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9

낚시로 피로도 풀고...

머리가 복잡할 때... 별을 보는 게 제일 좋겠지만 요즘은 장마철이라 밤에 구름이 안 낀 날이 거의 없습니다.

그럴 때 낚시터에 가서 멍하니 앉아 찌를 바라보며 머리를 식히면 머리도 맑아지고 아주 좋습니다. 손맛터라 장비가 좋을 필요도 없고 그냥 맨몸으로 가서 사장님께 낚싯대 빌려서 낚시를 해도 좋고 편안하게 보내기는 이만한 게 없는 거 같습니다.

떡밥만 주고 간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떡밥만 갈아주다 보면 미안했는지 가끔 초보의 낚싯대에 걸려주는 고마운 물고기도 있습니다.
재밌는 건... 큰 물고기들은 제 앞에 와서 얼굴 내밀고 떡밥을 달라고 입을 뻐끔거립니다.
낚싯바늘은 안 물고 공짜로 얻어먹는 거죠.

그래서 낚시에 걸리는 물고기는 모두 작은 가 봅니다. 큰 녀석들은 적응을 해서 낚시꾼에게 직접 먹이를 얻어먹으니까요...

별생각 없이 앉아있으면 대여섯 시간은 후딱 지나갑니다. 머리 식히기에는 이 만한 게 또 있나 싶습니다.

낮에는 낚시하고 밤에는 별 보고... 생각만 해도 흐뭇하네요. 욕심 없이 이러고 살고 싶습니다.

[2016년 6월 27일] 토성과 MicroTouch

KST : 2015-06-27 22:21:11
UTC : 2015-06-27 13:21:11
Location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South Korea
Seeing : 3/10
Transparency : 8/10
Telescope : Celestron C8 (8" SCT)
Mounts : Takahashi EM-11 Temma2 jr.
RGB: ZWO ASI120MC (ROI=640x480, 143sec, Exp=45ms, FPS=22, Gain=80, Gamma=50)
Accessories : Baader 2x Abbe-Barlow
Composite focal length : 4949mm (F/24.4)
Other : 2176/3146 frames stacked
Software : SharpCap2, AutoStakkert2.5 Alpha, Adobe Photoshop CS3

Saturn Info.:
CM I : 264.4° CM III : 285.5°
Diameter : 42.20"  Magnitude : 0.10  Phase : 99.9%  Alt : 34° 20.64'

Quality graph:

이번에도 오랜만의 촬영이었습니다. 여름이 되면서 맑은 날을 만나기가 쉽지 않네요.
계속 흐리던 날이 오랜만에 활짝 개었지만 정말 더운 날이었습니다.

맑은 날이 다행히 밤까지 이어져 촬영을 할 수 있었지만 뜨겁게 달궈진 도심의 건물들이 밤이 되면서 열기를 발산하는지 고도가 낮은 토성은 일렁거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벌써 토성의 시직경은 작아지고 있고 이제 토성 시즌도 끝나가는 거 같습니다.

이날 촬영은 그동안 사용하던 GSO社의 Focuser를 분리하고 새로 구매한 Feather Touch Focuser를 사용했습니다. 함께 주문했던 Micro Touch 시스템(모터와 컨트롤러)이 3개월 만에 도착을 했거든요.

주문을 하면 제작을 시작해서 4주 정도 걸린다던 Micro Touch는 3개월이 걸려 저의 손에 들어왔습니다. 뭔가 엄청난 물건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평범합니다.
위 사진의 왼쪽이 모터입니다. 오른쪽이 컨트롤러고요. Made in USA라고 적혀있어서 미국산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굳이 안 적어도 누가 봐도 미국산 제품 같습니다. 큼직하고 투박하고...
미국 사람들 손에는 맞는지 모르겠지만 제손에는 커서 한 손으로 잡기가 버겁습니다.
버튼도 튼튼하기는 한데 클릭감은 그냥 그렇습니다. 그래도 확실히 구분감은 있습니다.

그동안 잘 사용했던 DC Motor와 컨트롤러와도 작별이네요. 동작도 부드럽고 참 좋았습니다. 컨트롤러도 작아서 사용하기 좋았고요.
두 컨트롤러의 크기 차이가 엄청납니다....

간편하고 사용하기 편했던 DC Motor는 현재 초점의 위치를 기억하거나 원하는 위치로 초점을 조절할 수는 없었습니다. DC Motor라서 그런 건 아니지만 원래 설치한 목적이 손으로 초점을 조절하면서 생기는 진동을 없애기 위한 이유였기 때문에 그런 용도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촬영을 하다 보면...

'아!! 좀 전에 맞췄던 초점이 더 잘 맞는구나!'라고 느낄 때가 자주 있습니다.

이럴 때 이전 위치로 초점을 되돌리고 싶지만 그게 안되는 거죠...

늘 아쉬워하던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포커서까지 교체하고 Micro Touch를 구매한 것입니다. 투박하지만 제 기능만 해 준다면 짐이 좀 늘어가는 건 감수할 수 있으니까요.
12볼트로 동작하는 시스템이라 적도의에 사용하던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면 되니까 다행이네요. PC하고도 USB로 연결이 잘 됩니다. ASCOM을 지원하기 때문에 여러 Focuser 유틸리티를 사용해서 제어할 수 있으니까 편리하네요.

실제로 필드에서 사용을 해 보니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처음엔 좀 헤맸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니까 기대했던 기능에 아주 충실한 제품입니다. 모터의 진동이 좀 있다는 게 아쉬운 점이긴 하지만요.(모터의 토크가 엄청 난지 구동시 진동이 좀 있습니다.)

아직 기본 기능밖에 사용을 안 해봤지만 날이 맑는 대로 계속 필드 테스트를 해봐야겠습니다. 하지만 장마가 시작됐다는 게 슬프네요...

2015-06-01

[2015년 6월 1일] 토성

KST : 2015-06-01 00:42:05
UTC : 2015-05-31 03:42:05
Location : Nonhyun-dong, Gangnam-gu, Seoul, South Korea
Seeing : 4/10
Transparency : 8/10
Telescope : Celestron C8 (8" SCT)
Mounts : Takahashi EM-11 Temma2 jr.
RGB: ZWO ASI120MC (ROI=640x480, 153sec, Exp=45ms, FPS=22, Gain=80, Gamma=50)
Accessories : Baader 2x Abbe-Barlow
Composite focal length : 4965mm (F/24.5)
Other : 2777/4629 frames stacked
Software : SharpCap2, AutoStakkert2.5 Alpha, Adobe Photoshop CS3

Saturn Info.:
CM I : 230.0° CM III : 72.4°
Diameter : 43.00"  Magnitude : -0.06  Phase : 100.0%  Alt : 33° 6.74'

Quality graph:

날씨가 쾌청한 일요일이었습니다. 예보상으로는 시상이 그렇게 좋을 거 같지 않아 촬영을 할 계획은 아니었습니다만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겨 저녁 늦게 회사에 가게 되었습니다.

직원들은 먼저 출근을 해서 문제를 수정하는 동안 딱히 할 일이 없어 옥상에 올라가 보니 달이 아주 밝았습니다.  잠시 망설였지만... 놀면 뭐 하겠습니까...

좀 늦게 망원경을 냉각시키기 시작하는 바람에 촬영을 시작할 즈음은 완벽하게 냉각이 되지는 않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안시로 본 토성은 생각보다 시상이 좋아 보였고 카시니 간극(Cassini Division)도 깔끔하게 분리되어 보였습니다.

지난 5월 23일이 토성의 충(衝)이었습니다만 며칠이 지난 사이 벌써 시직경(視直徑)이 작아지기 시작하는군요. 게다가 월령 13일의 달이 근처에 있어서 많이 어두워 보였습니다.
2시간 정도를 촬영하고 결과를 확인해 보니 쓸만한 이미지는 몇 장 정도였습니다.
지난번에 촬영한 토성과 비교하면 어둡고 잡음이 심하네요. 그래도 엔케 간극(Encke Gap)은 좀 더 선명하게 구분이 가능하군요.

8인치의 한계인지, 시상과 고도 등 환경의 한계인지... 토성은 지난번과 느낌까지 완전히 동일해 보입니다. 다른 날 촬영된 이미지라고 설명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요...
시상이 좋다면 분명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만 고리의 세부를 살리기에는 8인치로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업그레이드의 고민이 또 시작됩니다...