪽짜리 테스트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도 제대로 된 테스트는 다음 기회로...
매번 준비 없이 촬영을 하면 늘 결과가 안 좋은 걸 알기에 철저히 준비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허겁지겁 떠난 촬영이라 제대로 건진 게 없네요... 테스트도 꽝, 결과물도 꽝.......
슬슬 피로가 몰려왔지만 그냥 돌아오기가 아까워 마지막으로 M31 안드로메다 은하를 담아봤습니다.
2018-06-16 01:25 (KST)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Samyang 135mm F/2.0 ED UMC, Canon EOS 6D Mark II, RST-150H
73 x 30sec @ ISO3200, F/4.0
DSS4.1.1, Photoshop CS3
안드로메다 은하는 생각보다 많은 게 보이네요!!
1분 정도 노출을 줬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암흑대도 살짝 보이고 보일 건 다 보입니다.(^^;;) 생애 처음으로 촬영해 본 M31이라 허접하지만 그래도 애착이 가네요.
촬영보다는 별빛을 쐬는 것이 목적인 관측회라 후배나 저나 그냥 별이 쏟아지는 것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이번에 결과가 안 좋으면 다음에 또 시도하면 되니까요!
차도 정말 많이 들락거리고 사람들도 복작복작한 천문대였지만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별은 원 없이 봤으니까요!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피곤에 쩔어 돌아왔지만 벌써 그곳에 다시 가고 싶습니다...
2018-06-25
2018-06-03
LonelySpeck의 SharpStar2
망원경이나 카메라 렌즈를 사용해서 성야(星野) 사진이나 일주(一周) 사진을 찍어 본 적이 있는 분들은 별에 초점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그나마 아래 사진의 렌즈처럼 무한대 표시(∞)가 있는 렌즈라면 무한대 표시 부근에서 초점을 찾으면 되지만 표시가 없는 렌즈는 초점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워낙 미세한 차이로 초점이 결정되기 때문에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서 초점이 하나도 맞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오리온자리를 촬영한 위 사진의 경우를 보면 현장에서는 별에 초점이 잘 맞은 줄 알았습니다만 돌아와서 확인해 보니 지상의 물체에 초점이 맞은 경우입니다.
이렇게 초점이 안 맞으면 하룻밤을 투자한 사진을 모두 버려야 하니 초점에 늘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런 초점에 대한 고민은 2005년도에 러시아의 Bahtinov란 분이 특별한 회절상을 만들어 내는 Mask를 고안하면서 해결이 되었죠. 바로 Bahtinov Mask입니다. 너무 유명한 Mask라 따로 설명을 안 하겠습니다만 이 Mask를 사용하면 초점을 맞추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행성을 주로 촬영했기 때문에 이 Bahtinov Mask를 사용할 일이 없었습니다. 행성과 별은 초점이 다르기 때문이죠.
말 나온 김에 왜 초점이 다른지 잠깐 상식 차원에서 알아보자면...
행성은 별과 달리 면광원(面光源)입니다. 별은 점광원(點光源)이죠. 면적이 없는 무한히 작은 점입니다. 밤하늘에 있는 별의 크기가 달라 보이는 것은 밝기 차이 때문이지 크기 때문은 아닙니다. 모든 별(태양은 빼고요)은 워낙 멀리 있어서 모두 점입니다. 하지만 행성은 비록 눈으로 보기에는 다른 별과 마찬가지로 보일지 모르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면적(面積)을 가진 원으로 보입니다. 즉, 별에 초점을 맞추고 행성을 보면 초점이 맞지 않습니다. 그 반대도 그렇고요.
이런 이유로 행성과 별은 초점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사실 둘 다 어렵습니다)
그동안은 도심에서 행성만 촬영하면서 지냈지만, 최근엔 시골로 관측지를 찾아다니며 자연을 벗 삼아 성야 사진 찍는 재미에 빠지기 시작해서 초점에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면 Bahtinov mask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기성품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Aliexpress에서 찾아보니 아크릴과 금속으로 만든 다양한 전통적인 Bahtinov Mask를 판매하더군요. 그중에서 금속으로 된 제품을 하나 구매해봤습니다.
렌즈 앞에 거는 방식으로 다양한 구경의 렌즈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 제품입니다. 특별할 건 없고 가격도 저렴하니 회절상만 잘 나와 준다면 문제없겠다 싶던 중 우연히 SharpStar라는 제품을 알게 되었습니다. 카메라 용 사각 필터 형식으로 필터 홀더에 장착해서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으로 편리해 보였습니다. 바로 100x100mm 크기로 주문을 했습니다.
실제 제품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크릴 판에 레이져로 패턴을 새긴 게 전부이지만 전용 필터 케이스와 함께 사용하면 휴대가 간편하고 고급스럽습니다.
이 SharpStar를 지난번 양평에서의 촬영 때 Samyang 135mm F/2.0 렌즈에 붙여서 테스트했었는데요. 아쉽게도 캐논 600D의 라이브 뷰 상에서는 ISO 6400으로도 알타이르(Altair)의 회절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5초 노출로 촬영한 이미지의 회절상을 확인하면서 초점을 맞췄는데도 생각보다 쉽고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위 사진은 5초 노출이라 회절상이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가운데 있는 수직 라인이 초점 면에 따라 좌우로 움직이는데요 정 중앙에 올 때까지 조절을 하면 됩니다. 간단합니다. (실제 사용에서는 밝은 별을 시야의 중앙에 위치하고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SharpStar로 초점을 맞추고 안타레스(Antares) 주변을 60초 노출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정도면 초점이 잘 맞은 거 같지 않나요?
SharpStar는 사각 필터 형식이라 필터 홀더가 있어야 하고, 렌즈 구경(口徑)에 맞는 필터 어댑터가 구경 별로 여러 개 있지 않다면 사용하기가 불편할 수 있겠습니다. Aliexpress에서 판매하는 범용적인 Mask가 더 편할 수도 있지요.
성능은 두 개를 비교해 보지 않아서 어느 제품이 회절상이 더 선명하고 보기 좋은지는 알 수 없지만, 일반 사각 필터와 함께 보관할 수 있고 필터 홀더만 있으면 편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SharpStar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아래 사진의 렌즈처럼 무한대 표시(∞)가 있는 렌즈라면 무한대 표시 부근에서 초점을 찾으면 되지만 표시가 없는 렌즈는 초점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워낙 미세한 차이로 초점이 결정되기 때문에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서 초점이 하나도 맞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오리온자리를 촬영한 위 사진의 경우를 보면 현장에서는 별에 초점이 잘 맞은 줄 알았습니다만 돌아와서 확인해 보니 지상의 물체에 초점이 맞은 경우입니다.
이렇게 초점이 안 맞으면 하룻밤을 투자한 사진을 모두 버려야 하니 초점에 늘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런 초점에 대한 고민은 2005년도에 러시아의 Bahtinov란 분이 특별한 회절상을 만들어 내는 Mask를 고안하면서 해결이 되었죠. 바로 Bahtinov Mask입니다. 너무 유명한 Mask라 따로 설명을 안 하겠습니다만 이 Mask를 사용하면 초점을 맞추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행성을 주로 촬영했기 때문에 이 Bahtinov Mask를 사용할 일이 없었습니다. 행성과 별은 초점이 다르기 때문이죠.
말 나온 김에 왜 초점이 다른지 잠깐 상식 차원에서 알아보자면...
행성은 별과 달리 면광원(面光源)입니다. 별은 점광원(點光源)이죠. 면적이 없는 무한히 작은 점입니다. 밤하늘에 있는 별의 크기가 달라 보이는 것은 밝기 차이 때문이지 크기 때문은 아닙니다. 모든 별(태양은 빼고요)은 워낙 멀리 있어서 모두 점입니다. 하지만 행성은 비록 눈으로 보기에는 다른 별과 마찬가지로 보일지 모르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면적(面積)을 가진 원으로 보입니다. 즉, 별에 초점을 맞추고 행성을 보면 초점이 맞지 않습니다. 그 반대도 그렇고요.
이런 이유로 행성과 별은 초점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사실 둘 다 어렵습니다)
그동안은 도심에서 행성만 촬영하면서 지냈지만, 최근엔 시골로 관측지를 찾아다니며 자연을 벗 삼아 성야 사진 찍는 재미에 빠지기 시작해서 초점에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면 Bahtinov mask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기성품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Aliexpress에서 찾아보니 아크릴과 금속으로 만든 다양한 전통적인 Bahtinov Mask를 판매하더군요. 그중에서 금속으로 된 제품을 하나 구매해봤습니다.
렌즈 앞에 거는 방식으로 다양한 구경의 렌즈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 제품입니다. 특별할 건 없고 가격도 저렴하니 회절상만 잘 나와 준다면 문제없겠다 싶던 중 우연히 SharpStar라는 제품을 알게 되었습니다. 카메라 용 사각 필터 형식으로 필터 홀더에 장착해서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으로 편리해 보였습니다. 바로 100x100mm 크기로 주문을 했습니다.
실제 제품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크릴 판에 레이져로 패턴을 새긴 게 전부이지만 전용 필터 케이스와 함께 사용하면 휴대가 간편하고 고급스럽습니다.
이 SharpStar를 지난번 양평에서의 촬영 때 Samyang 135mm F/2.0 렌즈에 붙여서 테스트했었는데요. 아쉽게도 캐논 600D의 라이브 뷰 상에서는 ISO 6400으로도 알타이르(Altair)의 회절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5초 노출로 촬영한 이미지의 회절상을 확인하면서 초점을 맞췄는데도 생각보다 쉽고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위 사진은 5초 노출이라 회절상이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가운데 있는 수직 라인이 초점 면에 따라 좌우로 움직이는데요 정 중앙에 올 때까지 조절을 하면 됩니다. 간단합니다. (실제 사용에서는 밝은 별을 시야의 중앙에 위치하고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SharpStar로 초점을 맞추고 안타레스(Antares) 주변을 60초 노출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정도면 초점이 잘 맞은 거 같지 않나요?
SharpStar는 사각 필터 형식이라 필터 홀더가 있어야 하고, 렌즈 구경(口徑)에 맞는 필터 어댑터가 구경 별로 여러 개 있지 않다면 사용하기가 불편할 수 있겠습니다. Aliexpress에서 판매하는 범용적인 Mask가 더 편할 수도 있지요.
성능은 두 개를 비교해 보지 않아서 어느 제품이 회절상이 더 선명하고 보기 좋은지는 알 수 없지만, 일반 사각 필터와 함께 보관할 수 있고 필터 홀더만 있으면 편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SharpStar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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